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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린 안 풀어줘!"…하남·성남수정·광명 빗장 걸린 이유

    입력 : 2022.11.25 07:02 | 수정 : 2022.11.25 14:15

    [땅집고] 경기 하남 미사신도시 내 '문화의거리' 일대. /김서경 기자

    [땅집고] “전세 수요가 꾸준하잖아요.”

    경기도 하남시 미사신도시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 A씨는 하남이 규제지역으로 남은 이유로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꾸준한 전세수요’를 꼽았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가운데 남은 경기도 4곳에서 불만섞이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집값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인데 ‘왜 우리만 계속 묶여 있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하남과 성남수정, 광명의 경우 신도시 조성과 대규모 재건축·재개발이 예정됐다는 점에서 ‘빗장’을 풀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우선(당해지역) 당첨을 노리거나 기존 아파트 공사 기간 동안 살 집을 찾는 이주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규제지역에서는 대출, 세금, 분양가 규제 등이 비규제지역에 비해 깐깐하게 적용된다.

    [땅집고] 경기 하남시 미사·감일지구 아파트 가격 변화. /김서경 기자

    ■하남, 지하철 품은 신도시 기대감 ↑

    업계에서는 하남이 '교산신도시' 때문에 규제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교산신도시는 하남 천현·교산동 일대에 2028년까지 3만2000가구 입주를 목표로 조성한다. 여기에 서울 지하철 3호선이 감일지구와 교산신도시를 거쳐 5호선 하남시청역까지 연결하는 연장안이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교산신도시 청약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봉전 웰스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서울 동부권 무주택자 중 교산지구에 청약하기 위해 미사로 전세를 들어온 경우가 많다”며 “한때 강동구보다 임대료가 비싸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전세가 상승이 이 일대 매매가를 밀어올렸다”며 “하남의 가격 등락이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큰 이유”라고 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하남시 아파트 ㎡당 평균 시세는 2018년 11월 597만원에서 올해 11월 906만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각종 개발호재와 3기 신도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최근 하남 집값도 가파르게 빠지고 있다. 망월동 '미사강변 골든센트로' 전용 84㎡는 2018년 7억원대에서 지난해 12억3000만원까지 올랐으나, 올해 7월에는 9억원에 팔렸다. 서울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 감일지구 내 아파트 매매가는 수직상승하다가 꺾였다. 감이동 '감일한라비발디' 전용 84㎡는 3년 전 5억3000만원대에 거래됐으나, 올해 4월에는 무려 12억1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지난달에는 8억6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땅집고] 성남 구도심 재건축·재개발 구역./이지은 기자

    ■성남, 위례 이어 2만가구 ‘미니 신도시’ 들어선다

    전문가들은 성남 수정구의 경우 재개발이 대거 진행되고 위례신도시를 끼고 있어 규제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본다. 이 일대 집값은 위례신도시와 산성역 인근 신축 아파트가 견인하고 있다.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84㎡는 2017년 8억원 선에서 거래되다가, 이듬해 1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16억3000만원까지 오른 뒤 최근 13억원(9월)대로 떨어졌다. 위례신도시는 경기 성남·하남, 서울 송파구에 걸쳐 조성됐다.

    10년 전 입주한 단대동 '단대푸르지오' 아파트 전용 84 ㎡ 매매가는 2018년 5억원대에서 지난해 11억원으로 뛰었다. 이 아파트는 2020년 7월 도보 10분 거리에 4000가구 규모 '산성역포레스티아'가 들어서며 수혜를 봤다. 길 건너에는 내년 10월 준공 목표로 '산성역자이푸르지오’(신흥2구역) 공사가 한창이다.

    [땅집고] 성남 수정구 재건축·재개발 추진 현황. /김서경 기자

    산성역 인근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중원구와 수정구 집값은 함께 출렁였으나, 중원구는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 이는 수정구의 재개발 구역이 중원구에 비해 지하철(분당선ㆍ8호선) 편의성이 높고, 규모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입주를 마친 ‘산성역 포레스티아’부터 시공사 선정 단계에 접어든 신흥1구역까지 4개 구역에서만 주택 2만가구가 들어선다. 사실상 ‘미니 신도시’가 들어서는 셈이다. 이 단지들은 모두 지하철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땅집고] 경기 광명시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김서경 기자

    ■광명, 분양 예정단지만 8개…‘서울 접경지역’ 입지 영향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주부터 올해 11월 첫째주까지 10개월 간 광명시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하락률은 6.81%로 집계됐다. 경기도 평균 4.53% 보다 더 큰 낙폭이다. 그럼에도 광명은 ‘투기과열지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광명동, 철산동 등에서 대규모 분양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광명 철산주공아파트 재건축과 광명뉴타운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3만2000여 가구의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을 기점으로 남북으로 신축 아파트가 채워지는 것이다. 이 중 ‘철산자이더헤리티지’는 다음 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베르몬트로 광명’(3344가구)과 광명 4R구역(1406가구), 광명1R구역(3583가구) 등도 일반 분양을 준비 중이다. 이 일대는 안양천만 건너면 서울이어서 ‘서울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입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유불리로 작용하기도 한다.

    광명역 인근 드림공인중개사사무소의 송미의 대표는 “투기과열지구에서 빠질 줄 알았는데, 유지되서 아쉬움은 있다”며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많이 예정돼 있어 규제지역으로 남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끔 외지에서 재개발 사업 매수 문의가 오지만, 거래는 없다”며 “이미 프리미엄이 많이 형성된 상황”이라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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