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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2019년 말로 회귀할 것…아직 바닥 멀었다"

    입력 : 2022.11.10 08:19 | 수정 : 2022.11.11 14:14

    [땅집고]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져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수치로는 '30%α' 떨어진다"고 말했다./강태민 기자


    [땅집고] “집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투자 수요 실종이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집값은 30% 이상 떨어져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거래량이 회복할 시점에 집값이 반등하겠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집값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당분간 거래량은 늘어나기 어렵다”며 “현재 4만 가구 수준인 미분양 주택이 내년까지 크게 늘면서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 매수심리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9로 지난주 75.4에서 2.5포인트 하락했다. 이 수치는 3년6개월여만에 최저치다. 이 연구원은 “현재 아파트 거래 회전율은 1%에 불과하고 거래 회전율이 5% 수준으로 회복하면 주택 매수에 나서는 것을 권장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집값 얼마나 떨어질까.
    코로나19 이전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2년간 수도권 아파트 가격 지수가 평균 40~50% 상승했다. 2019년말 정도로 가격이 회귀한다면 3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본다. 지난 집값 상승기에 가격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할 것이다. 오른 만큼 떨어진다. 올해 세종 집값이 추락하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최근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이 캐다나다. 올해 상반기에만 19%가 하락했다. 코로나 시국에 유동성이 확대하면서 전 세계 집값이 다 올랐는데 OECD 국가 중 가장 많이 오른 곳이 바로 캐나다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집값 왜 떨어지고 있나.
    한국의 부동산 가격 변동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주택 수요다. 지금 가격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은 수요층 중에서 투자수요 급감에 있다. 실수요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반면 투자 수요는 투자 수익률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투자 수요가 줄어든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로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오르지 않았다면 금리가 올라도 집값은 크게 안 떨어진다. 문제는 가격 상승세가 워낙 가팔랐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금리 인상이다.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을 대체할 투자처가 많아졌다. 예적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부동산 투자 수요가 급감하면서 거래량이 줄고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4만 가구를 넘어섰다. 증가 속도가 빨라 보이는데.
    미분양이 증가할수록 당연히 가격 하락폭을 키울 수 있다. 재고 주택이 많아지고 새 아파트로 팔리지가 않으니 기존 주택 가격이 오를 리 만무하다. 눈여겨볼 점은 미분양 증가 속도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만 가구였는데 지금은 4만 가구다. 4배가 증가했다. 금융·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건 속도의 문제인데 굉장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분양이 증가하면 건설사가 분양을 줄여 연착륙을 도모하고 순환할 수 있지만 지금은 분양 물량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동안 집값이 오르면서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하려고 땅을 많이 사놨는데 금리가 오르고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문제도 터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초기 사업추진하는 곳은 좌초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진척된 사업장은 속도를 높여서 빨리 분양을 할 수밖에 없다. 둔촌주공이 대표적이다. 내년 3월까지 전국 17만 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미분양이 20%만 나와도 3만5000가구가 추가로 나온다. 이게 굉장히 리스크가 크다.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내년 1~2월 예정이었던 일반분양 일정을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가 12월로 앞당겼다./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 비상민생경제회의에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풀고, 중도금 대출 보증 분양가 기준선도 상향했다. 효과가 있을까.
    큰 물줄기를 바꿀 수 있느냐가 중요할텐데 극히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가격이 오를 때 엄청난 규제를 가했다. 결과는 어땠나. 가격이 급등했다. 그때도 15억 이상 고가주택 대출을 막았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은행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어떻게라도 돈을 모아서 고가주택을 매입했다. 집값이 오른다는 확신 때문이다. 지금은 정반대다. 은행에서 제발 돈을 가져가라 해도 대출을 안 한다. 금리가 오르니까 못하는거다. 결국 규제 완화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굉장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하락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반등 시기를 예측한다면.
    충분히 떨어졌다는 시그널은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거래량이 회복할 때다. 그때가 집값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거래량도 계속 없다. 즉, 더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거래량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회복할 수 있다. 금리가 다시 떨어진다든지 규제가 완화했을 때 거래량이 살아날 수 있다. 그리고 수요자들이 가격이 충분히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매수에 나설 것이다. 거래량을 회복하는 구간이 매수 타이밍일 가능성이 높다.

    -‘거래량이 회복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
    예를 들어 100가구짜리 A단지에서 1년간 2가구가 거래가 되면 거래 회전율은 2%다. 이게 4~5가구 정도 거래가 되기 시작하면 거래 회전율이 5%로 올라온 것이다. 지금은 거래 회전율이 1%다. 5%를 넘어설 경우 매수를 나서는 것이 좋다.

    -수요자들은 여전히 가격이 높다는 지적이 많은데.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있다. 쉽게 말해서 이 지수가 100이면 가구 소득의 약 25%를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쓴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200을 넘기면 소득의 절반 이상을 원리금 대출 상환에 쓰는 것이다. 올해 2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204다. 소득의 50% 이상을 원리금 상환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요가 줄어 가격이 떨어지면 주택구입부담지수도 낮아질 것이다. 소득의 30% 정도를 원리금 상황에 지출한다면 매수에 나서도 된다. 지수로 봤을 때는 150 정도다.

    -정부가 추가로 규제지역 완화를 검토 중인데, 실효성이 있다고 보나.
    큰 의미가 없다. 지난 정부 때 집값이 오르자 규제 지역을 막 지정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정부가 좋은 지역을 찍어줬다고 인식했다. 지금은 딱 정반대 상황이다. 집값이 떨어지자 지방, 수도권 외곽 지역부터 규제지역을 해제한다. 여기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규제지역이 해제된다고 해서 투자 수요가 몰려 집값이 반등하거나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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