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2.01 08:07
[땅집고] “공사장 콘셉트 카페가 인기라길래 왔는데…. 커피는 맛있었지만 먹다가 건물이 무너질 것 같았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공사장 콘셉트' 카페가 등장해 화제다. 당장 공사장에서 볼법한 파란색 가림막이 지상 3층 건물 외벽 전체를 뒤덮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내부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다. 공사장 느낌이 물씬 풍긴다. 건물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공사 중'이라고 쓰인 노란색 안내판과 나무 사다리, 주황색 라바콘(안전삼각뿔) 등이 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공사 현장에서 쓰일 법한 임시 계단과 마감되지 않은 콘크리트, 건물을 올릴 때 쓰는 지지대(동바리)가 날 것 그대로 노출돼 있다. 계단 난간에는 '안전제일'이라고 쓰인 빨간색 테이프와 안전벨트도 걸어놨다.
이 카페를 찾았던 고객들은 커피는 맛있는데 건물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후기를 많이 남겼다. 그렇다면 정말 위험한 걸까.
이 건물은 원래 지상 3층규모 다가구주택이다. 전문가들은 20년 전 지은 콘크리트 건물이어서 하중을 견디는 내력벽만 건드리지 않으면 무너질 위험은 크지 않다고 했다. 이공희 국민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주요 구조를 이루는 벽은 가급적 건드리지 않는 게 좋고, 철거하더라도 이에 상응하는 기둥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만약 공사 중인 건물이라면 카페 운영이 가능한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 카페는 신축이 아니고 기존 건물을 일부 고쳐서 활용한만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축 공사의 경우 가림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준공검사를 통과할 수 없다. 준공이 나지 않은 건물에서는 카페와 같은 ‘식품접객업’을 운영하지 못한다.
이 교수는 “공사를 안하는데 멀쩡한 건물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기존 건물의 일부를 고치기 위해 가림막을 설치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방문자들이 '외벽 설치물 등으로 인해 안전이 우려된다'는 민원을 구청에 제기해 카페 측이 일부 시설물을 철거하기로 했다.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재치있다" "2032년 감성"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지만, "커피먹다 건물 무너지겠다" "미관상 안 좋다” “위험해서 못 가겠네” 등 불편함을 표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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