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2.21 16:56 | 수정 : 2022.12.22 01:22
[땅집고] 노창희 땅집고 건축주 대학의 강사가 최근 신간 ‘연봉 10억 공인중개사의 영업 비밀’을 펴냈다. ‘연봉 10억’이라… 과연 실현 가능한걸까 라는 생각이 미칠쯤 그가 말한다.
“부동산 세일즈에는 왕도가 있다. 그것도 뻔한 왕도가. 세일즈의 왕도는 건강, 정직, 노력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이 단어들이야말로 부동산 성공의 왕도다.”
책을 쓴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프롭테크가 발전하면서 아파트나 원룸 등의 주택 거래는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시장이 오겠지만, 자산가들은 오히려 고품질의 대면 부동산 서비스를 찾을 것”이라며 “부동산 중개업무를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세일즈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노창희 부사장은 국내 최대 자산관리회사인 메이트플러스(현 젠스타메이트)에서 대형 건물 임대차업무와 중소형 빌딩 PM(자산관리)을 맡았으며 13년 간 이알에이코리아, 리맥스코리아에서 세일즈 코칭 부동산 컨설팅을 했다. 포스코 그룹에서는 그룹사가 보유한 오피스 빌딩의 임대 및 자산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다음은 노창희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 부동산 에이전트가 된 뒤 초기 6개월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초기 6개월은 신입인만큼 업무에 대한 긴장도도 높고 집중할 여력이 큰 시기다. 이때 맺은 잠재고객과의 관계가 10년의 업력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사람과 매도하려는 사람, 즉 고객을 확보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어떤 지역에서 고객을 확보할지 정하고 매일 그 구역 내의 건물주, 건물별 임차인을 만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해당 지역의 공실자료, 공실의 층별 가격을 파악하고 만약 내가 맡은 구역에 신축 건물이 있다면 건물주에게 임대를 대행해주겠다고 제안해야 한다. 이 활동이 지속되면 3개월차쯤 첫 계약도 성사시킬 수 있고 4개월차에는 내 전속의 임대대행 건물, 매매 전속 등을 확보해 매달 계약을 할 수 있게 된다.”
- 중소형 건물과 대형 건물을 거래할 때 에이전트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건물의 규모가 커질수록 의사결정 요소가 많아지므로 더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중소형 건물은 구조가 단순하고 시설도 승강기, 주차설비 등 정도라 건물주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은 편이다. 때문에 건물이 있는 지역이나 부동산의 성격이 건물주 마음에 들기만 한다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 반면에 대형건물은 의사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훨씬 많다. 특히 보이지 않는 설비 시설이 많은데 지하 발전기, 비상전기공급장치인 배터리, 입주자를 위한 서버보관층, 자주식 주차장에서의 안전문제에 대한 대책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고 관리비 절감 방식 등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대형건물은 소유구조가 기업이나 운용사 등 법인인 경우가 많아 여러 결정권자를 설득하기 위해 각종 부동산 정보를 조사하고 모두를 설득할 협상력이 필요하다.”
- 임대인을 설득해 매각·매입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노하우가 있다면?
“건물 매입 의사가 있는 예비 건물주의 구매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1차적으로 중요하다. 만약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매입불가능한 금액의 매물을 제시하면 고객을 놓치게 될 수 있다. 그러려면 우선 매물을 찾는 예비 건물주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어떤 고객은 에이전트에게 얕잡아 보이기 싫어서 자기의 가용 자금을 부풀려 말하곤 한다. 비싼 물건을 보여주면 돈이 없어서 못하겠다는 얘기를 못하니까 수치심을 느끼고 가용자금에 맞는 매물을 구해 줄 다른 사람을 찾는다. 실력이 있는 에이전트는 고객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질문을 통해 자금 조달능력을 파악하고 실제 그가 매입할 수 있는 금액대의 매물을 제시한다.”
- 입지가 떨어져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건물은 어떻게 임차인을 찾을 수 있나?
“건물 임차인들의 만족도가 건물 입지에만 좌우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한때 전자음향기기 업계 선두주자였던 ‘아이리버’는 서초구 양재동 캠코타워에 1만평규모로 3층을 임차 중이었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회사를 축소해야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때 한 에이전트가 내방역 인근의 신축 건물로 이사를 가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캠코타워에 비해 업무지구에서는 살짝 벗어나 있는 위치지만 임대료는 3분의 1로 줄고 기존에 쓰던 사무실보다 면적이 더 넓어진다고 말이다. 에이전트는 새로 입주할 건물의 임대인을 설득해 직원들을 위한 옥상 정원을 마련하고 건물 이름을 아이리버 타워라고 붙여 사옥처럼 사용하겠냐고도 제안한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의 마음도 다치지 않게 할 수 있다.”
- 지금 같은 경기 불황기에 영업 노하우가 있다면?
“경기 불황기에도 부동산 거래는 일어난다. 투자가 위축되면 기업은 임차 면적을 줄여 비용을 아끼고 싶어한다. 또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매물이 없어 매입을 하지 못했던 매수대기자들은 불황기 시장에 나온 매물을 노리기도 한다. 에이전트는 이런 사연을 거래 기회로 보고 노려야 한다. 만약 건물을 빨리 팔아야 하는 고객이 기대 손실을 고려해 매각을 망설이고 있다면 비슷한 조건의 건물 시세가 얼마인지 지속적으로 인지시키고 시장의 흐름을 알려줘야 한다. 에이전트는 단순히 중개업무만 하는 게 아니라 교육 컨설팅의 성격도 갖는 것이다.”
