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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향이 무슨 소용?ㅠㅠ"…'검은 그림자'에 고통받는 하남 아파트

    입력 : 2023.01.28 11:39 | 수정 : 2023.01.30 16:11

    [땅집고] 경기 하남시 풍산동 '미사강변더샵센트럴포레' 아파트 거실창에 까만 연기 그림자가 드리워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헐, 남향 아파트인데 뿌연 연기 때문에 거실이 그늘지면 남향이 다 무슨 소용이에요? 집값에는 영향 없나요? 입주자분들 엄청 스트레스 받으실듯….”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향집이라 좋을 줄 알았는데…’라는 제목이 붙은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상에 등장한 아파트는 경기 하남시 풍산동에 있는 ‘미사강변더샵센트럴포레’다. 2017년 입주한 최고 29층 높이 신축 단지로, 채광을 고려해 모든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했다. 그런데 아파트 남쪽에 있는 열병합발전소에서 뿌연 연기가 대량으로 발생하면서 아파트 거실창 쪽으로 매일 시커면 연기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연기로 거실이 매일 까맣게 그늘지는 바람에, 남향 배치가 소용이 없게 된 셈이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남향으로 지은 아파트는 더 비싼데 집값 어쩔거냐, 입주민들 스트레스 받겠다”, “연기 때문에 집안이 그늘졌다가 안졌다가, 마치 불을 껐다 켰다 하는 것 같아 거슬리겠다”, “아파트 이름을 ‘미사강변더샵스팀센트럴’로 바꿔야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열병합발전소에서 뭉게뭉게 발생하는 연기 성분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땅집고] '미사강변더샵센트럴포레' 입주민을 비롯한 하남지역 시민들은 나래에너지서비스의 열병합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백연 때문에 각종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조선DB

    땅집고 취재에 따르면 연기의 발원지는 ‘미사강변더샵센트럴포레’에서 남쪽으로 불과 100m 정도 떨어진 ‘나래에너지서비스’의 열병합발전소다. 단지 앞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을 정도로 가깝다. 나래에너지서비스는 SK E&S의 계열사로,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해 하남지역과 인근 위례신도시에 판매하는 집단에너지사업자다.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자 중에선 매출 기준으로 ‘빅 3’로 꼽힌다.

    그동안 ‘미사강변더샵센트럴포레’ 입주민들을 비롯한 하남시민들은 나래에너지서비스의 열병합발전소가 내뿜는 백연과 관련한 집단 민원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주민들은 연기가 햇빛을 가리면서 환경공해가 심각하고, 백연에 발암물질이나 대기오염물질이 있을까 크게 우려된다는 주장을 편다. 또 발전소 소음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땅집고] 나래에너지서비스 측은 열병합발전소에서 나오는 하얀 연기는 인체에 무해한 수증기라고 설명한다. /나래에너지서비스

    하지만 나래에너지서비스 측은 연기가 인체에 무해한 ‘수증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발전기의 열을 냉각수가 식히면서 발생하는 연기가 냉각탑을 통해 배출되는 것인데, 날씨가 추운 겨울 등 계절에는 이 연기가 유독 하얗게 두드러져 보인다는 것. 즉 백연은 발전소에서 나온 따뜻한 공기가 바깥의 차가운 공기를 만나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마치 겨울철에 입김이 보이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나래에너지서비스 측은 발전소가 청정연료인 천연가스를 이용해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데, 천연가스가 연소된 이후 생성되는 물질은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대다수라고 강변한다. 연소 과정에서 공기 중 질소 성분이 분해되면서 인체에 해로운 질소산화물(NOx)이 발생하긴 하지만, 안전 기준치 이하라 건강을 우려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땅집고] 2018년 하남시 풍산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나래에너지서비스의 열병합발전소가 내뿜는 백연에 대한 민원이 빗발쳤다. /하남시

    이 같은 해명에도 백연 현상이 두드러지는 매년 가을·겨울철마다 인근 주민들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마다 11월이면 백연 현상이 시작되는 것을 빗대 주민들 사이에선 ‘공포의 11월’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나래에너지서비스 관계자는 “주민들의 피해를 고려하면 근본적으로 수증기를 안보이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내·외부의 온도차이 때문에 백연이 발생하는 것이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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