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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통 안 먹히는 '숨통 대책'…현장선 "아무 쓸모 없다"

    입력 : 2022.11.07 15:04 | 수정 : 2022.11.07 16:11

    한마디로 혼돈의 부동산 시장이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은 몇 억씩 뚝뚝 떨어지는데, 거래는 요지부동이다. 본격적인 부동산 빙하기가 시작됐다고 하고, 꽤 길게 갈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 일색이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이런 뉴스를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긴가민가할 때가 있다. 땅집고가 현장 분위기를 취재했다.

    [부동산 현장 긴급진단] ②규제완화 대책에도 요지부동…“금리 떨어질 때까진 효과 없어”
    [땅집고] 지난달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나온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 /조선DB

    [땅집고] “민생대책이요? 전혀 효과 없습니다.”, “대출을 풀어줘봤자 뭐해요, 금리가 이렇게 높으니 빚 내서 집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겠어요.”

    지난달 27일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았다. 대책에는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허용 ▲중도금 대출 보증 확대(9억원 이하→12억원 이하) ▲청약당첨자 기존주택 처분기한 연장(6개월→2년) ▲규제지역 추가 해제 검토(11월 중) ▲규제지역에 상관없이 무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로 완화 등이 담겼다.

    고금리와 거래절벽으로 꽉 막힌 주택시장 거래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시의 적절한 대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최일선에 있는 공인중개사 평가는 사뭇 달랐다. 이번 대책이 시장 활성화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유가 뭘까.

    ■“15억 아파트 대출 풀어도 안 팔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 중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조치로 대출 규제 완화를 꼽았다. 특히 무주택자에게 LTV를 50%까지 허용하면 거래 절벽 현상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실은 정반대다. 부동산 거래 상황을 피부로 느끼는 공인중개사들은 부동산 거래가 늘어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집값이 상승세였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빚 내서 집 사자’는 구호가 통했고, 대출 규제가 풀리면 거래 소폭 늘어나는 효과가 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한이 연 8%대로 치솟아 비싼 이자를 부담하면서까지 집을 살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낮아졌다.

    경기 의왕에서 영업하는 윤미경 포일수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최근 규제 완화책으로는 거래를 활성화하기 어렵다”면서 “시장 자체가 꽁꽁 얼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거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푸는 등 파격적인 정책 없이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 아파트 전경. /김지호 기자

    15억원 초과 아파트 담보대출 허용 조치도 시장에 도통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권희영 대청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강남 대다수 아파트 매매가는 15억원이 넘어 그동안 대출이 불가능해 다른 지역과 달리 금리 인상 영향은 크지 않았다”면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가 쉽지 않은데다, 강남 입성을 희망하는 수요자가 보유 중인 주택이 팔리지 않거나 전세 세입자를 못구해 거래가 늘어나기 어렵다”고 했다.

    ■“빙하기 언제까지?…금리 안정된다면 내년 하반기쯤”

    [땅집고]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도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의 여지를 열어놨다. / 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준금리를 0.75%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지난 6월과 7월, 9월에 이어 4회 연속이다. 이번 조치로 미국 기준 금리는 기존 3.00~3.25%에서 3.75~4.00%로 올랐다. 이로써 미국과 1%포인트 금리가 역전된 한국은행도 오는 24일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부동산 매매 현장에선 금리가 더 오르면 거래 활성화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매수세가 쉽게 붙지 못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매물 호가가 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공인중개사가 적지 않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대장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 내 공인중개사 C씨는 “이 아파트의 경우 최근 전세 호가는 떨어지고 있는 반면, 특별히 하락 실거래 사례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매호가가 눈에 띄게 하락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금리 인상이 계속될 예정일 만큼 호가가 앞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했다.

    임창규 센트럴부자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역시 “고금리가 지속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른다고 하니 시장이 나아질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렵다”며 “내년 여름 이후에 금리가 안정화한다면 최소 하반기 쯤에야 거래 절벽 등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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