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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잡을 '파격 혜택'도 이젠 끝?…궁지 몰린 시행사들

    입력 : 2022.12.28 07:59

    [땅집고] '힐스테이트 동탄역 센트릭' 아파트 홈페이지에 게재된 분양 관련 혜택. /현대건설

    [땅집고]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면서 시행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0월말 기준 국내 미분양주택물량은 수도권 7600호, 비수도권 3만9600호 등 총 4만7000호로 집계됐다. 3월말(2만8000호)에 비해 67.9% 증가한 수치다.

    미분양 사태는 시행사에 자금압박을 불러오게 된다. 분양 대금이 들어와야 유동성이 확보되고 사업 추진에 힘을 받게 되는데 미분양이 장기화 되면 시행사와 시공사의 재무상태를 악화시키고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업계는 중도금 무이자 대출, 계약금 정액제 등 다양한 유인책을 꺼내들며 수요자들을 공략하고 있지만 이 또한 금리인상의 여파로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월 충남 천안에서 일반 분양자 모집에 나선 '천안 롯데캐슬 더 두정' 아파트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전 평형에서 미달 사태가 났다. 해당지역은 물론, 기타지역 청약자까지 끌어모았으나, 1순위를 다 채우지 못했다. 단 4가구만 공급해 희소성이 있는 전용 119㎡ 평형이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전용 59㎡의 경우 기타지역 청약자를 통해 1순위 청약자를 채웠다. 이 단지는 결국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경기도 평택 화양지구에 조성되는 995가구 대단지 아파트 ‘포레나 평택 화양’도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이 단지는 계약금 정액제도 내걸었다. 전용면적 74㎡ㆍ84㎡ ㆍ 99㎡ 등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중형 평형으로 구성된 데다 등기 전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는 단지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수분양자의 중도금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은 이제 일반 분양 시장에서 필수 코스로 꼽히고 있다. 모처럼 서울 대단지 분양으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는 중도금대출 이자를 후불로 낼 수 있게 했다. 이 단지는 총 2840가구 중 1330가구 분양에 나섰으나, 고금리로 인해 미분양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이 단지는 이자 후불제 외에도 중도금 안심 금리 보장제도 제공한다. 계약부터 입주 시점 기간까지 발생하는 수분양자의 자금 부담을 대폭 덜어주는 것이다. 일부 분양 단지에서 고금리로 인해 계약 취소 등의 사태가 일어나는 만큼, 최악의 사태가 빚어지지 않게 미리 신경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미분양 사태는 시공사가 최후의 카드마저 꺼내들게 만들었다. 올해 2월 중순 분양한 ‘칸타빌 수유 팰리스’는 고분양가로 인해 미분양 사태를 빚었고,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낮춰서 입주자를 찾았다. 이른바 할인분양이다. 이 단지 분양가는 최초 전용면적 59㎡ 기준 최고 9억2490만원으로, 인근 단지 시세에 비해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다. 같은 구에서 입지와 가구수, 브랜드에서 앞서는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전용 59㎡ 분양가는 7억6500만원이었다. ‘칸타빌 수유 팰리스’는 올해 3월 분양 시장에 나선 이후, 4~9월 내내 공고를 띄웠다. 청약 공고만 무려 7번 낸 것이다. 결국 일부 평형 분양가를 최대 15% 할인해 최초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판매했다.

    [땅집고] 파주에 조성되는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분양 관련 혜택. /대우건설

    하지만 이 같은 중도금 대출 무이자 같은 당근책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바로 금리 인상 때문인데, 최근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중도금대출 금리 인상이 가시화 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SBI저축은행은 신규 중도금대출 최저 가이드금리를 고정금리 10.00%, 변동금리 9.40%로 인상하기도 했다.

    중도금 대출 무이자는 수분양자가 부담해야 할 이자를 시행사가 대납하는 형태이다. 따라서 자금력이 좋은 대형 건설사라고 하더라도 10%대 중도금대출 금리를 부담하면서까지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미분양주택도 증가하고 있어 부동산금융이 부실화될 수 있다”며 “원자재가격 상승 및 미분양 증대 등으로 인한 사업성 악화는 건설 및 부동산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약화시키고,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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