- 예비 부동산 공인중개사에게 강조하고 싶은 덕목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생전 처음보는 건물주, 임차인들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는 용기, 배짱이다. 공실이 난 건물로 들어가 규모가 얼마인지 묻고 인근에 내가 갖고 있는 매물인 신축 건물에 이사할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덕목은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할 수 있는 성실성이다. 마지막으로 일찍 출근해 많은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한다면 에이전트로 성공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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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노창희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 부동산 에이전트가 된 뒤 초기 6개월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초기 6개월은 신입인만큼 업무에 대한 긴장도도 높고 집중할 여력이 큰 시기다. 이때 맺은 잠재고객과의 관계가 10년의 업력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사람과 매도하려는 사람, 즉 고객을 확보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어떤 지역에서 고객을 확보할지 정하고 매일 그 구역 내의 건물주, 건물별 임차인을 만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해당 지역의 공실자료, 공실의 층별 가격을 파악하고 만약 내가 맡은 구역에 신축 건물이 있다면 건물주에게 임대를 대행해주겠다고 제안해야 한다. 이 활동이 지속되면 3개월차쯤 첫 계약도 성사시킬 수 있고 4개월차에는 내 전속의 임대대행 건물, 매매 전속 등을 확보해 매달 계약을 할 수 있게 된다.”
- 중소형 건물과 대형 건물을 거래할 때 에이전트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건물의 규모가 커질수록 의사결정 요소가 많아지므로 더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중소형 건물은 구조가 단순하고 시설도 승강기, 주차설비 등 정도라 건물주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은 편이다. 때문에 건물이 있는 지역이나 부동산의 성격이 건물주 마음에 들기만 한다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 반면에 대형건물은 의사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훨씬 많다. 특히 보이지 않는 설비 시설이 많은데 지하 발전기, 비상전기공급장치인 배터리, 입주자를 위한 서버보관층, 자주식 주차장에서의 안전문제에 대한 대책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고 관리비 절감 방식 등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대형건물은 소유구조가 기업이나 운용사 등 법인인 경우가 많아 여러 결정권자를 설득하기 위해 각종 부동산 정보를 조사하고 모두를 설득할 협상력이 필요하다.”
- 임대인을 설득해 매각·매입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노하우가 있다면?
“건물 매입 의사가 있는 예비 건물주의 구매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1차적으로 중요하다. 만약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매입불가능한 금액의 매물을 제시하면 고객을 놓치게 될 수 있다. 그러려면 우선 매물을 찾는 예비 건물주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어떤 고객은 에이전트에게 얕잡아 보이기 싫어서 자기의 가용 자금을 부풀려 말하곤 한다. 비싼 물건을 보여주면 돈이 없어서 못하겠다는 얘기를 못하니까 수치심을 느끼고 가용자금에 맞는 매물을 구해 줄 다른 사람을 찾는다. 실력이 있는 에이전트는 고객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질문을 통해 자금 조달능력을 파악하고 실제 그가 매입할 수 있는 금액대의 매물을 제시한다.”
- 입지가 떨어져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건물은 어떻게 임차인을 찾을 수 있나?
“건물 임차인들의 만족도가 건물 입지에만 좌우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한때 전자음향기기 업계 선두주자였던 ‘아이리버’는 서초구 양재동 캠코타워에 1만평규모로 3층을 임차 중이었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회사를 축소해야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때 한 에이전트가 내방역 인근의 신축 건물로 이사를 가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캠코타워에 비해 업무지구에서는 살짝 벗어나 있는 위치지만 임대료는 3분의 1로 줄고 기존에 쓰던 사무실보다 면적이 더 넓어진다고 말이다. 에이전트는 새로 입주할 건물의 임대인을 설득해 직원들을 위한 옥상 정원을 마련하고 건물 이름을 아이리버 타워라고 붙여 사옥처럼 사용하겠냐고도 제안한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의 마음도 다치지 않게 할 수 있다.”
- 지금 같은 경기 불황기에 영업 노하우가 있다면?
“경기 불황기에도 부동산 거래는 일어난다. 투자가 위축되면 기업은 임차 면적을 줄여 비용을 아끼고 싶어한다. 또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매물이 없어 매입을 하지 못했던 매수대기자들은 불황기 시장에 나온 매물을 노리기도 한다. 에이전트는 이런 사연을 거래 기회로 보고 노려야 한다. 만약 건물을 빨리 팔아야 하는 고객이 기대 손실을 고려해 매각을 망설이고 있다면 비슷한 조건의 건물 시세가 얼마인지 지속적으로 인지시키고 시장의 흐름을 알려줘야 한다. 에이전트는 단순히 중개업무만 하는 게 아니라 교육 컨설팅의 성격도 갖는 것이다.”
- 예비 부동산 공인중개사에게 강조하고 싶은 덕목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생전 처음보는 건물주, 임차인들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는 용기, 배짱이다. 공실이 난 건물로 들어가 규모가 얼마인지 묻고 인근에 내가 갖고 있는 매물인 신축 건물에 이사할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덕목은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할 수 있는 성실성이다. 마지막으로 일찍 출근해 많은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한다면 에이전트로 성공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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