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1.17 13:23
[투자 멘토를 만나다] 김종율 보보스 대표 “지금 땅 투자한다고? 불황일 때가 기회죠”
[땅집고] “고금리 시대에 부동산 투자, 괜찮겠냐고요? 토지 투자는 정반대로 지금이 기회입니다. 토지 투자는 역설적으로 부동산 침체기가 가장 호황기입니다. ‘불황도 빗겨가는 토지 투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최근 잇따른 금리 인상과 부동산 거래 절벽으로 전국 아파트 가격이 연일 하락세다. 반면 토지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토지 투자는 금리 영향을 덜받는 특성 때문이다. 요즘 토지 경매시장에는 오히려 돈이 몰리면서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이 아파트 낙찰가율을 역전하기도 했다.
땅집고가 상가·토지 투자 전문가로 활동하는 김종율 보보스연구소 대표를 만나 2023년 토지·상가 투자 전망을 들어봤다. 김 대표는 부동산 업계에서 속칭 ‘토지 투자의 달인’으로 꼽힌다. 그는 올해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주택보다 우수한 입지나 교통 호재가 있는 토지 등 비주택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했다.
―금리가 높으면 투자하기 어려운데, 올해 토지 투자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금리가 낮으면 괜찮은 경매 물건이 나오기 힘들다. 게다가 가격도 높아 자금 부담이 크다. 반면 금리가 높으면 경매 물건을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투자해볼 만한 토지는 특정한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땅이다. 과거 집값 상승기에도 호재가 없는 땅값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집값이 떨어질 때도 호재가 없는 토지는 떨어지지만, 호재가 있는 지역 토지는 오른다.”
―올해 토지 투자처로 유망한 지역이나 입지는.
“특정 지역을 거론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수도권에서 향후 2~3년 내 개통하는 고속도로IC(나들목)을 주목하면 좋을 것 같다. 허허발판에 IC가 그냥 생기지 않는다. IC 일대 개발 계획은 다 있기 마련이다. 이미 도로나 아파트, 직장, 공장이 다 들어선 곳에 땅을 사면 비싼 값을 치를 수밖에 없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포천~남양주 구간이 올해 말 개통한다. 제2 경부고속도로라고 불리는 세종~포천 고속도로도 성남~안성~세종 구간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세종~포천 고속도로는 서울을 관통하는데다 용인·성남·안성 등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을 지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성공 사례가 있나.
“10억원 이상 시세 차익을 거둔 사례가 있다. 경기 파주시 월롱면 도내리에 있는 ‘자동차 관련 공장’ 경매 사례다. 월롱면은 파주에서도 북한 바로 아래라고 불리는 접경지역이다. 영업이 잘 안돼 경매로 나온 물건이었는데 2018년 4월 9억원에 낙찰받았다. 토지 면적은 1858㎡(562평), 건물 면적은 669.5㎡(202평)이다. 토지 평당가 기준으로 약 160만원에 낙찰받았다.
만약 이 물건을 일반 매매로 9억원에 샀다면 대출이 5억원쯤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경매로 낙찰받아서 대출이 7억 6000만원까지 가능했다. 초기 투자금은 1억4000만원에 불과했던 셈이다. 이 공장의 현재 시세는 22억원을 넘었다. 평당 400만원으로 4년여 만에 2.5배 상승했다.
그 배경엔 고속도로 IC 신설 호재가 있었다. 이 물건은 서울~문산고속도로 월롱IC에서 직선거리 2.8㎞ 떨어져 있다. 차로 15분 이내 거리다. 원래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월롱IC 개통이란 광역 교통망 연결 호재가 생기면서 땅값이 크게 올랐다.”
―토지 투자하기에 적절한 시기를 꼽는다면.
“땅 투자는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하다. 개발 호재가 실현되기 약3~5년 전쯤 매입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망 확충은 개발 계획 발표 극초기에 매입하면 착공이 무산되거나 지연될 리스크에 대비하기 어렵다. 착공 후에도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수 있다. 포천~세종고속도로 역시 착공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수급이 난항을 겪으면서 지연되고 있다. 지금처럼 고금리 시대에 개발 계획이 늦춰진다면 비용 부담이 커진다. 반대로 개통 직전에는 수요가 몰릴 우려가 있다. 가격이 크게 뛰어 비싸게 주고 매입할 수밖에 없다.”
―상가 투자는 어떨까.
“올해 상가 투자 전망은 부정적이다. 그동안 상가는 저금리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높은 금리 수준에 맞춰 낮은 금액에 매도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매매 자체가 크게 줄었다. 매매가는 높고 월세 수입은 적으니 상가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가 투자를 할 때 뭘 중요시해야 할까.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자영업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지역 내에서 반드시 ‘일(1) 입지’(주동선) 상가를 사야 한다. 동일한 상권에서 비교적 매출이 적은 3순위 입지, 2순위 입지의 점포가 먼저 문을 닫으면서 일입지에 있는 상가로 매출이 옮겨와 일입지 자리가 더욱 견고해지기 때문이다.”
―일입지 찾는 기준은.
“주동선이다. 주동선은 주거단지가 몰려있는 곳의 배후세대가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생활 동선을 의미한다. 출퇴근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생활동선에서 유효 수요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의 경우, 지역 내 일입지는 낙성대역 1번 출구 앞이다. 남부순환로변을 기준으로 남쪽 배후 세대가 지하철역으로 가기 위해 가장 많이 향하는 주동선이기 때문이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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