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2.08 07:27
[땅집고] 집값 하락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고 있다. 집값이 더 내려가기 전에 서둘러 가입해 월 지급액을 높이기 위해서다. 오는 3월 주택연금 신규 신청분부터는 월 지급액이 하향 조정될 예정이어서 그 전에 가입하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가 몰리는 추세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 소유주가 집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매달 일정한 금액을 받을 수 있는 국가 보증 금융상품이다. 주택 소유주가 저당권방식과 신탁방식 중 선택해 매월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월 지급액은 가입 시점 가입자의 연령대가 높고, 주택 가격이 비쌀수록 많아진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가입 당시의 주택 시세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집값 하락기에는 더 떨어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지난해 주택연금 가입자가 급증한 이유로는 앞으로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가입 건수는 1만4580건으로, 2021년 1만805건에 비해 34.9%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2021년 신탁형 주택연금 방식이 도입되면서 기존 저당권 방식에 따른 소유권 이전 절차 등의 복잡한 과정과 등록면허세 등 각종 비용이 간소화되면서 연금 가입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판단하고 가입을 유보했던 수요자들이 집값 하락세가 지속하자 가입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연금 가입을 고려한다면 3월 전에 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연금 월 지급액을 매년 재산정하는데, 이를 새롭게 적용하는 시기가 3월이기 때문이다. 주택연금 월 지급액은 집값 상승률, 이자율 추이, 기대수명을 따져 산출한다. 3월1일부터 주택연금 월 지급액은 전년 대비 평균 1.8% 감소한다. 주택금융공사는 전년 대비 예상 주택가격 상승률이 낮아진 동시에 이자율과 기대수명이 오른 게 월 지급액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 9억원짜리 주택을 가진 만 60세 A씨의 경우 3월 전에 가입하면 192만4000원을 지급받지만, 3월 이후에는 184만3000원을 지급받게 된다. 한 달 차이로 8만1000원의 월 지급액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월 지급액은 매년 감소할 전망이지만 그럼에도 일정한 소득이 없는 고령의 1주택자라면 가입을 고려해도 좋다. 가입과 동시에 사망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일정소득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한 번 가입하면 가입자와 배우자 모두 평생 거주가 보장된다.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하거나 집값 변동이 있어도 연금 감액 없이 100% 동일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 또한 국가가 연금지급을 보증하는 형태로 받은 연금액이 집값을 초과해도 연금지급 중단의 위험이 없다. 부부 사망 시 주택 처분 가격이 부족하면 공사가 부담하고, 주택 처분 가격이 남으면 상속인에게 귀속되는 구조다.
세제혜택도 있다. 저당권 설정 형태로 가입하게 되면 설정금액의 0.2%에 해당하는 등록면허세를 주택 가격 및 보유 수에 따라 감면해준다. 공시가격 5억원 이하인 1주택자의 경우에는 세액의 75%를 깎아준다. 재산세의 경우에는 25%를 감면한다.
하지만 주택연금의 장점이 많은 한편, 해지에 따른 불이익도 크기 때문에 가입에 있어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주택연금에 가입했다가 해지하게 되면 그동안 받아온 연금은 물론 이자와 집값에 따른 초기 보증료까지 돌려줘야 한다. 또한 해지하면 3년간 가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일시적 소득 공백기가 발생할 수 있다.
부모 자식 간 상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도 염두해야 할 부분이다. 주택연금은 가입자 사망 후 자녀의 상속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녀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가입 전 자녀와 충분한 상의를 거친 후 가입해야 상속분을 둘러싼 갈등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연금박사상담센터 이용주 대표는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택연금 가입의사가 있다면 한시라도 서두르는 것이 좋다. 집값이 조금이라도 높은 상황에서 대출을 최대한 없애고 진행하는 게 최적의 가입 조건이다”며 “월세 없이 몇백만원의 고정 소득이 있다는 건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 평생 모은 자산을 잘 쓰고 가는 것이라는 개념으로 주택연금 가입에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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