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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주저앉았잖아?"…6년 만에 엿가락처럼 휘어버린 육교

    입력 : 2023.02.05 10:25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도림보도육교' 입구가 통제되는 모습. /영등포구청 공식 SNS

    [땅집고] “퇴근 길에 보니 다리 가운데가 주저앉았더라고요. 예전에는 아치형 다리였는데…구조에 이상이 생긴 것 같습니다. 과연 안전할까요?”

    한 주민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달 3일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연결하던 ‘도림보도육교’가 주저 앉은 것. 이에 영등포구청은 “전문기관에서 안전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지만, 안일한 대처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림보도육교는 1년간 공사기간을 거쳐 2016년 6월 완공됐다. 총 사업비 28억원이 투입됐으며, 폭과 길이는 각 2.5m, 104.6m 규모다. 이 다리는 교각이 없는 아치 형태로, 철강 소재 ‘트러스(Trss) 구조’로 설계됐다. 트러스는 목재나 철강 등 직선 뼈대를 삼각형으로 엮어서 만드는 구조물로, 다리나 지붕 등 떠받치는 대상의 무게를 분산시킨다. 트러스 공법이 사용된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파리 에펠탑, 성산대교 등이 있다.

    이 육교보다 비교가 안 될 정도의 규모가 큰 건축물들도 수십년을 버티는데, 고작 사람이 지나던 6년차 육교가 주저앉은 이유는 무엇일까. 더욱이 이 육교는 사고 직전인 지난해 10월 28일∼12월 15일까지 진행된 안전점검에서 ‘A등급(이상 없음)’을 받았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가운데 부분이 서서히 내려앉았고, 결국 먼 발치서도 눈에 띌 정도로 외형이 달라진 모습이다. 현재는 땅에 붙었던 교대(다리받침)가 들리면서 난간이 다리 안쪽으로 휘었다.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도림보도육교' 완공 당시 모습(왼쪽), 지난해 말 시민이 제보한 사진 모습(오른쪽). /영등포구청, 온라이커뮤니티

    일각에서는 이 육교가 2016년 5월 개통 시점부터 교량 중앙부에 30cm이상 처짐이 발견됐다며, 문제 발생 소지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공사는 물론, 감리회사와 구청이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주장이다.

    사고 발생 전날에는 관련 민원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지난해 마지막 날 아파트 커뮤니티에 “퇴근 길에 보니 육교 가운데가 주저앉은 느낌이 들어 안전신문고에 이 사실을 알렸다”는 글을 게재했다.

    [땅집고] 한 단지 커뮤니티에 올라온 '도림보도육교' 관련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이에 대해 영등포구청은 연휴로 인해 현장 확인이 늦었으며,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담당자가 2일 오후 6시께 신고 내용을 확인했으나, 3일 새벽 다리가 주저앉았다”며 “지난해 정기 검사에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최종 책임이 구청에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시공사와 감리회사, 준공을 내준 구청 모두 책임이 있다”면서도 “처짐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것은 상당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처짐이 40cm 가까이 발생했다면 준공 검사 통과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구청이 조건부 준공같은 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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