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1.16 14:37

[땅집고] “요즘 호텔식 ‘조적 욕조’가 그렇게 예뻐보이던데…실제로 써보면 과연 어떨지 궁금하네요.”
최근 화장실 욕조를 조적식으로 바꾸는 인테리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벽돌을 쌓아올린다는 뜻의 ‘조적’에서 알 수 있듯이 ‘조적 욕조’란 화장실에 벽돌을 쌓아 네모난 공간을 만든 뒤, 표면을 타일로 마감하는 방식의 욕조를 말한다. 생김새만 보면 대중 목욕탕을 연상케 하지만, 타일 색상과 재질에 따라 목욕탕보다는 훨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조적 욕조 인테리어가 유행을 타게 된 계기가 뭘까. 업계에선 최근 국내 호텔이나 고급 숙박업소에 적용하는 인테리어가 일반 가정집으로 확산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3년여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막히자 우리나라 곳곳을 여행하는 수요가 늘었다. 이 과정에서 호텔 욕실의 고급스러운 조적 욕조를 경험한 수요자들이 집 화장실을 호텔과 비슷하게 바꾸면서, ‘고급 화장실이라면 조적 욕조’라는 인테리어 공식이 자리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집에 조적 욕조를 설치해본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먼저 가정집 화장실인데도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호텔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규격이 정해져있는 기성품 욕조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벽돌을 직접 쌓아올려 만들기 때문에 욕조의 크기를 원하는대로 정할 수 있고, 어떤 타일로 마감하느냐에 따라 화장실 분위기를 확 바꿀 수도 있다. 면적이 넓은 조적식 욕조를 설치하면 가족 여러명이 한 번에 들어가 물놀이장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화장실에 조적 욕조를 시공했다고 밝힌 A씨는 한 인테리어 플랫폼에서 “보기에도 예쁘지만, 실제로 살면서도 힐링이 많이 된다”며 “특히 비 오는 날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창가 쪽 뷰를 바라보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는 후기를 남겼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조적 욕조의 단점도 뚜렷하다는 후기가 적지 않다. 일단 시공비가 비싸다. 일반 가정에 설치하는 1인용 매립식 욕조의 경우, 통상 욕조값과 시공비를 모두 합해도 40만~50만원 정도가 든다. 그런데 같은 면적에 조적 욕조를 설치하면 금액이 200만원 정도로 훌쩍 뛴다.
한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조적 욕조는 화장실 바닥이 곧 물을 담는 욕조 바닥이 되는 구조라 방수 작업을 2~3차례 정도 진행해야 한다”며 “또 욕조를 마감하는 타일은 모서리를 45도로 깎는 기법인 ‘졸리컷’으로 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이 때문에 일반 욕조를 설치하는 것 대비 비용이 4배 이상 들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매립형 욕조 대비 물을 받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후기도 눈에 띈다. 더군다나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안전 문제가 걱정될 수 있다. 실제로 아이들이 직각 타일로 된 욕조 모서리에 부딪혀 이마가 찢어지거나, 딱딱한 타일에 몸을 다치는 등 사고를 겪었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남택 건축사는 “조적 욕조가 디자인 측면에서 모던하고 미니멀해 선호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공동주택에선 무리한 시공일 수 있다. 아무리 방수 작업을 꼼꼼하게 한다고 해도, 조적 욕조 마감을 이루는 타일과 줄눈의 열팽창이 다르기 때문에 언젠가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만약 방수 문제가 생기면 아랫집에 바로 누수 피해가 간다. 인테리어 업자들이야 보증 기간인 1년이 지나면 나몰라라 해도 되지만, 집주인은 욕조를 철거하는 데만 수십만원을 더 써야 한다”며 “단독주택이면 몰라도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산다면 조적 욕조의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인테리어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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