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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에 입주? 처참합니다" 난리난 동탄 신축 아파트

    입력 : 2022.12.08 08:03 | 수정 : 2022.12.08 10:05

    [땅집고] “사전점검 강행한다고 해서 결국 갔더니 생각 이상으로 처참했습니다. 하자가 가구당 최소 100군데 나왔어요. 많게는 300군데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세다 세다 열받아서 포기한 경우도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20일 만에 완공하겠다는 말에 믿음이 가겠습니까?”(김철영 동탄역헤리엇 입주예정자협의회 비대위원장)
    [땅집고]지난 3~5일까지 사전점검을 진행한 경기 화성시 '동탄역 헤리엇'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

    이달 말 준공하기로 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내 신축 아파트 단지의 사전점검 사진이 공개돼 소셜미디어(SNS)에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사전점검은 통상 입주를 2~3개월 앞두고 계약서와 설계도에 따라 집이 제대로 지어졌는지, 하자는 없는지 입주자가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 아파트는 사전점검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만큼 아직도 공사판 그 자체였던 것. 현장을 다녀온 입주 예정자들은 “집 내부는 아수라장이었고, 공용부는 아예 들어가지도 못하게 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아파트 공용부는 맨땅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타일과 건설장비들이 쌓여있다. 집 내부 역시 마감 처리는커녕 외장 마감도 못한 상태다. 벽은 곰팡이가 피었고 시스템에어컨과 변기 같은 마감 자재는 시공이 안돼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모습이다. 심지어 집 내부에서는 인분도 여러 군데서 발견됐다. 네티즌들은 “문제 있다는 아파트 사진은 여럿 봤지만, 사전점검 때 이 정도로 공사가 안 된 단지는 처음 본다”며 혀를 찼다.

    [땅집고]'동탄역 헤리엇' 사업 개요. 건설사 이름이 원래 현대비에스앤씨였으나, 현재는 HN INC로 사명이 바뀌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동탄역 헤리엇’ 입주 ‘10월→12월→내년 1월’ 3차례 연기

    이 단지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동탄역 헤리엇’이다. 오산동 1023 일대로 아파트 9개 동(428가구)과 오피스텔 2개 동(150실)이다. 전용 124~202㎡ 등 대형으로만 구성해 분양가는 5억5680만~15억5560만원에 달한다. 2020년6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49.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시공사는 에이치앤아이앤씨(HN Inc)다. 현대가(家) 3세이자 노현정 전 아나운서와 결혼한 정대선 사장이 운영하는 회사다. 원래 사명은 현대비에스앤씨였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 브랜드를 사용하지 말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패해 작년 1월 사명을 변경했다.

    당초 목표는 올 10월30일 입주였다. 하지만 시공사가 화성시에 주택건설사업계획변경을 2, 3차에 거쳐 요청하면서 입주 예정일은 12월 말에서, 다시 내년 1월 20일로 3번이나 바뀌었다.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외국인 인력과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지고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서 시공기간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입주 예정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입주 지연에 따른 혼란과 부실공사 우려 등으로 지난 9월 이후 이들이 화성시에 넣은 집단 민원만 1만 건이 넘는다. 지난달 30일에는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불합리한 사전점검을 막아달라’는 집회도 열었다. 지금 공정율로는 사전점검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공사는 이달 3~5일 사흘간 사전점검을 강행했다.

    [땅집고]'동탄역 헤리엇' 아파트 사전점검 당시 집 내부./온라인 커뮤니티

    ■ 시공사 무리한 입주 강행 왜?

    입주 예정자들은 시공사가 공사 상황과는 무관하게 준공 승인일을 무리하게 맞추려한다고 주장한다.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시공사는 준공 45일 전에 사전점검을 진행해야 준공 승인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 공정률에 대한 규정이 없는 점을 악용, 공사가 덜 됐어도 사전점검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올 8월까지 2년간의 공정률이 53%도 안 됐는데 4개월 만에 공정률을 다 채우는 게 말이 안 된다. 이는 사전점검 현장을 통해서 증명된 것”이라면서 “분명 날림공사로 인한 하자가 곳곳에서 터질텐데 불안해서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고 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시공사 측은 1차 사과나 보상에 대한 언급은 고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비대위는 시공사와 감리단에게 “미시공이나 하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용승인을 낸다면 법적 책임을 물어서 소송하겠다”고 했다.

    [땅집고] 동탄역 헤리엇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최근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막무가내식 사전점검과 날림 공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독자 제공

    비대위 측에서는 시공사가 무리하게 입주를 추진하는 이유로 상가를 지목한다. HN Inc는 아파트, 오피스텔과 함께 상가 235실을 분양했다. 동탄역 헤리엇 주상복합 내 상업시설인 ‘동탄역 헤리엇 파인즈몰’이다. 파인즈몰 수분양자들도 지난 10월30일 아파트와 같이 입주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상가 역시 공기 지연으로 입주일이 같이 밀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계약서에는 ‘입주예정일로부터 3개월을 초과하여 입주 개시일이 지연되는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기존 입주 예정일에서 딱 3개월째가 되는 날은 내년 1월30일이다. 아파트는 집값이나 땅값이 올라서 계약을 포기할 사람이 많지 않지만, 상가는 계약 해지를 하는 사람이 많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시공사 측이 1월30일 이전으로 입주를 서두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땅집고] '동탄역 헤리엇' 상가 계약서. '계약의 해제' 조항을 보면 입주예정일로부터 3개월을 초과해 입주개시일이 지정될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독자 제공

    업계에서도 이처럼 시공사가 막가파식 입주를 강행하는 경우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분양회사 관계자는 “이 정도로 무리하게 진행하는 곳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시공사 측은 “공정률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HN Inc 관계자는 “내년 1월 입주에 맞추기 위해 총력을 다해 공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지난 6일에도 화성시의원 주관으로 입주예정자들과 회의를 진행하는 등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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