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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아파트가 유찰?"…경매시장도 난리났다

    입력 : 2022.11.16 07:47

    서울 아파트 법원 경매 현황. /그래픽=김서경 기자

    [땅집고] 고금리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경매 시장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기둔화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경매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법원경매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017년 이후 5년 만에 경매 시장에 등장했다. 전용 84㎡ 최초 감정가는 27억9000만원이다. 1차 유찰돼 현재 2번째 입찰을 진행 중이다. 현재 최저 입찰가는 22억3200만원이다.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8월과 9월 각각 25억7000만원, 25억원에 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11월에는 무려 28억2000만원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11월 기준 현재 호가는 21억원대부터 형성돼 있다. 최저입찰가가 호가보다 높은 것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 1차’ 아파트 전용면적 114㎡는 지난 9월 처음 경매에 나왔으나 2번 유찰됐다. 3번째 입찰이 진행되기까지 감정가는 21억원에서 13억4400만원까지 떨어졌다. 가장 최근 거래가는 지난해 8월 기록인 20억8000만원이다. 현재 호가는 이보다 높은 23억대에 형성돼있다.

    최근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예고하면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목동에서도 경매 물건이 나왔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아파트 7단지’ 전용면적 101.2㎡도 2번 유찰되는 동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최저 입찰가는 26억2000만원에서 10억 가까이 내린 16억7000만원이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아파트’ 전용 136㎡는 1차 유찰되면서 최저호가인 21억원 아래로 내려왔다. 최초감정가는 23억5000만원이었으나, 2차 최저입찰가는 18억8000만원이다.

    경매시장은 부동산 시장 전망을 잘 보여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대개 주택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보다 목돈을 가진 투자자들의 참여도가 높고, 시장이 호황일수록 경매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현재는 고금리와 집값 하락세 영향으로 법원을 찾는 이들이 크게 줄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감정가와 시세의 차이가 큰 점도 경매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요인으로 지목된다. 물건의 값을 정하는 감정평가시점과 경매장에 나오는 입찰개시일은 수개월간 차이가 난다. 통상적으로 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공시지가) 기준으로 평가하지만 해당 부동산과 유사한 인근 부동산의 매매 사례를 토대로 가격을 추산한다. 시점이나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초와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감정가는 현재 시세에 비해 높을 수 밖에 없다.

    윤지해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감정평가를 받고 실제 경매가 열리기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며 “시장이 급하게 침체된 만큼, 가격 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시장 활성화 여부를 거래량으로 가늠하는데, 현재는 금융위기보다 거래량이 적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집값 하락 요소가 아직 남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현재 나온 경매 물건들이 쉽게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재건축 추진 등 호재가 예정돼있더라도, 고금리로 인해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벗어나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박원갑 KB은행 부동산수석연구원은 “일반 시장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경매 시장이 침체된 것은 시장을 우울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금리가 이렇게 치솟는 상황에서는 선뜻 입찰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1%대로 전망되는데 여기에 고금리, 글로벌 경제위기 등의 이슈가 맞물리면 경매 물건이 대거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1.9%) 등은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지속되고,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았다는 점에서 ‘집값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방향으로 시장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며 “경매 시장도 이런 분위기를 피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10월에 진행한 서울 아파트 경매 107건 중 19건만 낙찰됐다. 낙찰률은 전월(22.4%) 대비 4.6%포인트 하락한 17.8%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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