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1.17 07:29 | 수정 : 2023.01.17 16:11
[땅집고]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매입 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작년 말 서울에서 준공 후 미분양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1개 단지씩 통째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LH가 사들인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매입임대주택으로 활용할 계획인데 모두 전용면적 25㎡ 이하로, 총 64채 매입하는데 180억여원을 투입했다.
LH는 분양가보다 싸게 샀다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원룸 1채당 평균 2억8000만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투입해 건설사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LH는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강북구에 있는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면적 19~24㎥ 36채를 공공임대 목적으로 한 채당 2억1000만~2억6000만원에 매입했다고 16일 밝혔다. 총 매입액은 79억4950만원으로 최초 분양가와 비교해 15% 낮다.
매입임대주택은 LH와 지자체 등이 민간 주택을 사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는 대표적인 적자사업이다. 기존 매입임대는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대부분이었다.
이번에 LH 가 사들인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서울의 대표적인 악성 미분양 단지다. 지난해 1월 일반분양 당시 최초 경쟁률 6.43대1을 기록했으나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비싼 분양가로 인해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무더기 미분양됐다. 이후 할인 분양을 하면서 7차례나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결국 입주자를 찾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다. LH는 지난달 13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오피스텔 '안틸리아 자양' 총 28실을 매입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 오피스텔도 지난해 7월 준공 후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고분양가 논란으로 한 채도 분양하지 못했다.
LH가 사들인 안틸리아 자양은 모두 전용면적 25㎡(약 7.5평) 소형으로 한 채당 매입 가격은 최저 3억4200만원에서 최대 3억57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총 매입비용은 98억500만원.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 24㎡를 한 채당 2억6250만 원에 매입한 것과 비교하면 오피스텔을 아파트보다 한 채당 9450만원 더 주고 산 셈이다.
LH 관계자는 “칸타빌 수유팰리스와 안틸리아 자양의 경우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기존 주택 매입공고에 따른 결정이며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한 공공기관의 미분양 매입 검토 지시 이전에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해당 주택 매입가격은 감정평가 기준으로 정한 것으로 LH가 자의적으로 가치평가를 한 것이 아니다”면서 “광진구가 강북구보다 공시지가가 2.5배 높기 때문에 감정평가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10년 이명박 정부도 LH를 통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당시 정부는 LH가 준공 후 미분양 주택 1000가구를 매입해 공공주택으로 활용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정책 실패와 그 부실을 공기업에 떠넘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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