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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할 월셋집 가봤다 화들짝…"집주인이 고쳐줄까요?"

    입력 : 2022.11.23 14:16

    부동산 관련 한 커뮤니티에 A씨가 '10년된 싱크대'라며 올린 이미지./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월셋집 입주하려고 보니 싱크대 교체가 필요한 것 같아요…임대인분이 어느 선까지 해주실까요?"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아파트 집주인과 월세계약을 맺고 입주를 앞둔 A씨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 집 내부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A씨는 게시글에서 주인으로부터 '10년 전, 싱크대 등 집안 일부를 수리했다'는 말을 듣고 월세 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그러나 입주를 코앞에 두고 방문한 집 안 상태는 상상 이상이었다. 10년 전 수리했다는 싱크대 상태며, 집 안 곳곳에 핀 곰팡이, 110V로 사용중인 전기시설 등 손을 봐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것. A씨는 “이사 10일 전에 현관문을 열 수 있었다”면서, 임대인에게 내부 보수를 신청할 수 있는지 공개 문의했다. 과연 A씨는 긍정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을까.

    ■늘어나는 월세…엉망인 집 수리의무는 누구 책임?

    최근 금리가 무섭게 치솟으면서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 때문에 월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모든 계약이 그렇듯이 월세 계약도 급한 마음에 서둘렀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 집주인이나 중개인의 말만 믿고 계약을 체결했다가는 A씨처럼 억울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수선 의무’는 임대인이 진다. 민법 623조는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 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명시했다. 판례도 비슷한 기조를 보인다. 지난 2012년 대법원은 "임대하기로 한 집에 생긴 파손 또는 장해가 사소한 것이 아니라 계약 목적에 따라 임차인이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면 임대인은 수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그렇다고 해서 세입자가 ‘수선 책임’을 전혀 지지않는 것은 아니다. 민법 374조는 "임차인은 그 물건을 인도하기까지 선관주의로 보존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집주인의 책임을 더 무겁게 다루지만, 세입자 역시 집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동산 관련 한 커뮤니티에 A씨가 올린 글. A씨는 집주인의 말을 믿고 계약했는데, 실제 집 상태가 다르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

    ■ 법조계 “이미 계약했다면 집주인 책임 묻기 어려워”

    A씨의 글에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한쪽에서는 "싱크대 (수리)가 비싼데, 계약했으니 임대인이 안해줄 것" 등의 주장을 폈고, 다른 한편에서는 "10년 전 공사한 싱크대 모습이 아니다" "집주인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A씨의 주장만으로 집 주인에게 ‘싱크대 수리 의무’를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A씨가 '싱크대의 연식이 10년 이상 된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증명 자체가 어렵고, 이미 계약이 체결됐기 때문이다.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말하는 ‘10년 된 싱크대’에 대한 기준이 객관적이지 않다”며 “세입자의 주장만으로 집주인에게 책임을 묻거나 계약을 해지하기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계약서에 ‘10년’이라는 글자가 들어갔더라도 세입자가 연식을 확인하기 어렵고, 실제 소송에서도 이를 입증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싱크대의 연식이 세입자 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아니다”면서도 “세입자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한 “계약 전에 집 내부를 볼 수 없다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A씨가 이 집에 들어가 살기로 했다면 집안 내부를 꼼꼼히 살핀 뒤 추후 문제 발생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구조물 등에 대해 집 주인에게 미리 설명하는 것이 좋다. 만약 문제를 알고도 이를 알리지 않은 채 사용했다가 더 악화될 경우 ‘즉시 통보 의무’ 위반으로 A씨가 수선 의무를 대신 질 수도 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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