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2.25 07:49 | 수정 : 2022.12.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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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우리 집 앞에 있던 유치원이 어느새 ‘노(老)치원’으로 바뀌었네요;; 정말 대한민국이 늙어가고 있긴 한가봅니다ㅠㅠ”
우리나라 인구 구조가 아이보다 노인이 많은 ‘역 피라미드형’으로 바뀌고 있다. 평균 수명 증가로 고령 인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OECD 38개국 중 유일하게 합계 출산율이 ‘0점’대일 정도로 심각한 저출생률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출산은 줄고 노인 인구가 늘면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은 경영난으로 그 수가 점점 줄어드는 반면,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요양시설인 이른바 ‘노치원’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고 있는 추세다. 수요에 맞춰 전국 곳곳에선 기존 유치원 건물을 노치원으로 변경하는 현장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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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은 유치원을 노치원으로 바꾸는 작업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두 건축물 모두 건축법 분류상 6군인 ‘교육 및 복지시설군’ 중 ‘노유자시설’에 속하기 때문에, 복잡한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단순 신고만으로 빠르게 업종을 전환할 수 있다는 것.
현행 건축법상 건축물은 크게 9개의 시설군과 29가지의 용도로 구분된다. 기존 건물의 시설이나 용도를 변경할 때는 구청 등 관할기관에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상위군에서 하위군으로 변경하는 경우 신고해야 하며, 반대로 하위군에서 상위군으로 변경하려면 허가를 받아야한다. 따라서 시설군과 용도가 모두 같은 유치원과 노치원은 제대로 신고만 하면 업종 전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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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건물 리모델링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건물 사용자가 어린아이에서 고령자로 바뀌는 만큼, 건물 내외부 곳곳에 노인 친화적인 설계 디테일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 이 때 ‘노인은 곧 장애인이나 환자와 다름없다’, ‘노인은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편견은 금물이다. 노인들의 거동을 돕는 기구나 장비들은 물론 필요하지만, 모든 생활에 관여하는 식의 과도한 설계나 건물 구성은 되레 노인들의 신체 기능을 해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잘못된 노치원 설계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건물 내 계단을 전부 경사로로 바꾸는 것이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다니기에는 경사로가 더 편하긴 하지만, 건강을 고려하면 평지를 걷는 평면 운동 뿐 아니라 계단을 오르는 수직 운동도 꼭 필요해서다. 안전 손잡이 역시 모든 공간에 설치할 필요 없이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해야 하는 공간인 안방과 화장실, 안전이 필요한 계단 정도에만 둬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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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노치원 내 ‘커뮤니티 시설’도 주목을 끈다. 건물 고층에는 노인들이 각자 방을 쓰면서 사생활을 지킬 수 있는 1인실을 두고, 저층부에는 다른 노인들과 교류하면서 사회성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공용 시설을 만드는 식이다.
시니어 돌봄 플랫폼 ‘케어닥’의 박재병 대표는 “기존 노치원이 요양보호사 등 서비스 공급자가 많은 노인을 쉽게 돌볼 수 있는 다인실 위주 구성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제 사용자인 노인의 만족도를 고려한 1인실 위주 구성이 늘고 있다”며 “노인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성인이며, 내가 싫어하는 공간은 노인도 똑같이 싫어한다는 개념을 잊지 않고 노치원을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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