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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구입부담 '역대 최고'…집값 내렸지만 금리 인상 때문

    입력 : 2023.01.02 15:52

    [땅집고]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연합뉴스

    [땅집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연이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택구입부담지수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일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9.3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지난 2021년 4분기 83.5로 사상 첫 80을 돌파하면서 이전 최고치였던 2008년 2분기 76.2를 넘겼다. 지난해 1분기 84.6, 2분기 84.9에 이어 3분기 89.3까지 네 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로, 수치가 높을수록 주택구입부담이 가중된다는 의미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으로 가구소득의 약 25%를 부담하면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00으로 산출되며,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시세와 통계청 가계조사 및 노동부의 노동통계조사,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을 토대로 계산한다. 가계 소득과 금리, 주택가격을 모두 아우르기 때문에 주택가격의 고평가 또는 저평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작년 3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214.6으로, 2분기(204.0) 대비 10.6포인트 상승하면서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지역의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경우 소득의 절반이 넘는 54%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적정 수준으로 평가하는 서울의 주택부담지수(130~140)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서울에 이어 세종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지난해 3분기 134.6으로 2위를 차지했고 경기가 120.5, 인천 98.9, 제주 90.9, 부산 88.1, 대전 86.6, 대구 80.6, 광주 66.4 순이었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유는 작년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수산출의 토대가 되는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은 1~11월 누적 4.79% 하락했다. 이는 2003년 12월 이후 동기간은 물론 연간 기준으로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1월 4.89% 내려 2012년 1∼11월(-6.05%)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금리 역시 빠르게 상승하면서 가계 부담을 키웠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약 1년 3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3.25%로 2.75%포인트 올렸다. 예금은행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중평균)는 2021년 8월 2.88%에서 지난해 11월 4.74%로 1.86%포인트 상승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3.97%에서 7.85%로 3.88%포인트 급등했다.

    HF 관계자는 “3분기 전국 중위주택가격은 전분기 대비 1.2% 하락하고 중위가구소득은 0.2% 상승했다”면서 “대출금리 수준이 18.6% 상승하면서 전국 주택가격부담지수가 4.4포인트 상승했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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