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2.20 08:09 | 수정 : 2022.12.20 09:09
[땅집고] 1970년대 서울에 지어진 아파트의 평면도를 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식당이나 부엌 옆에 딸린 ‘식모방’ ‘가정부방’으로 쓰인 낯선 공간이다.
‘식모 (食母)’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집에 고용돼 주로 부엌일을 맡아 하는 여자’ 혹은 ‘관아에 속해 부엌일을 맡아 하던 여자 종’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 사이 국가 주도로 지어진 대단지 아파트에는 이들을 위한 공간이 별도로 있었다. ‘식모방’으로 불린 이 곳은 가족의 주 생활 공간인 거실과 거리를 두고, 부엌 안쪽이나 현관 근처에 자리하고 있었다.
일명 ‘식모방’은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산업화에 시동을 걸기 전인 1960년대만 하더라도 식모를 두는 중산층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지 않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 식모살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사회상이었다. 전쟁고아나 농어촌에서 올라온 젊은 여성이 많았던 이유기도 하다.
1970년대 초반 조성된 대단지 아파트에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당시 대단지 아파트 건립을 주도한 대한주택공사(現 LH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집값 지불 능력이 있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대단지 아파트 건립 계획을 세웠는데, 이들이 중산층 생활 습관을 고려한 평면을 짜면서 당시 생활상 중 하나인 식모방이 마련됐다.
이러한 특징이 남아 있는 단지들은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이다.
‘식모 (食母)’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집에 고용돼 주로 부엌일을 맡아 하는 여자’ 혹은 ‘관아에 속해 부엌일을 맡아 하던 여자 종’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 사이 국가 주도로 지어진 대단지 아파트에는 이들을 위한 공간이 별도로 있었다. ‘식모방’으로 불린 이 곳은 가족의 주 생활 공간인 거실과 거리를 두고, 부엌 안쪽이나 현관 근처에 자리하고 있었다.
일명 ‘식모방’은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산업화에 시동을 걸기 전인 1960년대만 하더라도 식모를 두는 중산층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지 않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 식모살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사회상이었다. 전쟁고아나 농어촌에서 올라온 젊은 여성이 많았던 이유기도 하다.
1970년대 초반 조성된 대단지 아파트에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당시 대단지 아파트 건립을 주도한 대한주택공사(現 LH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집값 지불 능력이 있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대단지 아파트 건립 계획을 세웠는데, 이들이 중산층 생활 습관을 고려한 평면을 짜면서 당시 생활상 중 하나인 식모방이 마련됐다.
이러한 특징이 남아 있는 단지들은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이다.
1971년 준공된 ‘한강맨션’은 660가구, 전용면적 88~180㎡으로 구성됐다. 이중 101~180㎡ 평형대는 모두 주방안에 작은 방을 두고 있다. 이 방은 다른 침실 3개에 비해 크기가 작으며, 다용도실과 연결된 게 특징이다. 실제로 이 단지의 초기 평면에는 ‘식모방’ ‘가정부실’이 있다. 1973년 지어진 ‘반포주공1단지’는 3590가구 중 2100가구에서 ‘식모방’의 흔적을 볼 수 있다.
1970년대 후반 지어진 총 3930가구의 ‘잠실주공5단지’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목격된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76㎡~82㎡의 중형 평형으로만 이뤄졌으나, 전 가구에서 주방 옆 작은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전용 82㎡의 경우 가장 작은 방은 주방 안쪽에 홀로 위치했으며, 바로 옆에는 다용도실이 있다.
1970년대 후반 지어진 총 3930가구의 ‘잠실주공5단지’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목격된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76㎡~82㎡의 중형 평형으로만 이뤄졌으나, 전 가구에서 주방 옆 작은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전용 82㎡의 경우 가장 작은 방은 주방 안쪽에 홀로 위치했으며, 바로 옆에는 다용도실이 있다.
65층 초고층 아파트 재건축을 앞둔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대형 평수에서만 식모를 위한 ‘가사실’을 두고 있었다. 전용면적 156㎡ 평형대에 있는 공간으로, 면적이 안방의 1/3에 불과하다.
이처럼 중산층의 삶을 반영한 평면 구성은 시간이 흐르면서 민간 기업이 짓는 아파트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평면에는 이러한 트렌드가 적극 반영됐다.
현대3차의 경우 복도식 아파트로, 전용면적 82㎡으로만 구성됐다. 그럼에도 불구, 침실로 활용하기에 다소 좁은 방을 주방 옆에 두고 있다. 이 방은 주방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으며, 세탁실과 현관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같은 식모방은 1980년대 이후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본격적인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젊은 여성들이 식모 대신 공장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데다, 중산층이 아닌 서민층을 위한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지어지면서 식모방이 존재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김준우 한국사 강사는 지난해 한 방송에서 “1969년 신문 기사를 보면 서울에서 식모가 있는 집이 52.9%였다”며 “70년대 아파트가 나올 때 식모 방이 있는 구성이 많았다. 출입구가 부엌 옆쪽으로 다닐 수 있게 돼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식모방이 있던 시절, 여성들이 요리를 하는 곳에 불과하던 부엌은 오늘날 가족이 함께 어울리는 공동공간으로 의미가 달라졌다. 과거 식모방이 있던 자리는 유행에 따라 펜트리(식료품 저장공간)로 조성하곤 한다. 이처럼 아파트 평면은 시대상을 반영하며 계속 변화하고 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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