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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제안서 제출 하루 전날…쌍방울, 포천시 금품 로비 의혹

    입력 : 2023.02.13 06:00

    [땅집고] 쌍방울 그룹이 경기 포천시 화현면 지현리 일대에 33홀 골프장을 짓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천주산은 경사도가 25도 이상이 되는 곳이 40% 이상이라 골프장을 짓기에 어려운 여건이다./강태민 기자.

    [땅집고]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경영진의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쌍방울 그룹이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 포천시 화현면 지현리 일대 골프장 사업을 추진 중인 쌍방울 그룹이 포천시에 수십억원 상당의 금품을 기증했는데, 골프장 인허가를 받기 위한 대가성이 짙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관련기사 : [단독] 쌍방울, 인허가나기 어려운 땅에 33홀 골프장 강행

    쌍방울그룹은 지난 2020년 5월 골프장 사업을 위해 SBW홀딩스를 설립했다. SBW홀딩스 지분은 쌍방울을 포함해 계열사 비비안, 광림, 미래산업, 인피니티엔티 등 5개사가 각각 20%씩을 출자했다. 시행사 SBW홀딩스는 지난해 10월 화현관광개발로 사명을 교체했다.

    이를 계기로 쌍방울 그룹은 경기 포천시 화현면 지연리 일대 토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사업 대상지는 230만6540㎡(약 70만평)에 달한다. 토지 매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시점인 2020년 7월 쌍방울 그룹은 민주당 소속의 박윤국 당시 포천시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포천시교육재단에 장학금 1억원을 기부했다.

    이후 쌍방울 그룹은 2020년 12월 4일 골프장 제안서를 포천시에 제출했는데 하루 전날인 3일 새마을회 포천지부에 10억원 상당의 물품을 기증했다.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화현면 주민 이모씨는 “인허가를 앞두고 있는 대기업에 금품을 받는 행위가 적절하느냐”면서 “포천시는 당시엔 쌍방울이 골프장을 건설하려는지 몰랐다는 대답으로 일관한다”고 말했다.

    [땅집고] 2020년 8월, 박윤국 전 포천시장과 구자권 쌍방울그룹 부회장이 상호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포천시

    이 무렵 포천시와 쌍방울이 맺은 업무협약에도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2020년 8월 포천시와 쌍방울은 코로나19 극복과 포스트코로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업무협약식에는 박윤국 포천시장과 김성태 쌍방울그룹 회장, 그룹 내 5개 계열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업무협약에는 K-가축방역사업과 섬유산업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업 등에 대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은 쌍방울의 기술적인 노하우를 활용해 포천시 내 섬유기업에 대해 스마트시스템 구축을 지원한다는게 골자다. 쌍방울 측은 포천시를 시작으로 사업 규모가 전국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했으나 2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아무 것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포천시에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을 감당할 만한 업체가 없다. 포천시에는 6000개 기업이 있으나 10인 이하 소규모 기업이 80~90%를 차지한다. 애초부터 업무협약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반면 골프장 건설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 중이다. 당초 인허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최근 포천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33홀로 조성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포천시의회와 지역주민들은 업무협약 때 나온 4개 사업은 실종됐고 골프장 사업만 남았다고 비판한다. 업무협약 실무를 담당한 포천시 담당자도 2021년 6월 포천시의회에서 “쌍방울의 골프장 사업 추진 내용은 전혀 몰랐고 쌍방울 측에서 숨겨왔던 내용”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업무협약을 추진하려던 건 대장동 사건이 터진 이후 쏙 들어갔다”며 “결과적으로 골프장 사업만 추진되고 있어서 협약 이후 쌍방울만 좋고 우리가 얻어낸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포천시 지역 내에서 ‘업무협약은 미끼일 뿐 목적은 골프장 인허가였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쌍방울 관계자는 “업무협약은 골프장 사업과 무관하다”며 “신규 골프장을 지으면 해당 지역에 공공기여를 의무적으로 하게 돼있어 약 100억원 상당의 공공기여를 두고 포천시와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골프장 인허가 절차가 더 남아 있긴 하지만, 쌍방울이 최종 골프장 운영권을 가지게 되면 돈방석에 앉게 된다. 세금부터가 파격적이다. 대중제 골프장 건설을 추진 중인 쌍방울이 골프장 허가를 받게 되면 포천시에 내는 세금은 연간 4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천시에서 운영하는 11개 골프장 세금 징수 현황을 보면, 대중제 골프장이 연간 내는 지방세는 4억원 안팎이다. 오래 전부터 운영된 회원제 골프장 세금은 연간 20억원에 육박하지만 대중제 골프장은 4분의 1 수준이다. 반면 골프장 개발 이익은 어마어마하다. 최근 수도권 골프장 일대 홀당 가격은 100억원에 육박한다. 쌍방울 그룹이 33홀로 개발한다면 3000억원 가치의 골프장을 갖게 된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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