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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등가? 흙집? 이젠 신흥 부촌…청량리가 날아오른다

    입력 : 2023.01.09 11:54 | 수정 : 2023.01.13 10:18

    [땅집고] 청량리역 일대 정비사업장 현황. /김서경 기자

    [땅집고] 과거 홍등가와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각인된 청량리역 일대가 명품 주거단지로 환골탈태 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청량리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를 비롯해 제기4구역, 청량리 6ㆍ 7ㆍ 8구역 등 정비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청량리역세권 미주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들 사업장이 모두 정비사업을 마무리지으면 청량리역 출구가 있는 왕산로 일대는 5000가구 이상의 아파트촌로 탈바꿈하게 된다.

    현재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과 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이 지난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ㆍC노선 환승역으로 선정되면서 강북권 교통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GTX청량리역 광역환승센터’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 기간은 이달부터 2023년 6월까지다.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6구역'의 한 골목. 골목의 폭이 1m남짓하며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다. /김서경 기자

    ■ 청량리제7구역 곧 착공…제기4구역 관리처분 인가, 9부능선 넘어

    일대 정비사업장들이 모두 청량리역 교통망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홍릉 일대 사업장들은 시공사 선정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청량리제6구역’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현장 설명회를 진행했다. 1차 현장설명회 당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대형사 8곳 참석했으나, 본 입찰에는 GS건설이 단독 입찰해 유찰됐다. 6구역 조합은 정관에 따라 3차 설명회까지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청량리동 205번지 일대 8만3883.1㎡에 지하 3층~지상 22층, 21개동, 1493가구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청량리동 재개발 구역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속도가 가장 빠른 ‘청량리제7구역’은 본착공을 앞두고 있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하 6층~지상 18층, 76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지 내 도로와 관련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어, 이 작업이 끝나는 대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곳은 올해 일반 분양 가능성도 제기된다.

    6ㆍ7구역보다 청량리역에 가까운 ‘청량리제8구역’은 지하 3층~지상 24층, 610가구로 탈바꿈한다. 8구역 조합은 오는 9일까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다. 인근의 ‘제기4구역’은 지난해 8월 재개발 사업의 9부 능선으로 불리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다. 제기4구역은 지하 2층에~지상 25층 규모의 11개동, 909가구 조성을 목표로 한다. 제기 6구역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준비 중이다.

    홍릉일대는 서울 대표 노후 주거지로 꼽힌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일제시대부터 사람들이 많이 살던 곳으로, 현재도 과거의 흔적이 남아있는 집들이 있다. 조성수 대성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흙으로 지어진 집이 아직 남아 있는 곳”이라며 “겉에만 시멘트를 발라놔 난방은 물론, 방음도 전혀 안되는 집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일대는 노후주택 밀집지로, 집과 집 사이 간격이 30cm 미만인 곳도 있다. 일부 골목 폭은 1m로, 아예 차량 진입이 불가능했다. 빌라 형태의 다세대주택도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미주아파트' 전경. /김서경 기자

    ■미주아파트 재건축ㆍ전농 9구역 재개발도 속도전

    서울시도 청량리역 일대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 일대의 유일한 재건축 단지인 ‘미주아파트’는 지난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기본계획 변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통과해 1370가구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이 단지는 1978년 지어져 재건축연한을 채운 지 오래다. 시는 지난 2010년 당시 단지가 도시계획도로(폭 20m)로 분리된 것을 감안해 2개의 정비예정구역으로 추진했으나, 이번에 단일 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미주아파트와 마주보는 ‘전농9구역’도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전농9구역’은 2004년 정비예정구역 지정 이후, 장기 정체된 사업구역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 후 서울시와 동대문구의 행정지원을 받으면서 지난해 7월 공공재개발 신규 후보지 중 최초로 사전기획까지 완료했다. ‘전농9구역’에는 지하 2층~지상 30층 규모의 29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선다. 동대문구는 2025년 착공,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2번출구 인근에서 바라본 '청량리역 롯데캐슬SKY-L65' 전경. /김서경 기자

    ■ 올해 초고층 단지 줄줄이 입주…“스카이라인이 바뀐다”

    최근 청량리역 일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 이유 중 하나는 청량리역 초고층 단지들이 모두 올해 안에 입주하기 때문이다. ‘청량리 해링턴 플레이스’(청량리3구역)와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동부청과시장구역),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청량리4구역),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성바오로 병원 부지)가 순차적으로 1월과 5월, 7월, 11월 준공된다. 이들 단지는 타워크레인을 철거하고, 도색과 내부 인테리어 등 막바지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4개 단지는 모두 40층 이상으로 지어졌다. 이중 가장 가구수가 많은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는 65층 규모 4개 동에 공동주택 1425가구, 오피스텔 528실을 갖췄다. 건물 높이는 226m가 넘어 강북권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총 1152가구의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도 58층 규모로 들어선다.

    업계에서는 4개 단지가 입주를 마치고 인근 정비사업이 활발히 추진되면 청량리역 일대가 강북권 시세를 견인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GTX나 복합환승센터 사업 완공까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미 초고층 단지들이 다 지어진 만큼, 이 일대가 신흥부촌이 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며 “백화점, 마트 등 상권과 지하철 여러 노선을 갖춘 데다 상업시설도 더 들어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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