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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죽은 '유령 시장'이 웬걸…부동산 업계도 '백종원 매직'에 화들짝

    입력 : 2023.01.21 11:02

    [땅집고] 찾는 사람이 없어 주상복합으로 개발될 뻔 했던 충남 예산군 '예산시장'이 백종원 더본코링 손길로 살아났다. /예산군

    [땅집고] “다 죽어가던 지방 전통시장에 이렇게 사람이 다시 몰릴 줄이야…. ‘백종원 파워’가 정말 대단하긴 하더라고요.”

    공중파 예능방송 ‘골목식당’에서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했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이번에는 전통시장 살리기에 성공해 화제다. ‘임대’ 딱지가 붙어 찾는 사람이 거의 없던 충남 예산군 소재 전통시장을 핫 플레이스로 탈바꿈시켜 상업용 부동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충남 예산군은 2018년부터 더본코리아와 상호 협약을 맺고 ‘예산형 구도심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3년여 동안 진행했고, 마침내 이달 9일 예산전통시장 내 식당 5곳이 문을 열고 영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당초 예산군은 지역 전통 상권으로서의 동력을 잃고 유령건물 신세가 된 예산시장을 전부 철거한 뒤 주상복합을 신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산군 출신인 백 대표가 이 소식을 접하고 예산군에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땅집고] 백종원 더본코링 대표는 예산시장 내 폐점포를 직접 인수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백종원 유튜브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백종원의 꿈 이뤄보려 합니다. 시장(市場)이 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6살 때 처음 방문해 추억이 있던 곳인데, 와서 보니까 다 ‘임대’가 붙어있어 깜짝 놀랐다”며 “현실로 확 와닿았다. 지방이 이렇게 힘들어졌구나. 이러다 잘못하면 지방이 없어지겠구나”라며 예산시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언급했다.

    백 대표는 전통시장의 기존 골격을 살리면서, 폐업한 점포를 리모델링해 ‘힙’한 느낌의 먹거리를 파는 예산시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세웠다. 백 대표가 각 점포의 디자인·공사·메뉴 개발 등에 직접 관여했고, 여기에 드는 비용 역시 모두 더본코리아에서 부담했다. 리모델링하는 점포 5곳은 2020년부터 백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예산학원이 전부 인수했다.

    백 대표는 폐점포들을 직접 매입한 이유에 대해 “‘골목식당’을 하면서 (매장들이) 많이 힘들어졌던 이유는, 손님이 많이 오게 되면 건물 임대 비용이 턱없이 올라가서 결국은 음식값을 올려야 되는 악순환이 있었다”며 “우리가 억지로 다른 매장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게 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일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땅집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예산학원을 통해 인수한 예산시장 내 폐점포 5곳. /조선DB

    그렇게 리모델링을 마친 예산시장 총 5개 점포가 이달 9일부터 손님을 받기 시작했다. 외식업계 큰 손으로 불리는 백 대표의 손길이 닿았다는 소식에, MZ세대는 물론이고 남녀노소 고객들이 몰리면서 예산시장은 금새 지역 최고의 ‘핫 플레이스’가 됐다.

    현재 점포는 ▲닭구이를 파는 ‘금오바베큐’ ▲부속고기를 파는 ‘신광정육점’ ▲멸치육수로 만든 잔치국수와 파기름비빔국수를 파는 ‘선봉국수’ ▲꽈리고추 닭볶음을 파는 ‘시장닭볶음’ ▲쌈채소와 주류 등을 취급하는 ‘불판빌려주는집’ 등이다. 널찍하게 조성된 시장 내 광장 공간에는 원탁 40여개를 뒀다. 각 손님들이 매장에서 음식을 구매한 뒤, 이 원탁에서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구조다.

    리모델링한 예산시장이 문을 연지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5개 매장 점주들 모두 운영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41살 동갑내기 부부가 운영하는 ‘시장닭볶음’ 매장의 경우, 원래 방과후강사였던 아내와 경호업체 대표였던 남편이 벌던 수입을 합한 것보다 예산시장 매장에서 발생한 매출이 훨씬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20대 초반부터 10여년 동안 치킨·피자집 등을 운영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결국 폐업해 좌절했던 ‘금오바베큐’ 점주는 평일 평균 50~60마리 팔리던 닭이 시장이 문을 연 첫 주말에 90~100마리까지 팔렸다고 말했다.

    [땅집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예산군이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예산시장은 남녀노소 모두 찾는 핫 플레이스가 됐다. /예산군

    [땅집고] 외식업계 큰 손인 백종원 대표가 각 점포 메뉴를 개발해준 만큼, 음식 맛도 괜찮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백종원 유튜브

    예산시장 방문객들은 SNS에 “주말에 방문했는데, 오일장과 겹쳐서 그런지 주차장에 차를 댈 공간이 하나도 없이 붐볐다. 다들 힙한 예산시장을 구경하러 온 듯 했다”, “매장마다 대기줄도 정말 길더라. 백종원 대표가 메뉴를 개발한 만큼 모든 음식이 먹을만했다”, “아무리 자기 고향이라지만 사비를 들여 예산시장을 살린 백종원 대표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라는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반면 아직 보완해야 할 게 많다는 목소리도 눈에 띈다. 네티즌 A씨는 “화장실도 매장과 함께 분명 리모델링 된 것 같긴한데, 관리가 잘 되지 않는지 휴지와 비누가 없었고 깨끗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B씨 역시 “예산시장이 실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추웠다”며 “광장에 설치된 난로 옆 테이블 자리를 잡는 게 좋다. 안 그러면 먹을 때 벌벌 떨면서 먹어야 한다”는 경험담을 남기기도 했다.

    백 대표는 앞으로도 예산시장에서 2~3개 점포 창업을 추가로 돕겠다고 했다. 예산군 역시 33억원을 들여 시장 내에 관광객을 위한 휴게시설을 올해까지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재구 예산군수는 “고향을 남다르게 생각하는 백 대표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예산군이 전국 지역 경제 활성화 표준 모델이 되는 지자체로 거듭나는 데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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