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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방' '벽이 쩍' 건설사 기막힌 시공에…이 업계만 계탔네

    입력 : 2023.02.06 11:38

    [땅집고] 최근 새아파트 입주 전 하자점검 전문업체를 고용하는 수분양자들이 늘고 있다. /조선DB

    [땅집고] “이번에 새아파트 입주하는데 하자점검 전문업체 이용했습니다. 2시간 정도 점검해주는데 30만원 내라길래 처음엔 비싸다고 느껴졌어요. 그런데 눈에 안 보이던 하자까지 속속 들이 발견해주니, 돈 쓰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건설사 믿고 그냥 입주하면 정말 나만 손해겠더라고요.”

    최근 들어 아파트 건설 현장마다 기상천외한 하자나 부실시공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벽지나 타일 등 마감재 부실공사에서부터, 누수가 발생해 온 집안이 물기와 곰팡이로 뒤덮일 정도로 심각한 하자까지 다양하다.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아파트조차도 마음 놓고 입주하지 못하겠다는 수분양자들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하자점검 전문업계가 유례 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새아파트 입주 전에 전문업체에 하자점검을 맡기는 게 필수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는 것. 새 아파트에 입주하자마자 하자나 부실시공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느니, 돈이 좀 들더라도 전문인력을 통해 하자를 최대한 찾아낸 뒤, 건설사에 제대로 보수를 받고 입주하는 것이 고생을 덜어내는 길이라고 판단하는 수분양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사전점검 단지마다 ‘부실시공’ 논란 잇따라…하자점검 전문업체 때 아닌 호황

    입주를 앞둔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하자 및 부실시공 논란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발 전쟁과 물가 상승에 따른 자재값 폭등, 화물연대 파업 등과 무관치 않다. 공사 지연이 불가피해지면서 입주를 앞두고 실시하는 사전점검에서 예전에 비해 더 많은 하자, 부실시공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는 것이 시공사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건설사들의 변명일 뿐,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거금을 들여 새아파트를 장만한 수분양자 입장에선 각종 하자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최근의 시공 하자 양상이 누수·단열 등 소비자들이 육안으로 확인 불가능한 분야에서 속출하고 있는 데다, 아파트 시공과정에서 배설물을 남겨두는 소위 ‘똥방’ 사례까지 나오면서 전문업체를 고용해서라도 각종 하자를 색출하려는 수분양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땅집고] 새아파트 하자 예시들. 하자점검 전문업체들은 누수·단열 등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부분까지 꼼꼼하게 체크해 의뢰인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 /홈체크

    통상 하자점검 비용은 3.3㎡(1평)당 1만원, 국민평형인 34평 기준으로 평균 30만원 안팎이 든다. 같은 아파트 입주자들끼리 공동구매하는 경우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업체도 많다.

    수요가 늘자 하자점검 전문업체마다 매출이 상승세다. 2018년 법인을 설립해 올해로 6년차인 ‘홈체크’의 경우, 하자점검 서비스 이용 연간 고객이 2019년까지만 해도 3000명 수준이었는데, 2021년 기준 2만가구를 넘어섰다. 매출 역시 법인 설립 첫해인 2018년 4억원에서 ▲2019년 11억원 ▲2020년 19억원 ▲2021년 30억8000만원 ▲2022년 38억원 등, 매년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세우고 있다.

    손희석 홈체크 마케팅팀장은 “최근 2년여 동안 서비스 이용 건수와 매출 모두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서울·경기·부산 등 핵심 지역에서 입주를 앞둔 굵직한 단지들마다 서비스 공동구매를 결정하기도 했다”며 “전국적으로 입주가 몰리는 기간에는 인력이 부족해 제 때 현장방문이 어려울만큼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84㎡ 하자점검 비용 30만원 수준…“돈이 안 아깝다, 비용 대비 대만족”

    [땅집고] 수분양자가 하자점검 서비스를 신청하면, 작업자 3~4명이 방문해 2~3시간 동안 점검을 진행한다. /홈체크

    하자점검 서비스를 신청하면, 3~4인으로 구성된 작업자들이 방문해 2~3시간 동안 시공상황을 점검한다.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마감재를 체크하는 인력, 전문 장비를 활용해 단열·누수·수평 등 문제를 계측하는 인력, 발견된 하자를 일일이 사진·글로 기록하고 고객에게 설명하는 인력 등이 한 팀을 이룬다. 서비스 정확도와 품질을 높이기 위해 건축기사자격증 등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확보한 업체도 적지 않다.

    이때 발견되는 하자 종류는 집집마다 천차만별이다. 다만 같은 아파트 단지의 경우 비슷한 하자가 중복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같은 인력이 여러 집을 한꺼번에 시공하다보니, 미시공·부실시공 되는 부분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분양자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마감재 시공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전문업체들은 육안으로 확인 불가능한 누수·단열·외풍 문제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옷장 등 붙박이 가구의 문짝 결합이나 단차가 맞지 않는 하자도 실생활에서 은근히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반드시 보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땅집고] 통상 건설사는 하자점검 전문업체가 지적한 하자 중 80% 정도를 수용한다고 알려진다. /온라인 커뮤니티

    하자점검 전문업체를 이용해 본 수분양자들은 대체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새아파트 입주 전 하자점검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밝힌 A씨는 “내 스스로가 꼼꼼하다고 자신했는데, 하자점검업체에서 점검하는 모습을 보고 돈쓰기를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게 됐다. 하자가 90곳 정도 발견됐다”며 “우리가 보지 못하는 하자들이 엄청나게 많더라.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각 하자마다 설명도 해주신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다만 하자점검업체가 발견한 부분들을 시공사가 전부 보수 수리해주는 것은 아니다. 건설사 입장에서 하자가 아닌 미시공이거나, 자체 기준에 미달되지 않는 부분은 하자보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손희석 홈체크 마케팅팀장은 “아파트 단지마다 다르지만, 업체에서 지적한 하자 중 80%이상은 건설사가 하자보수를 해 주고 있다. 보수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 때문에 건설사와 수분양자가 소송전을 벌이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했다.

    업체를 고를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최근 하자점검 전문업체를 찾는 수요가 많은 점을 노리고 개업한 회사가 적지 않은데, 이 중 전문인력을 갖추지 않은 곳도 많기 때문이다. B하자점검업체 관계자는 “만약 업력이 너무 짧거나, 젊은 작업자 위주로만 팀을 꾸려서 방문하는 업체라면 하자 내용을 전문적으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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