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2.09 15:26 | 수정 : 2023.02.09 16:17
[땅집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이는데 지나치게 많은 돈을 썼다는 시민단체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9일 LH가 서울·경기 지역에서 사들인 매입임대주택 2만6188가구에 대한 비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매입임대주택이란 LH 등 공공이 기존 다가구주택 등을 사들여 주거 취약계층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는 주택을 말한다.
■경실련 “LH가 칸타빌 수유팰리스 산 돈이면, 세곡 2-1단지 아파트 두 번 짓는다”
이날 경실련은 최근 고가 매입 논란이 불거졌던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를 언급했다. LH는 칸타빌 수유팰리스 36가구를 총 79억4850만원에 매입했다. 전용 19~24㎡ 소형주택으로 한 가구당 2억2000만원 내외를 주고 샀다. 전용면적 ㎡당 920만원 정도다.
경실련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세곡 2-1단지’ 건설 원가가 ㎡당 436만원이었던 점을 들어, LH가 칸타빌 수유팰리스를 고가에 매입했다고 지적했다. 정택수 경실련 경제정책국 부장은 “수유팰리스를 산 돈이면 세곡 2-1 아파트를 두 번 짓고도 남는다”며 “수유팰리스를 사들이는 대신 공공주택을 직접 지었다면 세금 41억8597만원을 아끼거나, 더 많은 공공주택을 지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LH가 그동안 매입했던 임대주택에도 비용을 적지 않게 썼다는 지적도 나왔다. LH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서울·경기 지역에서 임대주택을 매입하는 데 5조8038억원을 투입했다. 매년 매입 비용은 증가하는 반면, 매입 가구수는 줄었다. 2016년까지만 해도 3700억원을 들여 2318가구를 사들였는데, 2020년에는 1조7438억원을 썼는데도 6838가구를 사는 데 그쳤다는 것. 매입 가격이 4.7배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가구 수는 2.9배 증가했다.
최근 5년간 가구당 평균 매입 가격은 2억4000만원이었다. 가구당 공시가격은 1억7000만원,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은 69%로 집계됐다.
경실련은 LH의 매입가격 기준을 개선할 것을 촉구하며 “집값 폭등 시기에 매입임대를 급격히 늘린 것은 혈세 낭비다. 임대주택 매입은 건설 원가를 반영한 감정평가방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LH “건설원가에 주택 매입하면 되레 부작용…경실련의 금액 단순비교는 무리 있어”
다만 LH는 경실련 주장에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에 LH가 매입한 칸타빌 수유 팰리스의 경우 강북구 핵심 입지면서 지하철 역세권인 신축 아파트인 반면, SH세곡2-1단지는 2014년 서울 외곽에 보금자리사업으로 개발한 분양주택이므로 단순하게 금액만을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LH는 공인된 시장 가격인 감정평가금액으로 주택을 매입하고 있다. 만약 LH가 경실련 주장대로 건설원가 매입을 원칙으로 한다면, 매도자에게 일방적인 손해를 요구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어 LH는 경실련 주장대로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금액으로 주택을 매입하게 될 경우, 시장에서 주택 매도인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고품질의 주택을 확보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렴한 노후 주택 위주로 매입 가구수는 늘릴 수 있지만, 입주자들이 외면해 공실이 발생할 우려가 높은 데다 노후화로 인한 주택 관리비와 수선유지비가 더 들어갈 위험도 있다.
LH 관계자는 “현재 정부와 LH가 함께 매입가격을 포함한 매입임대주택 제도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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