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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하락률 1위라고?"…'준서울' 광명이 어쩌다

    입력 : 2022.12.29 07:34


    [땅집고] 경기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세권지구 일대. /조선DB

    [땅집고] “지난 부동산 상승장 때 광명 집값도 그야말로 미친듯이 올랐잖아요. 서울과 직결되는 신안산선 개통 호재까지 업었으니 상승폭이 엄청 컸죠. 그런데 올해는 시장이 냉각된 데다 광명시는 규제지역으로 묶여있으니 다른 지역보다 조정을 더 크게 받고 있는거죠.”

    경기 광명시는 부동산 시장에서 ‘준(準) 서울’ 입지로 꼽힌다. 경기도에 속하지만 국내전화 지역번호를 서울과 같은 ‘02’를 쓴다. 서울 구로구·금천구와 맞붙어 있는데다 여의도·공덕·서울역 등 서울 핵심지역과 직결하는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까지 가시화하면서, 지난 4년여 동안 이어진 집값 상승기 때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수도권 집값이 폭등 수준으로 올랐던 2020~2021년에는 광명시 집값 상승률도 매년 10%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광명시 일대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정반대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지금까지 광명시 아파트 매매가격이 13.53% 떨어져, 전국에서 집값 하락률 1위를 찍고 있는 것.

    ■15억 턱 밑까지 오르더니…이젠 10억 클럽도 이탈

    [땅집고] 올해 폭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경기 광명시 일대 아파트 단지들. /이지은 기자

    ‘철산래미안자이’는 지하철 7호선 철산역까지 도보로 10분 정도인 역세권 입지면서,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적용한 총 2072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다. 지난해 10월 이 아파트 전용 84㎡가 13억5000만원에 팔리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실거래가가 점점 낮아지더니, 지난 11월에는 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가 대비 42% 빠져 거의 반토막 났는데, 이 정도면 2018년 집값 수준이다.

    2018년 입주한 신축이면서 지하철 1호선과 KTX 노선이 지나는 광명역 초역세권 아파트 ‘광명역써밋플레이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14억8800만원에 팔리면서 15억원 턱 밑까지 올랐던 84㎡ 집값이 올해 11월에는 9억9000만원까지 낮아지면서 ‘10억 클럽’을 이탈했다. 더 작은 주택형인 59㎡ 역시 지난해 9월 11억8000만원에서 올해 2월 7억7000만원으로, 4억 넘게 빠졌다.

    ■ 고금리·거래절벽 악재 속 규제지역에 발목잡힌 광명시

    부동산 전문가들과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광명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가 다른 수도권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한다. 올해 들어 집값 고점 인식 확산과 잇단 금리 인상으로 매수세가 뚝 끊기는 바람에 아파트 매매거래 자체가 실종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최고점 대비 수억원 낮은 급매물 거래만 이어지고 있어 통계상 광명시 집값이 유독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땅집고] 현재 전국에서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은 서울과 광명을 비롯해 총 5곳 뿐이다. /조선DB

    광명시가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남아 있어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전국에서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는 지역은 서울과 광명·과천·성남·하남 총 5곳이다. 규제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제한이 있고,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와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등 대출·세제·청약 등에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투자자 뿐 아니라 실수요자들도 섣불리 주택을 매수하기가 어렵다.

    광명시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광명시가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편인 데다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 때문에 수도권 지역 중에서도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편이었다”며 “하지만 매수세가 끊긴데다 고금리 여파로 자금 조달까지 어려워지니 지난해 최고가에 집을 살 사람을 찾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가끔 오는 문의도 최근 ‘폭락 거래’보다 더 낮은 호가에 등록된 매물이 없는지 확인하는 전화가 전부일 정도”라고 했다.

    ■분양 쏟아지는 내년이 더 문제…‘규제 해제’ 주목

    [땅집고] 오는 2023년 광명뉴타운에 대규모 새아파트 분양이 예정돼있다. /조선DB

    내년 광명시 집값은 어떻게 움직이게 될까.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금리 등 거시 경제 사정이 나아지기 전까지는 광명시 아파트 가격이 쉽게 상승 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광명에는 내년에 대규모 분양까지 예정돼있어 기존 아파트를 매수하기보다는 시세보다 저렴한 새아파트를 분양 받으려고 대기하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아, 매수세가 더 쪼그라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내년 광명시에는 총 5개 단지, 1만5432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대부분 광명뉴타운 입지면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다. ▲광명1R구역 3585가구 ▲광명2R구역 3344가구 ▲광명4R구역 1957가구 ▲광명5R구역 2878가구 ▲철산10·11구역 1490가구 등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가 내년 규제지역을 추가로 해제한다고 예고한 터라, 집값 하락폭이 큰 광명이 만약 해제 대상이 된다면 시장에 숨통을 어느 정도 틔워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기 때문에 집값이 빠르게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수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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