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1.02 07:43
[땅집고] 정부가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거래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1월 중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예고했다. 이에 어느 지역이 규제에서 풀릴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3차례에 걸쳐 전국 대부분의 규제지역을 해제했고, 현재 남은 규제지역은 서울과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등 총 5곳이다.
규제지역은 물가, 집값 변동률 같은 정량적 요소와 함께 매수·매도 심리 등 정성적 요소를 고려해 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최근 집값이 급락하면서 정량적 평가로는 모든 지역이 해제 요건을 충족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경기 4곳과 서울 외곽지역, 심지어 강남권까지도 규제지역에서 해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서울 노원·도봉 규제지역 해제 유력…송파구는?
국토부는 지난해 6월과 9월, 11월 세 차례에 걸쳐 규제 지역을 해제했다. 다만 서울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 4개 지역에 대해선 규제 지역으로 남겨뒀다.
하지만 남아있는 규제지역 아파트값이 올 하반기 크게 급락했다. 서울에서는 최근 석달간 노원구, 도봉구, 송파구 집값 변동률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노원구는 -5.47%, 도봉구는 -4.11%, 강남권인 송파구는 -3.69% 하락했다. 노원구의 경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벤처 부동산 포럼’에 참석해 “서울의 경우, 노도강에도 거래단절 여파가 미치고 있어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해 규제지역 해제가 더욱 유력해보인다.
노원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에서도 지난 한해 누적 하락률(1월~12월)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2021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매수가 몰리며 상승률 1위(9.83%)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12.02% 로 하락률 1위를 기록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심지어 최근 정부가 재건축 사업의 최대 걸림돌인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했음에도 가격이 계속 하락세다.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노원’ 59㎡는 12월 11일 7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지난 8월 9억8700만원 거래된 것보다 2억1700만원 하락했다.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41㎡는 12월에 4억8000만원에 팔려 지난 3월 최고가였던 6억3000만원(3월)보다 1억5000만원 떨어졌다. 상계주공3단지 84㎡는 8억원에 거래돼 작년 최고가 9억9000만원보다 1억9000만원 떨어졌다.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 84㎡는 지난 6월 9억4500만원에서 2억9500만원 하락한 6억5000만원에 직거래 됐다.
송파구에서는 대단지 위주로 가격이 빠졌다. 송파구는 올초부터 강남 3구 중 유일하게 집값이 흔들리기 시작했던 지역이다. 이른바 ‘잠실 5대장’이라 불리는 엘리트레파 (엘스·리센츠·트리마제·레이크팰리스·파크리오)를 비롯해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 값이 많이 떨어졌다.
신천동 파크리오 84㎡는 12월 17억원에 팔려 1년 전 최고가 25억1000만원보다 8억원 넘게 하락했다. 작년 10월에 27억원에 신고가를 썼던 ‘잠실엘스’ 84㎡도 12월에는 각각 20억 4000만원(22층)·19억 4500만원(16층)에 매매됐다. 2021년 23억8000만원에 매매된 가락동 ‘헬리오시티’ 84㎡는 15억7000만원까지 호가가 하락했다. 지난달 같은 면적이 16억 7000만원(15층)에 실거래된 이후 불과 한 달만에 1억원이 추가 하락했다.
■ 광명·하남·과천·분당 ‘10억클럽’ 줄줄이 이탈…“매수세 살아나기 어려울 듯”
경기권에서는 광명시가 -6.85% 하락해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남시가 -4.36%, 과천시가 -3.75%로 뒤를 이었다. 경기도는 작년 상반기 대부분의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됐지만 연말 미분양 가구가 5080가구에서 7037가구로 38.5% 폭증해 가격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광명시는 최근 재정비사업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광명시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 84㎡는 2021년 13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던 것이 작년 7억8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최고가 대비 42% 낮아졌다. 광명역 초역세권 아파트 ‘광명역써밋플레이스’ 같은 주택형은 2021년 9월 14억8800만원에 팔리면서 15억원 턱 밑까지 올랐던 84㎡ 집값이 작년 11월에는 9억9000만원까지 낮아지면서 ‘10억 클럽’을 이탈했다.
남은 규제지역인 하남시와 과천시, 성남(수정·분당구)도 마찬가지다. ‘미사강변하우스디더레이크’ 84㎡는 2021년 9월 11억6000만원에 팔리면서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가, 작년 11월 7억7800만원으로 떨어졌고,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59㎡는 12월 9억8000만원에 거래돼 10억원선이 깨졌다. 1기 신도시 재건축 기대감에 작년 초까지만해도 고공행진했던 분당구 아파트 가격도 다시 꺾였다. 분당구 서현동 효자촌삼환아파트 84㎡는 한달여전인 11월 9억7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 12억95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하락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 지역을 설정하는 기본적인 목표가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규제지역을 유지하는데 따른 실익이 없는 상황”이라며 “송파구는 일부 지역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까지 있기 때문에 규제지역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대부분이 규제지역 해제에도 현재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수요가 위축된 원인이 규제지역보단 금리 인상 기조 때문이어서 즉각적인 변화가 일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연구원도 “얼어붙은 매수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무엇보다 최종 기준 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오를지, 또 고금리 기조에 따른 수요 측면에서의 위축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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