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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하는 '사당생활권'…늙어가던 방배동에 7000가구 쏟아진다

    입력 : 2023.01.24 10:56 | 수정 : 2023.01.27 19:06

    정비사업이 한창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대는 ‘하이엔드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포스코건설의 ‘오티에르’ 등 건설사 고급 브랜드를 적용한 재건축 단지들이 등장하면서 원조 부촌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땅집고가 방배동 일대 정비사업 구역들을 3편으로 나눠 소개한다.

    [발품리포트-방배동 정비구역] ②사당역세권에 ‘디에이치 방배’ 등 7000가구 쏟아진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5구역'공사장 입구. /김서경 기자

    [땅집고] “그동안 방배동은 5060 장년층이 많은 조용한 주택가였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3040 전문직 선호도가 확 높아질 겁니다. 재건축 사업으로 3000여가구 규모 ‘디에이치 방배’ 등 굵직한 새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는 데다, 서울 핵심 업무지구로 갈 수 있는 사당이수역에 복합환승센터 개발 호재까지 있으니까요.”

    지난 18일 오후 찾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이 일대에서 소위 ‘사당역 생활권’으로 묶이는 지하철 4·7호선 이수역 5번 출구로 나와 걷다보니, 이내 공사장 가림막이 끝없이 펼쳐졌다. 기존 방배5구역을 3000가구 이상 새아파트 ‘디에이치 방배’로 재건축하는 현장이다. 사업장을 둘러싼 가림막을 따라 한 바퀴 다 돌아보는 데만 성인 걸음으로 15분 이상이 걸렸다.

    최근 지하철 2호선 사당역을 끼고 있는 방배2동과 방배3동 서쪽 일대에서 굵직한 재건축 사업장들이 눈에 띈다. 방배5구역과 방배13~15구역 총 4곳이다. 그동안 50~60대 중장년층 거주 비율이 높던 이 일대가 총 7000여가구 규모 새아파트촌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대장주 5구역 ’디에이치 방배’ 공사 한창…방배13·14구역도 사업 속도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5구역' 등 정비사업장 위치. /김서경 기자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서 방배2동과 방배3동 서쪽 부지는 사당역 생활권으로 통한다. 사당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면 강남역까지 10분, 시청역까지 25분, 여의도역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핵심업무지구로 출퇴근하기는 편리한 입지라는 평가다.

    현재 사당역 인근 방배동 정비구역 4곳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방배5구역이다.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지하 3층~지상 최고 33층, 29개동, 총 3080가구 규모 ‘디에이치 방배’로 신축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일반분양만 1686가구에 달한다. 이 일대 재건축 사업장 중 규모가 가장 커 지역 대장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에이치 방배’ 분양가가 전용 59㎡ 기준 12억5000만원, 84㎡가 17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인근 ‘롯데캐슬아르떼’ 84㎡ 호가가 23억~26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시세 대비 최소 5억원 이상 저렴하게 분양하는 셈이다. 이에 이 아파트 공급을 기다리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았지만, 당초 지난해로 계획했던 일반분양이 올해 하반기로 미뤄졌다. 착공 직전인 2021년 10월 현장에서 오염토가 발견되면서 정화 작업으로 약 1년을 소요한 탓이다. 조합은 정화 비용으로 1000억원 정도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일 다리안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방배5구역은 인근 재건축 사업장에 비해 규모가 압도적으로 커서 입주만 하면 대장주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형도 전용 59~175㎡로 중소형과 중대형을 골고루 포함해 다양한 주거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13구역' 내 주택가에 붙은 안내문. /김서경 기자

    핵심으로 꼽히는 방배5구역 다음으로는 13~14구역이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방배14구역은 지난해 봄 이주를 마친 뒤 철거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총 487가구로 탈바꿈한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할 예정이다. 총 2296가구 규모인 방배13구역은 아직 이주가 한창이다. 기존 노후주택에 거주하단 세입자 50여명이 보상금을 늘려달라며 버티고 있어 이주 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배15구역은 아직 조합 설립 전으로 사업이 극초기단계다. 최고 25층, 총 1688가구로 재건축이 목표다.

    ■작년 25억 입주권 호가, 지금은 19억…거래는 안돼

    방배동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방배5구역과 13~14구역 재건축 사업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입주권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문직 고소득자들이 수억원을 대출 받아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고금리 영향으로 현재는 매수 문의만 있을 뿐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설명이다.

    이수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9월 방배13구역 전용 84㎡ 입주권 호가가 25억원으로, 여기에 붙은 프리미엄만 13억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프리미엄 가격이 5억원 떨어져 호가가 19억원까지 내려앉았는데도 매매거래가 잘 안 된다”며 “방배동이 갈아타기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긴 하지만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를 못 오는 경우도 많고, 금리가 너무 높은 탓도 크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15구역' 추진위 사무실. /김서경 기자

    조합 설립 전인 방배15구역에선 초기투자금이 6억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매물이 제법 있다. 대지지분이 10㎡인 전용 33㎡ 빌라가 7억6000만원에 나와있는데, 보증금 8000만원을 끼고 있어 필요한 투자금이 6억8000만원으로 이 일대에선 낮은 편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대표는 “방배동의 경우 전통 부촌으로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며 “방배15구역의 경우 추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긴 하지만, 관리처분까지 빨라야 8년이 소요되므로 지금은 이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때면 법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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