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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9부능선 넘었다…'미아리 텍사스촌' 47층 주상복합으로

    입력 : 2022.12.05 07:11 | 수정 : 2022.12.05 09:52

    서울 성북구 신월곡 1구역 조감도. /신월곡1구역 재개발조합.

    [땅집고]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가 47층으로 들어서요. 그야말로 이 일대 랜드마크가 되는 거죠.”

    서울의 마지막 성매매 업소 밀집지인 성북구 ‘미아리 텍사스촌’이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로 재개발된다. 이 일대에는 47층 초고층 아파트와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근린생활시설, 상가 등이 들어선다. 업계에서는 신월곡1구역 공사가 마무리되면 길음뉴타운, 미아뉴타운과 함께 강북 최대 규모의 주거 벨트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신월곡1구역 재개발 구역 현장 모습./김서경 기자

    ■우여곡절 끝 관리처분 인가…14년 만에 9부능선 넘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신월곡1구역은 최근 성북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다. 관리처분은 건물에 대한 조합원 지분 비율과 분담금을 확정하는 단계로, 재개발사업에서 9부능선으로 불린다. 이 단계를 지나면 본격적인 이주개시에 돌입할 수 있다.

    김병재 신월곡1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장은 “건축기간 4년을 포함해 빠르면 6년 뒤에는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며 “일반분양 시점은 2년 뒤로 예상하지만, 시공사와 협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신월곡1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일대 약 5만5112㎡에 지하 6층~지상 47층, 8개동 아파트 2244가구와 오피스텔 484실, 생활형 숙박시설 198실, 상가 등을 짓는 사업이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0여년 만인 2020년 8월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재심의를 통과했다.

    신월곡1구역은 토지 등 소유자 수가 459명으로 전체 가구수의 20%에 불과해 분양 물량이 1000가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다. 원래는 롯데건설과 한화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려 했으나, 한화가 손을 떼면서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맡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침체된 만큼, 한화가 확정되지 않은 사업장을 정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월곡1구역비상대책위원회는 경쟁입찰을 통해 다시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합은 관련 법을 검토한 결과, 아직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법적인 관계가 형성되기 전이고, 조합에서 먼저 한화 측에 공사 포기를 제안한 게 아니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비대위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2019년 '결합정비사업(용적률과 수익을 교환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사업 속도가 빨라졌다. 성북구 성북2구역 용적률을 넘겨받아 신월곡1구역은 680%까지 용적률 적용을 받게 됐다. 신월곡1구역은 개발 이익의 일부를 성북2구역에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는 서울시의 결합개발 첫 사례다.

    신월곡 1구역 내 성매매업소 집결지 입구. 미성년자출입금지 가림막 뒤로 현금출입기와 불 켜진 골목이 보이는 모습. /김서경 기자

    ■강북 마지막 성매매 밀집지 ‘미아리 텍사스’ 역사 속으로

    길음역 일대는 과거 미아리텍사스로 알려졌다. 미아리 텍사스촌은 1960년대부터 성매매 업소가 들어서면서 형성됐다. 한때 350여개 업소가 있었으나 2004년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성을 사고파는 행위를 금지하는 성매매 특별법(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차츰 쇠락했다. 현재는 70여개 업소가 남아 있다. 길음역 10번출구와 돈암1동주민센터 인근에 이곳으로 들어가는 골목 입구가 있다. 지금도 저녁이 되면 ‘미성년자 출입금지’라고 적힌 가림막 사이로 불빛이 새어나온다.

    조합은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들의 권리를 보장해준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이사비와 집기 비품 등에 관한 감정평가를 마쳤으며, 현재 보상과 관련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합 관계자는 “성매매 업소는 사업자 등록증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며 “이주비 등은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신월곡1구역은 내년 초 이주를 개시하고, 추후 철거 및 착공에 들어간다. 추후 입주시점에는 4호선 길음역과 동북선 종암경찰서역(2026년 7월)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는 길음뉴타운, 미아뉴타운이 이미 자리잡은 만큼, 이 일대는 서울 동북부 핵심 주거벨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신월곡1구역은 길음역세권 개발 마지막 단지인 ‘길음역롯데캐슬트윈골드(2024년 4월)’, 성북구 대장주 ‘롯데캐슬클라시아(2022년 1월)’와 함께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길음역 일대가 초대형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이미 뉴타운이 완성된 곳에 들어서는 초고층 대단지는 인근 기반 시설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주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부동산 가치에 토지의 자연적 특성 중 하나인 인접성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대거 공급이 이뤄지면서 그 지역 전세나 매매가가 우하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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