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연내 분양…84㎡ '대출금지선 12억' 안 넘길 듯

[땅집고] 서울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가 당초 내년 1월 정도로 예정했던 일반 분양을 다음달 실시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둔촌주공은 일반분양 물량이 4700여가구에 달한다.

재건축 조합 측은 일반 분양가를 3.3㎡(1평)당 평균 3900만원으로 책정해 분양가심사를 요청했지만 평균 3700만원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전용면적 84㎡가 새로운 중도금 대출 기준선인 12억원보다 높아질 수 있어 전용면적 59㎡는 평당가격을 높이되 84㎡는 12억원 이하로 맞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말 일반분양 계획안과 희망 분양가를 강동구청에 제출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12월9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12월21일쯤부터 청약 신청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 분양가는 평당 3900만원이다. 강동구청은 이달 분양가 심의위원회를 꾸려 일반분양가를 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심의를 거치면 통상 희망가격의 10% 안팎 낮아진다는 점을 감안해 평당 분양가는 3700만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최근 강동구청 심사를 받았던 ‘더샵 파크솔레이유’(둔촌삼익빌라 재건축)도 평당 분양가 3830만원으로 접수했으나 결국 3630만원에 공급됐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분양가심의위원회 등 구체적인 추후 일정은 공개하기 어렵다”며 “일정상 연내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청약에 들어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둔촌주공 일반분양 흥행 여부가 분양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실제로 평당 3700만원 이상으로 분양가가 책정되면 전용 59㎡ 이상은 모두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한다. 과거 규제를 적용하면 9억원 이상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지만 정부가 최근 12억원 이하까지 대출을 허용하기로 바꿔 전용 59㎡ 등을 포함한 소형 주택형은 대출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전용 84㎡다.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34평형의 평당 분양가가 약 3650만원을 넘을 경우 12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막힌다. 조합은 평당 3700만원을 넘어 39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당 4000만원 수준에 형성되면 공사 중단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증가분을 거의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를 높이면 조합원 분담금이 줄지만 미분양 우려가 있다. 조합원의 손실 보존을 위해 분양가를 높여야 하지만, 지나치게 높게 인상할 경우 경쟁력을 잃고 미분양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분양가를 낮게 책정할 경우엔 조합원의 분담금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른바 ‘분양가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전용 59㎡ 가격을 높이고, 84㎡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부터 재건축 공사가 멈춰있는 동안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둔촌주공 입주권 가격도 수억원씩 하락했다. 서울 주요 분양단지에서 고분양가로 꼽히던 곳들은 줄줄이 미분양이 발생했다. 기존에 9억원이 넘었던 분양 단지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데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매수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조합 입장에서는 조합원 부담을 줄일 수밖에 없어 분양가를 높게 받으려고 할 것”이라며 “다만, 둔촌주공은 1만2000가구 규모의 소도시급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가격이 높으면 미분양이 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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