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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건 아니지" 타운하우스 입주 예정자들 분노

    입력 : 2023.02.07 07:48 | 수정 : 2023.02.11 12:19

    [땅집고]현대건설이 시공하는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타운하우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이하 힐라송) 단지 내 계단 난간이 흔들거리는 모습. /독자 제공

    [땅집고] “단독주택 내부 계단이 3층 높이인데 난간이 흔들흔들해요. 사전점검한다고 갔더니 시행사가 약속했던 안전망 설치도 안 해줬더라고요. 아이가 계단에서 미끄러졌는데 얼마나 아찔하고 화가 나던지…. 집이 한 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이렇게 짓다만 집을 파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땅집고] 힐라송 입주예정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주택 내부 계단. 바닥부터 4층까지 높이가 최대 10m가 넘지만, 난간은 흔들리고 안전망 하나 없다. /독자 제공

    현대건설이 시공한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타운하우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이하 힐라송)이 하자 논란으로 입길에 올랐다. 입주 예정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방문행사(사전점검)를 진행했는데, 현장을 찾은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 ‘공사 마무리 단계가 아닌 공사판 그 자체였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면서다.

    힐라송은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648번지 외 6필지에 3개단지, 전용면적 84㎡ 단일 주택형 452가구로 지은 고급 단독주택 단지다. 가구당 분양가는 8억5402만~10억3521만원대다. 2021년 4월 진행한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8.36대 1, 최고 경쟁률 55.50대 1을 기록할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입주 예정자들의 기대는 분노로 바뀌고 있다.

    [땅집고] 경기 고양시 힐라송. /RBDK

    ■“곧 입주할 집 맞나?”…하자투성이에 입주예정자 분노

    힐라송 입주예정자협의회(입예협)에 따르면 지난달 28~29일 진행한 사전점검에서 가구당 150~200개의 하자를 발견했다. 3단지 150여 가구는 입주지정일이 뒤로 밀려, 이날은 1·2단지 300가구 대상으로 사전점검을 진행했다.

    입주예정자들이 가장 분노하는 건 주택 내부에 만든 계단이다. 1~4층까지 직각 나선형으로 된 계단은 가운데 1㎡가량 공간이 뻥 뚫려있다. 바닥부터 4층부터 높이는 최대 10m가 넘는다. 일반 건물로 치면 3층 높이에 달한다.

    그런데 일부 가구 내 계단 난간은 고정되지 않아 흔들리고, 시행사에서 약속한 안전망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는 “목숨을 내놓고 살아야 하는 집이냐”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땅집고] 지난달 28~29일 이틀간 힐라송 1ㆍ2단지 입주예정자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점검 현장 사진. 공용부는 맨땅이 그대로 드러난 상태였고, 일부 가구는 공사 물품을 쌓아두는 창고로 사용했다. 대부분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힐라송 입예협

    미시공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공사판이 따로 없었다’는 불만도 속출했다. 입예협에 따르면 사전점검 대상 300가구 중 20가구는 일부 공간을 물품 적재 사무실로 쓰고 있었다. 자신이 살 집을 둘러본 입주예정자들은 시멘트, 타일 등 포대가 집 안에 널려있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고 한다. 입주예정자 백여정(가명)씨는 “바닥 등 공사가 전혀 안돼 있어 하자를 찾아볼 엄두조차 못냈다”며 “다른 집도 모델하우스에서 봤던 것과 달리 2·3중 단열이 돼 있지 않고, 수평이 전혀 안 맞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입예협이 땅집고에 제공한 사진을 보면 현장 여기저기 대충 쌓아둔 자재가 그대로 남아있다. 일부 가구 내부에는 타일ㆍ변기ㆍ문짝 등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무방비로 방치돼 있다. 공용부 역시 마감이 끝나지 않았다. 1·2단지 내 도로나 놀이터 조경 등 공용부는 타일이 전혀 깔리지 않아 오프로드를 방불케 한다.

    입예협 관계자는 “일부 가구는 공정률이 70% 수준에 불과하다”며 “완공했는데 하자가 많은 수준이 아니라 애초에 공사가 진행 중이고 사전점검할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에 대해 입주예정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가구는 화장실 내 변기에서 대소변까지 발견돼 입주예정자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땅집고] 입주예정자들은 사전점검 이튿날인 30일 오후 힐라송 현장에서 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힐라송 입예협

    ■“준공 승인 미뤄라”…시공사-입예협, 8일 협상

    사전점검에 분노한 입주예정자들은 ▲사전점검 취소 ▲준공 승인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공정률과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사전점검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사전점검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힐라송 현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입예협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고양시청에 접수한 민원만 모두 620건에 달한다. 이들은 사전점검 취소 후 공사 기간을 늘려 완전하게 공사를 마무리한 후 안전한 상태로 입주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자 시행사인 RBDK는 오는 8일 입예협과 직접 소통에 나서기로 했다. 고양시청도 “양측 의견을 종합해 (준공 승인 연기 등을)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측은 “입주 지정일까지 완전히 공사를 끝낼 계획”이라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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