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0.31 08:16
[땅집고] 우리나라의 인구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0.3%대를 유지하던 인구증가율은 작년부터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고, 한 해 태어나는 신생아 수도 1970년대 100만명에서 작년 26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전세계에서 한 세대 안에 출생아 수가 75% 가까이 줄어들어 인구절벽에 직면한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할 정도다. 경제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 단위인 인구가 급감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인구는 금리와 함께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지금까지 10년 주기에서 부동산 상승기에는 모두 1955~1963년생인 베이비부머가 주택시장에 참여했다. 그들이 생애주기별 가장 자산이 많은 시기인 40~50대에 진입한 2006년~2007년에 부동산 시장이 가장 활성화됐다.
이들이 은퇴를 하는 시기가 도래한 최근에는 부동산 상승장 중심에 섰다. 퇴직금 등의 유동화 자산 증가와 은퇴 후를 대비한 투자처로 성공 경험이 많은 부동산 자산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물론, 자산 이전의 시기가 되면서 증여 등으로 자녀 세대의 내 집 마련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인구 구조는 생산인구보다 부양인구가 늘어나고, 이는 결국 부동산 수요 감소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폭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인구 증가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세대수는 증가하고 있고, 인구가 집중되는 지역은 한정적인 점과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는 약 2144만 가구다. 평균 가구원수는 두 명이며 1인 가구수는 716만명을 넘어섰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은 약 1051만 가구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급속한 고령화로 65세 이상 인구수는 약 902만명이다. 이는 전체 인구인 약 5163만명의 17.5% 비중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비 형태도 변하고 있다. 이른바 ‘혼자서 밥 먹고 혼자서 술을 마신다’는 ‘혼밥’, ‘혼술’이란 신조어가 일상 용어로 자리 잡았고, 4인 가구가 주요 고객이던 패밀리 레스토랑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게 됐다. 가전 시장에서는 1인용 냉장고와 세탁기가 인기 상품으로 부상했다.
반려가구가 전체의 약 30%에 가까운 604만 가구로 늘었다. 특히 소득이 많으면서 결혼을 안 하는 1인 가구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은퇴 고령층 가구가 새로운 수요층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반려가구를 위한 편리한 교통, 주거 공간 외에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이 강화된 주택 수요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할 것이다. 첨단과 자연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인간과 반려동물을 배려한 주거단지가 인기를 끌 것이고, 주거 공간의 다양한 활용과 그 안에서의 관계 형성이 가능한 주택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다.
일반 유치원의 애견 유치원화는 계속 확산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인구 구조로 인한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공간 구조 및 서비스 등 사용 가치를 더욱 중요시하는 문화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인구 구조와 주거 트렌드 변화를 인지하고 ‘사는 것’ 관점에서의 부동산에서 나아가 ‘사는 곳’이라는 프레임 전환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글=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정리=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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