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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잡으려면 가야지~" 난다 긴다 하는 패션기업들 성수동行

    입력 : 2022.12.07 07:50

    [땅집고] 지난 주말,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 카페 테라스에 손님들이 꽉 찬 모습. /박기람 기자

    [땅집고] “성수동은 코로나19 지나고 더 잘나갑니다. 식당이나 카페보다 요즘엔 패션 기업들 문의가 많아요.”

    패션업계가 서울 성수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불과 2~3년 전이다. 그 몇 년 사이에 성수동은 패션계의 메카로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지고 있다. 국내외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물론, 소규모 편집숍이나 젊은 패션계 창업가들도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전국 대부분의 상권이 부침을 겪었지만 성수동 일대에는 카페나 브랜드 매장이 더 늘었다. 투자자나 창업자들이 폐공장 등을 고쳐 특색있는 공간을 선보이면서 자연스레 ‘인더스트리얼 디자인(industrial design)’을 선보였고, 개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생)’는 이에 열광했다.

    [땅집고] 서울 성동구 성수역 4번출구에 위치한 '스탈릿 성수' 건물 이미지. /김서경 기자

    ■국내외 패션업계 본사·매장 성수동에 속속 집결

    수년 전부터 유통 기업들이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연 가운데 이중 패션기업들은 아예 성수동으로 본사를 옮겨오거나 특화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패션플랫폼 1위 무신사는 올해 가을 성수동에 ‘무신사캠퍼스’를 만들고 본사를 이곳으로 이전했다. 무신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성수역 4번 출구와 이어진 ‘스탈릿 성수’에 무신사 테라스 카페, 무신사 스튜디오(공유 오피스)를 열었다. 이들은 2024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성수동에 신사옥도 짓고 있다. 대지면적 3300㎡(998평), 연면적 2만5000㎡(7562평)에 달하며, 지하 6층~지상 13층 규모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국내외 편집숍 브랜드 ‘비이커’ 매장을 청담동과 한남동에 이어 지난달 성수동에 열었다. 가격대는 비교적 높은 편이며, 차별화된 브랜드를 찾는 젊은 층을 적극 공략한다. 겨울 외투의 경우 200만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점 일주일만에 방문객 1만명을 돌파했다.

    명품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프랑스 럭셔리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은 건물과 마당을 통째로 활용해 대중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매장과 카페, 정원 등으로 구성된 콘셉트스토어 ‘디올 성수’는 696㎡(210평) 규모다. 외관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디올 플래그십 매장 ‘30몽테인’을 연상케한다. 디올은 연말을 맞아 건물 벽면에 미디어 아트 전시를 선보이면서 집객 효과를 더욱 올리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곳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땅집고] 지난 주말,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 '디올 성수'를 지나는 시민들의 모습. /박기람 기자

    ■유행 선도·구매력 갖춘 2030 등 배후수요 탄탄

    거물급 패션 기업들이 성수동에 주목하면서 중소 패션 기업이나 쇼핑몰 운영자들도 이곳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성수동2가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소규모 패션 업체나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금전적 여유가 생긴 이들의 매수 문의는 꾸준한 편”이라며 “오히려 대기업의 경우 큰 부지가 필요하므로, 성수동에서 매물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의 경우 사옥을 짓기 위해 여러 필지를 매입했으며, 일부 필지의 평당 매매가는 약 2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업계가 이 일대에 모여드는 주된 이유는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고, 구매력을 갖춘 소비층이 인근에 있어서다. 1970년대 인쇄와 가죽, 수제화 등 경공업이 활발할 당시 세워진 공장과 창고를 개조한 식당, 카페 등의 증가로 성수동은 특색있는 상권의 대표주자가 됐다. 또한 지식산업센터, 공유 오피스가 생겨나면서 2030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었다. 서울 어디로든 이동하기 쉽고, 외곽으로 빠져나가기 쉽다는 입지적 장점도 성수동의 부흥을 이끌었다. 이처럼 성수동은 독특한 분위기와 높은 접근성을 내세워 빠르게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땅집고]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 '비이커' 매장 2층에서 초고층 아파트 '아크로서울포레스트'를 바라본 모습. /김서경 기자

    서울숲 인근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들어선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는 배후 수요를 형성했다. 갤러리아포레(2011년. 230가구)와 트리마제(2017년. 688가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2020년. 280가구) 입주로 이 일대는 신흥부촌으로 떠올랐다. 대단지는 아니지만 초고가 주택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갤러리아포레 전용 217㎡(42층)는 올해 6월 88억원에 거래됐다. 트리마제 전용 152㎡(18층)는 8월 64억5000만원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유행을 선도하는 2030세대가 성수동에 모이면서 패션계 역시 이곳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상권은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이 모이면서 형성된다”며 “유행을 주도하는 동시에 구매력을 갖춘 2030세대와 소비 여력이 있는 고급 주거단지 입주민이 모인 곳이 성수동”이라고 했다. 그는 “이곳이 소비자 반응을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패션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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