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2.26 07:47 | 수정 : 2022.12.26 11:19
[땅집고] 올해 서울 분양시장의 최대 블루칩으로 꼽힌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청약 실패가 인근 대단지 아파트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집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동안 급격하게 오른 헬리오시티 집값은 빠른 속도로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 지난해 21억원 가까이 올랐던 전용 59㎡는 12억원대로 내려앉았고,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의 호가는 15억원까지 떨어졌다.
■ 헬리오시티 집값 8억 넘게 떨어져
2015년 착공해 2018년 12월 입주한 헬리오시티는 총 84개 동, 최고 35층 높이로 지어졌다. 9510가구 규모로 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이 공동 시공한 국내 최대 단지다. 동쪽 입구 쪽으로는 지하철 8호선 송파역·석촌역이 가까우며 서쪽 입구엔 위례신사선 개통이 예정돼 있다. 단지 내에는 가락초등학교와 해누리초중이음학교가 있다.
헬리오시티는 송파구의 대장주로, 부동산 하락기에도 굳건히 높은 집값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하락세를 타게 됐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전용 59㎡는 이달 1일 12억6500만원에 손바뀜했다. 마지막 거래이자 최고가는 작년 9월 20억9000만원으로, 1년 3개월 만에 8억원 넘게 떨어진 셈이다. 전용 84㎡는 지난 11월 말 16억6000만원대에 거래된 이후로 15억원대까지 호가가 내려왔다. 최고가는 지난해 10월 매매 거래된 23억8000만원이다.
현장에서는 부동산 침체기로 인해 헬리오시티 집값이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떨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급매물이 많지는 않다고 했다. 가락동의 A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폭락설이 퍼지면서 급매물을 찾는 문의 전화로 일반 업무를 보기 힘들 정도”라면서 “집값이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국평 15억원 밑, 전용 58㎡ 13억원대 급매물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삼천공인중개사 홍순화 대표는 “지난 두 달 사이에 급매물 거래가 많이 됐는데, 이는 상급지 갈아타기를 하려는 사람들”이라면서 “네이버 부동산에는 매물이 400~500건씩 올라오지만, 실매물은 100건 수준이다. 대단지라 부동산만 100군데만 넘는데, 허위 매물이 많은 편이어서 현지 공인중개사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 둔촌주공 계약에 영향 미칠까
해가 바뀌어도 당분간 부동산 침체기가 이어지며 헬리오시티 뿐만 아니라 집값은 더 떨어진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보수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서 당분간 시장 상황은 지금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부동산은 금리 영향을 매우 크게 받기 때문에 전반적인 집값 하락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헬리오시티 집값 하락이 부동산 침체기 영향에 더해 둔촌주공의 흥행 실패 때문이라고도 분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헬리오시티 집값이 내려가서 둔촌주공 청약이 낮아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둔촌주공 청약경쟁률로 인해 다시 헬리오시티 집값이 떨어지는 등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며 “올라갈 때는 ‘갭 매우기’를 하며 상급지를 따라 올라가지만, 반대 경우엔 상급지를 상한선으로 보고 하급지도 같이 하락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4일부터 시작되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계약에도 비상이 걸렸다. 각종 옵션 가격을 포함할 경우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분양가는 14억원에 육박하는데 헬리오시티와의 차액이 1억원에 불과해 ‘저렴한 분양가’를 기대한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 꼬마빌딩, 토지 매물은 ‘땅집고 옥션’으로 ☞이번달 땅집고 옥션 매물 확인
▶ 우리집 재산세·종부세·양도세 땅집고 앱에서 단번에 확인하기. ☞클릭!
▶ 국내 최고의 실전 건축 노하우, 빌딩 투자 강좌를 한번에 ☞땅집고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