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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이젠 안 살래!" 은행들 금리 낮춰도 너도 나도 월세行

    입력 : 2023.01.15 10:43 | 수정 : 2023.01.15 10:56

    [땅집고]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은행들이 전세대출 차주들을 위한 ‘고정금리’ 관련 상품을 내놓고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는 별도의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도 급격하게 뛰지 못하게 하는 안전망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탈(脫)전세화 행렬은 가속화할 조짐이다.

    [땅집고]지난달 15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 걸린 대출 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시중은행들, 금리 낮춘 고정금리 전세대출 출시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2년 고정금리 전세대출을 취급하기로 했다. 당초 고정금리 전세대출을 취급하는 시중은행은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단 2 곳뿐이었으나, 모두 3곳으로 늘어난 것이다.

    고정금리 뿐아니라 변동금리 전세대출 금리 인하도 이어지고 있다. 새해에 들어서면서 국민, 하나 등 다른 시중은행도 주요 전세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0.5~1.1%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 또한 주요 전세대출 상품에 신잔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지표금리로 쓰는 전세대출을 재개한다.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신규취급액과 신잔액 등으로 나누는데, 신잔액 코픽스가 신규취급액에 비해 금리상승분이 늦게 반영돼 변동폭이 낮다.

    금융당국에서도 은행들이 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협조에 나선다. 주택금융공사는 오는 3월부터 무주택자 전세대출자금의 100%를 보증하는 상품을 출시한다. 현재는 전세대출자금의 90%까지를 보증해주는데, 비율이 100%로 높아지면 은행들은 리스크가 줄어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순차적으로 내려간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별 전세대출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지난달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예금금리 인하분은 이달 중순 발표될 코픽스부터 반영돼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13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긴했으나, 당국이 개입한 만큼 앞으로 대출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당국 압박에 ‘금리인하’로 돌아선 은행권

    꼿꼿했던 은행권이 갑자기 태도의 변화를 보인건 금융당국의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 때문이다. 작년 한은이 기준금리를 7차례 올릴 때마다 시중은행들은 곧바로 정기예금과 적금 등 수신 금리를 올려 적용했다. 작년 한해동안 금리가 2.25%포인트가 오르면서 전세대출금리는 우대금리를 제외하면 연 8% 수준까지 치솟았다.

    통상 전세대출은 더 저렴한 변동금리의 비중이 90%를 넘는데, 작년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역전했다. 특히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예금금리는 빠르게 내리고, 대출은 높이거나 더디게 내려 ‘은행들이 서민들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금융당국은 은행권 ‘압박’에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임원회의에서 “금리 상승기 은행이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해서 점검·모니터링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해 달라”고 주문했고, 은행권은 이틀만에 금리 인하 태세로 전환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에서는 은행이 새롭게 발생하는 이자만 올려 받아도 충분한데, 과거에 받은 대출 변동금리까지 올린 것은 문제라고 본 것”이라면서 “사실상 은행에 대한 규제 입장을 밝히자 은행들이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인하하는 태도를 취했다”고 분석했다.

    [땅집고]2022년 6월 2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부동산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박상훈 기자


    ■전세대출 금리 여전히 부담, 전세사기 불안도…월세ㆍ반전세 수요 급증

    당국의 압박으로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어느 정도 안정화 수순을 밟고 있지만, 시장의 탈(脫)전세화 현상은 막을 수 없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심리적 부담에 더해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불안감으로 임대차 수요가 전세가 아닌 월세나 반전세로 이동하면서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12월 서울 아파트 월세(월세ㆍ준월세ㆍ준전세) 거래량은 7510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량 1만5356건 중 절반 가까이인 48.9%를 차지했다. 월세 비중은 2019년12월29.5%에 불과했지만, 2020년 12월 36.3%, 2021년 12월 44.3%로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전세에서 월세 갈아타기 상담도 늘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전세 보증금 전환율하는 비용이 전세대출 이자보다 싸기도 하고, 최근 전세사기 사건이 속출하자 불안감에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전세대출 금리가 낮췄다고는 해도 여전히 높기 때문에 앞으로 전세의 월세화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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