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좀 먹히나 했더니…서울 아파트값 하락폭 다시 확대

[땅집고]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다시 커졌다. 1·3대책 발표로 규제 완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시장의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떨어져 전주 대비 하락폭이 2배 이상 커졌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각각 0.15%, 0.07% 떨어졌다. 신도시는 0.04%, 경기·인천이 0.07% 내렸다.

서울은 일부 지역에서 급매물 문의가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매수 관망세가 우세한 분위기다. 25개 자치구 중 16곳에서 하락한 가운데 지역별로는 ▼관악(-0.42%) ▼강남(-0.31%) ▼영등포(-0.22%) ▼강북(-0.19%) ▼구로(-0.08%) ▼동대문(-0.05%) ▼서초(-0.05%) 순으로 빠졌다. 관악은 봉천동 관악푸르지오, 성현동아 등 매물이 쌓이는 대단지를 중심으로 500만원~3000만원 내렸다. 강남은 역삼동 역삼래미안,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2차 등이 5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영등포는 신길동 래미안에스티움, 보라매SKVIEW 등이 2000만~2500만원 내렸다. 안전진단 기준 완화로 재건축 문턱이 낮아지면서 사업 초기 단지들이 몰려 있는 노원과 양천은 하락폭이 둔화됐다.

신도시는 ▼평촌(-0.18%) ▼산본(-0.16%) ▼광교(-0.12%) ▼판교(-0.01%) 등이 떨어졌고, 그 외 지역은 보합(0.00%)을 나타냈다. 평촌은 평촌동 꿈한신, 꿈라이프, 호계동 무궁화한양, 무궁화효성 등이 500만~2000만원 하락했다. 산본은 산본동 가야5단지주공1·3차가 1000만~2000만원 내렸다.

경기·인천은 매물이 쌓이는 대단지를 비롯해 아파트 입주가 이어진 수원, 용인, 화성 등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지역별로 ▼수원(-0.19%) ▼안양(-0.18%) ▼용인(-0.14%) ▼성남(-0.13%) ▼화성(-0.11%) ▼시흥(-0.10%) 등에서 내렸다. 수원은 천천동 화서역푸르지오더에듀포레, 권선동 수원권선자이e편한세상, 권선SK뷰 등이 250만~3150만원 떨어졌다. 안양은 호계동 호계2차현대홈타운, 안양동 삼성래미안, 주공뜨란채 등이 500만~2000만원 하락했다. 용인은 동천동 용인동천자이, 풍덕천동 e편한세상수지 등이 500만~1750만원 내렸다.

전세시장은 서울이 0.16% 하락했고, 신도시와 경기ㆍ인천이 각각 -0.07%, -0.09%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수요 둔화로 물건 적체가 심화되는 대단지와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는 경기 남부권에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주택 시장의 거래절벽이 길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시장 정상화를 위한 규제 완화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달 30일부터는 소득 조건 없이 기존 보금자리론 대비 대출한도가 확대된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접수가 시작되고, 12일부터는 세제 특례 적용을 받는 일시적 2주택자의 종전주택 처분기한이 신규주택 취득일로부터 3년 이내(기존 2년)로 연장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의 대상이 되는 9억원 이하 주택 거래비중이 이전 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사상 첫 7회 연속 인상된 기준금리(3.25%→3.50%), 경기 침체 및 집값 하락 우려 등 때문에 단기간 내 신규 수요 진작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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