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1.19 11:25 | 수정 : 2023.01.20 09:18
[땅집고] 서울 여의도의 대표 노후 단지인 한양아파트가 국제금융 특화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용도지역 상향으로 용적률 600%를 적용해 최고 54층 높이로 지으며, 주거·사무실·상업 기능을 전부 탑재한 주상복합 단지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신속통합기획은 ‘오세훈표 정비사업’으로, 가 사업 초기 단계부터 각종 계획 수립과 절차를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주민이 신속통합기획안을 토대로 정비계획 입안을 신청하면 서울시 심의를 거쳐 정비계획이 확정된다.
1975년 준공한 한양아파트는 최고 12층, 총 588가구 규모다. 2017년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을 준비해왔지만 2018년 고(故) 박원순 전 시장 당시 집값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2021년 4월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서, 같은해 말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됐다.
앞으로 한양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 기획안에 따라 최고 200m 이하(층고에 따라 50~54층), 1000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높이가 최고 54층으로 제한된 것은 여의도 전체 스카이라인과 조화를 이루면서, 북쪽에 있는 대교아파트 등 주변 아파트에 미칠 일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이 단지는 서울시가 새로 도입한 도시계획 개념인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을 주거지역에 적용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예정이다. 비욘드 조닝은 도시계획의 기본 틀인 용도지역 체계를 전면 개편한 개념으로, 주거·상업·공원 등 땅의 용도를 구분하지 않고 유연하고 복합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뜻한다.
서울시는 한양아파트 일대를 ‘미래 여의도의 도심기능을 지원하고 24시간 활성화된 주거지’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에 용도지역을 기존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해 복합용도를 도입한다. 이에 용적률은 300%에서 600%로 높아지고, 공공기여율은 40% 내외(토지 기준 35% 내외)가 적용될 예정이다.
시는 여의도 일대가 금융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된 점을 고려해, 공공기여 시설로 서울국제금융오피스와 서울핀테크랩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주변 금융권 종사자에게 쾌적한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핀테크 스타트업 창업가에게는 창업 공간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
그동안 아파트 담장으로 막혀있던 국제금융로와 여의대방로는 상업·업무 가로(街路)로 조성한다. 국제금융로는 현재 2m 남짓한 보도 폭을 10m로 넓히고, 저층부에 포디움(Podium·평지보다 높이 올린 무대 형태) 디자인을 적용한 연도형 상가(도로를 따라 배치된 상가)를 배치해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든다. 이어 여의대방로 주변에는 수변문화도서관, 커뮤니티 센터 등 공공개방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하며 한강으로 이어지는 길도 재조성할 방침이다.
한양아파트역 신설 예정 부지에는 공공공지를 설치해 지역 활성화 공간으로 쓴다. 지하철 출입구를 새로 만들고 대중교통 환승시설 설치를 위한 가용 공간을 확보한다. 또 선큰(Sunken·지상에 노출된 지하공간) 광장 등 특화설계를 적용해 단지 내 개방 커뮤니티 시설 등과 연계할 게획이다.
앞으로 한양아파트는 정비계획과 지구단위계획 절차를 동시에 진행한다.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와 사업시행계획 통합 심의를 거쳐 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비계획(안) 열람공고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시 관계자는 “한양아파트 신속통합기획은 융복합 시대 기존 도시계획의 틀을 넘어서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시범아파트에 이어 한양아파트까지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면서, 여의도 일대 재건축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 꼬마빌딩, 토지 매물은 ‘땅집고 옥션’으로 ☞이번달 땅집고 옥션 매물 확인
▶ 우리집 재산세·종부세·양도세 땅집고 앱에서 단번에 확인하기. ☞클릭!
▶ 국내 최고의 실전 건축 노하우, 빌딩 투자 강좌를 한번에 ☞땅집고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