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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목동도 속절없이 반토막…전세시장 최악의 상황 닥치나

    입력 : 2022.11.22 08:07 | 수정 : 2022.11.22 10:04

    [땅집고]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 지난해 하반기만해도 전세금이 평균 10억원대였고 최고 12억5000만원에도 거래했다.

    하지만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주택형은 올 11월 8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이 주택형 매물이 평균 8억원대에 전세로 나와있다. 불과 1년 새 전세금이 4억원 하락한 셈이다. 가락동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내년이면 입주 2년이 되면서 전세 2년 만기가 돌아온다”면서 “집주인이 전세 끼고 집을 산 갭투자자라면 세입자가 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면 꼼짝없이 4억원은 빚을 내서 돌려줘야 할 판”이라고 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도 전세금 호가가 최근 9억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7억원보다 약 8억원 급락한 수준이다.

    [땅집고] 서울 주요 단지 전세금 추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에 이어 전세금마저 급락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전세금이 급락하면 세입자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다른 곳에 투자했거나, 갭투자한 집주인은 자금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세입자 역시 다른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자칫 발이 묶일 수도 있다.

    ■전세금 10년 만에 최대 하락…버티던 학군지도 반토막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0.59% 하락해 지난주(-0.48%)보다 낙폭이 커졌다. 부동산원 시세 조사 이래 10년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경기(-0.73%)와 인천(-0.85%)도 하락 폭이 컸다. 수도권(-0.70%)과 전국(-0.53%) 역시 역대 최대 하락세가 이어졌다.

    심지어 서울 강남권과 양천구 목동 등 학군 수요가 꾸준해 집값이 하락해도 전세시장은 안정됐던 지역에서도 최근 전세금이 반토막 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 전세금은 지난 달 5억9000만~6억원에 거래됐다. 이른바 ‘올 수리’ 집조차 호가가 5억원대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7억~11억원대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절반쯤 낮아진 셈이다. 서울의 3대 학군지 중 하나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5단지 아파트 65㎡도 최근 전세금 호가가 4억8000만원으로 5억원 선이 무너졌다. 작년에는 최고 8억4000만원을 호가했다.

    강남구의 B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매매가격이 급락하면서 전세금도 휘청이는 분위기”라며 “학군지여서 어느 정도 가격 방어가 가능했지만 세입자 대부분이 월세를 선호하는 추세여서 이사철이 지나면 전세금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에서 학군 수요가 많은 대표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임화승 기자

    ■내년 상반기까지 전세금 하락 불가피…입주물량·금리가 변수

    전문가들은 당장 전세금 반등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연구원은 “현재 전세가격이 급락한 주 요인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세입자가 늘면서 신규 수요 발생이 적고,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 부담이 커져 월세로 전환한 세입자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거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집을 팔려고 했던 집주인이 전세로 전환한 것도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지금 추세가 이어져 내년 상반기에도 전세금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사하려는 세입자가 제때 이사하지 못하고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임대차 분쟁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에서 내후년까지 전월세 시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제로 인해 전세는 한 번 거래하면 최소 2년에서 4년 정도 가격이 고정되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금 나온 물건은 다주택자가 매도하려다 못한 물량이 전세로 나온 것이 많다”며 “당장은 전세 수요가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전세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또 “금리에 따라 조정되는 전월세 전환율이 오르면 월세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2년 정도 지나면 아파트 공급도 부족해지면서 매매가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전세에 머물려는 경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내년에는 미국 금리 인상 폭이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속도도 다소 늦춰질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또 “내년에도 전세금 하락은 막을 수 없지만 월세 비중이 높아지면서 월세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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