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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 밭 지금 넘겨주세요"…증여세 덜 낼 방법 있을까

    입력 : 2023.01.04 14:53 | 수정 : 2023.01.16 14:0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땅집고] 김영철 씨(가명)는 올해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한 후 경기 여주시에 있는 부친 김명길씨(가명) 소유의 농지를 증여받아 직접 영농에 종사하며 노후를 보낼 계획이다. 영철씨는 최근 직계비속에게 농지를 증여할 경우 5000만원까지만 공제된다는 것과 상속세 과세가액은 피상속인의 사망일로부터 10년 이내 증여한 재산도 합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영철 씨는 지금 농지를 증여받을 경우 상속세 신고 시 사전증여가 적용돼 오히려 내지 않아도 될 세금만 더 물게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아버지 기대수명이 10년이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영철 씨는 영농을 목적으로 미리 아버지의 농지를 증여받는다면 세금을 얼마나 납부해야 할까.

    ■ 농지 증여세 감면 요건은?

    영철씨가 증여받는 농지에 대한 증여세 감면을 받기 위해 어떠한 요건을 충족해하는지 조세특례제한법 제71조와 조세특례제한법시행령 제68조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첫번째로 증여받는 농지는 4만㎡이내의 농지법에 따른 토지여야 한다. 두번째, 증여자는 농지가 소재하는 시ㆍ군ㆍ구, 그와 연접한 시ㆍ군ㆍ구 또는 해당 농지로부터 직선거리 30㎞ 이내에 거주(이하 농지소재지 거주)하면서 증여일로부터 소급하여 3년 이상 계속해 직접 영농에 종사하고 있는 거주자여야 한다.

    세번째는 수증자는 증여일 현재 만18세 이상인 직계비속으로서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기한까지 농지소재지에 거주하며 증여받은 농지에서 직접영농에 종사해야 한다. 네번째 요건은 증여자, 수증자 각각에 대해 영농 및 부동산임대업 소득외의 사업소득금액과 총급여액의 합계액이 3700만원 이상인 과세기간이 있는 경우 해당 과세기간에는 직접영농에 종사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이 요건을 갖춰 내달31일까지 증여하는 경우 해당 농지의 가액에 대한 증여세의 100분의 100에 상당하는 세액(5년간 1억원 한도)을 감면한다.

    영철씨는 여주시에 거주하고 있고, 은퇴 후 증여받은 농지에서 발생하는 영농소득 외의 다른 소득은 없다. 영철씨 부친 또한 여주시에 살면서, 해당 농지에서 근30년 동안 직접 영농에 종사해왔으며, 영농소득외의 타소득은 없다. 즉, 영철씨는 부친으로부터 해당 농지를 증여받을 경우 5년간 1억원 한도로 증여세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땅집고]증여세율.

    그럼 영철씨가 증여세를 단 1원도 부담하지 않으려면 해당 농지가액을 얼마나 증여받아야 하는 걸까. 직계비속 증여재산공제는 5000만원이고, 영농자녀가 증여받는 농지에 대한 증여세 감면은 1억원이므로 역산해 계산하면 증여받는 농지가액 기준으로 약 5억8000만원까지는 증여세액이 발생하지 않는다. 5억8000만원에서 직계비속증여재산공제 5000만원을 뺀 금액에 증여세율 30%를 적용하고, 누진공제액(6000만원)과 증여세감면세액(1억원)을 빼면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조선DB

    ■ 영농자녀가 증여받은 농지, 상속세 과세가액에 미포함

    상속세및증여세법 제13조 제1항에 따르면 상속세 과세가액은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을 포함한다. 하지만, 증여세 감면을 받은 영농자녀등이 증여받은 농지는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하는 증여재산가액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즉, 아버지 명길씨가 아들 영철씨에게 농지를 증여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사망한다 하더라도 해당 농지가액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상속세 신고 시 상속세 과세가액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농지 증여로 인한 추가적인 상속세부담은 없는 셈이다.

    영철씨와 같이 영농자녀가 증여받는 농지에 대한 증여세 감면은 농민의 안정적인 농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일종의 세제혜택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정당한 사유 없이 증여받은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양도하거나 증여받은 농지에서 직접 영농에 종사하지 않게 된 경우, 그 농지에 대한 증여세의 감면세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는 사후관리가 이뤄진다. 직접 영농에 종사할 계획이 있는 거주자는 이 점에 유의해 농지 증여에 따른 세제감면 혜택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글=김지영 NH농협은행 세무전문위원, 정리=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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