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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화난다" 원희룡도 분노케 한 임대아파트 충격적 하자 수준

    입력 : 2023.01.09 18:20

    [땅집고] 이달 6일 충북 충주시에 입주를 시작한 '제일풍경채 충주 호암' 아파트 벽면에 '그냥 사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분명 정식 입주일인데 벽지는 찢어져 있고, 베란다엔 샷시도 없고…. 공사가 이 지경인데도 벽면에 조롱하듯이 ‘그냥 사세요’라는 문구까지 적혀있었습니다. 말이 되나요?”

    제일건설이 충북 충주시에 공급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 ‘제일풍경채 충주 호암’이 입길에 올랐다. 총 874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는 일반공급 기준 전용 84㎡(34평) 표준 보증금이 9500만원, 월세는 14만8000원 수준이다. 바로 옆 ‘충주호암지구에듀시티’나 ‘충주호암두진하트리움’ 등 신축 아파트가 전세보증금 3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금액으로 최장 10년 동안 거주할 수 있어 지역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달 6일 ‘제일풍경채 충주 호암’ 입주가 시작됐다. 그런데 부푼 마음을 안고 새 보금자리를 찾은 예비입주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분명 정식 입주일인데도 공사를 제대로 마치지 않은 집이 한두 가구가 아니었던 것.

    [땅집고] '제일풍경채 충주 호암' 아파트 내부 벽지가 뜯겨져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제일풍경채 충주 호암' 일부 가구에선 벽체와 창문이 벌어져 바깥이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입주자들이 제보한 사진에 따르면 아파트 내부 곳곳에 벽지가 죽죽 뜯겨나가거나, 도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 보인다. 배설물이 줄줄 흐른 자국이 선명한 벽체도 발견됐고, 일부 가구 베란다는 새시도 설치돼지 않은 채 뻥 뚫려있다. 심지어 창문과 벽체가 벌어진 틈 사이로 바깥이 보일 정도로 공사가 부실해 안전 문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입주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은 다섯 글자의 조롱성 글 때문이다. 지난달 사전점검 기간에 하자보수를 신청했는데, 보수를 신청한 벽면에 검은 펜으로 ‘그냥 사세요’라는 문구가 써있었던 것.

    심각한 공사부실 현장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무슨 사정이 있었길래 이렇게 말도 안되게 지어진 것이냐. 신축아파트에 하자가 있는 것까지는 이해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이건 그냥 공사를 안한 수준이다. 앞으로 ‘제일풍경채’ 브랜드를 적용한 아파트는 피해야겠다”는 등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땅집고] '제일풍경채 충주 호암' 아파트 벽지 마감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일부 벽면에는 배설물이 흘러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결국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일풍경채 충주 호암’의 부실 공사 사태에 대해 직접 언급하며 수습에 나섰다. 제일건설이 이 아파트를 지을 때 공공의 지원을 받았던 만큼 부처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 장관은 9일 오전 페이스북에 “공공이 지원하고, 민간건설업체가 시공한 일부 서민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니 정말 황당하고 화가 난다”며 “자재 수급 곤란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미안하다’는 말 대신 ‘그냥 사세요’라고 조롱까지 했다고 하니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그나마 국토부가 확인에 나서자 부랴부랴 하자처리를 완료했다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하자투성이 단지를 하루만에 조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정말 실제로 하자보수가 모두 완료됐는지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땅집고 취재진은 부실 공사의 원인과 향후 피해보상 등 대책을 묻기 위해 제일건설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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