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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많아? 창문세 내!"…황당하기 짝이 없던 부동산 세금들

    입력 : 2022.12.03 09:20

    [땅집고] 올해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며 집값이 조정을 받게되면서 내년 부동산 세금이 줄어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 17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영국이 시행했던 황당한 부동산 세금 제도가 재조명받고 있다. 당시 봉건시대가 종료된 후 왕권을 강화하는 단계에서 국가 재정을 확충할 필요성이 커졌는데, 당시 별의별 이유를 든 세금들이 등장해서다.

    ■“유리창 많은 집은 부자니까, ‘창문세’ 내라!”

    [땅집고] 창문세를 내지 않기 위해 창문을 막아둔 주택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윌리엄 3세가 1696년 시행한 ‘창문세’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각각의 집에 달린 창문에 매기는 세금이다. 당시 유리가 비교적 고가의 건축 재료였기 때문에 창문이 많이 달린 집일수록 부잣집일 것이라는 인식에 착안했다. 조세당국 입장에선 세금 징수원이 밖에서 창문 개수만 세면 과세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초기에는 창문이 달린 모든 집에 2실링을 부과했다. 실링은 영국의 과거 화폐단위로, 현재의 20분의 1파운드와 같다. 따라서 2실링이면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계산으로 156원쯤 된다. 그 외에 창문이 10개 이상이면 4실링(312원), 20개 이상이면 8실링(624원) 등 가산세를 매겼다.

    이에 ‘절세 꼼수’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창문세를 내지 않기 위해 유리창에 합판을 설치하거나 벽돌을 쌓아 창문을 가리는 등 행위가 적지 않았던 것. 창문이 막히자 햇빛이 들지 않고 집 안 공기 순환도 안되면서 우울증이나 전염병을 앓는 국민들이 많아지는 웃지 못할 부작용도 생겼다고 한다.

    ■“집집마다 벽지 많이 쓰네? 그렇다면 ‘벽지세’ 걷겠다!”

    [땅집고] 벽지에 세금을 매긴다는 소식에 일반 종이를 사서 스텐실 기법으로 벽을 꾸미는 영국 국민들이 적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앤 여왕 통치기간인 1712년에는 ‘벽지세’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당시 영국인들은 집 내부를 인테리어 할 때 만만찮은 비용을 들어야 하는 목재 패널보다, 값싼 벽지를 더 애용했다. 사람들이 벽지를 많이 구입하는 것을 파악한 영국 정부는 벽지에도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벽지 1㎡당 1펜스(현재의 100분 1 파운드·한화 약 15.7원)로 시작했는데, 세금이 점점 올라 1809년에는 1실링(78원)까지 내야 했다.

    벽지세가 아까웠던 사람들은 벽지 구입을 멈췄다. 대신 일반 종이를 산 뒤, 손으로 직접 스텐실 작업을 해 원하는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스텐실이란 종이나 투명필름지 등에 도안을 그리고 모양대로 오려내 틀을 만든 뒤, 원하는 곳에 이 틀을 대고 오려낸 자리에 물감을 통과시켜 도안과 같은 그림을 만들어내는 기법을 말한다.

    이에 벽지 구입량이 현저히 줄면서 벽지세 세수가 따라서 감소했다. 결국 벽지세는 124년만인 1836년 폐지 수순을 밟았다.

    ■“벽돌 많이 쓴 집일수록 ‘벽돌세’ 더 내라!”

    [땅집고] 주택 건축에 쓰인 벽돌 갯수 만큼 세금을 매기는 '벽돌세'도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조지3세 시절인 1784년 ‘벽돌세’도 빼놓을 수 없는 황당 세금으로 꼽힌다. 당시 식민지를 늘리기 위해 많은 전쟁을 치러야했던 영국은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벽돌세를 고안해냈다. 주택 건축에 쓰이는 벽돌의 개수를 세서 매기는 세금으로, 1000개당 4실링(312원)이었다고 한다.

    이에 건축주들은 집을 지을 때 쓰는 벽돌 수를 줄이기 위해 사이즈가 큰 벽돌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절세를 꾀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세제를 개정해 큰 벽돌에는 더 많은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이 같은 꼼수 절세에 철퇴를 내렸다.

    벽돌세가 부담스러워 벽돌 대신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목재로 집을 짓거나, 벽돌무늬 타일로 건물 외관을 마감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에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지자 벽돌 생산을 중단하는 사업자들이 속출했다. 결국 국가 건축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 벽돌세는 66년 만인 1850년 폐지되고 말았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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