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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만에 10억→5억 반토막…시흥 집주인들 패닉

    입력 : 2022.10.31 07:52 | 수정 : 2022.10.31 07:55

    [땅집고]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시흥배곧C2 호반써밋플레이스' 단지 모습. 지난해 10억원 최고가에 거래됐던 이 아파트 전용 84㎡가 이달 5억7000만원에 팔리면서 집값이 거의 50% 정도 빠졌다. /이지은 기자

    [땅집고] “이 동네 집값이 어떻게 10억을 찍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장이 침체되니까 바로 5억대로 내려앉네요. 영끌해서 꼭지에 매수한 사람들만 속 썩게 생겼습니다.”

    경기 시흥시 집값 얘기다. 지난 27일 시흥시 내에서도 새 아파트가 몰려 있어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꼽히는 배곧신도시를 찾았다.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 단지 내 상가마다 공인중개사사무소가 여럿 입점해있지만 방문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 이날 땅집고 취재진이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언론에선 ‘폭락지’로 화성시 동탄이나 인천 송도를 주로 언급하는데, 요즘 시흥 집값도 만만치 않게 약세인 상황”이라며 “지난해 10억원을 찍어서 화제가 됐던 배곧신도시 아파트가 이달 5억원대에 거래돼 집주인들도 거의 패닉 상태다”라고 했다.

    시흥시는 부동산 호황기였던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37%나 올라 전국에서 집값 상승률 2위를 찍었던 지역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승세가 확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시흥시 집값은 올해 들어 10월 셋째주까지 6.34% 하락해, 경기권에서 하락률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흥 집값, 10억 하던 34평이 5억대로 ‘반토막’

    시흥시 집값 하락의 발원지로 지목되는 곳은 새아파트가 밀집한 배곧신도시와 목감신도시다. 지난 부동산 상승기 때 이들 지역이 집값 상승을 견인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이 침체되자 프리미엄을 가장 빠른 속도로 반납하고 있는 분위기다.

    배곧신도시의 경우 2019년 입주한 ‘시흥배곧C2 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 84㎡는 지난해 6월과 9월 각각 10억원에 팔리면서 ‘10억 클럽’에 들어섰는데, 이달 5억7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1년여 만에 집값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는 ‘급매’ 꼬리표와 함께 5억7000만~6억2000만원에 등록된 매물이 다수 올라와 있다.

    [땅집고] 최근 폭락 거래가 속출하고 있는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일대 아파트 단지들. /이지은 기자

    인근 단지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시흥배곧C1호반써밋플레이스’는 지난해 7월 10억원에서 올해 8월 6억7000만원, ‘한라비발디캠퍼스1차’는 지난해 10월 8억5000만원에서 이달 5억2000만원, ‘시흥배곧신도시 호반베르디움센트럴파크’는 지난해 6월 7억8000만원에서 올해 9월 5억6000만원 등 집값이 줄줄이 내려앉았다.

    목감신도시에선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6억500만원에 팔리던 ‘목감레이크푸르지오’ 59㎡가 올해 9월 4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목감호반베르디움더레이크’ 84㎡는 지난해 9월 8억2000만원에서 올해 9월 6억2000만원, ‘목감신안인스빌엘센트로’ 84㎡는 지난해 3월 7억1800만원에서 이달 5억7000만원의 가격에 팔리는 폭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목적 유입 많았던 시흥, 거품 꺼지자 ‘매물 던지기’


    시흥시 집값이 유독 약세인 이유는 뭘까.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집값 고점 인식 확산과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의 늪에서 수도권 외곽 입지인 시흥 집값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부동산 시장의 특수성도 집값 하락세에 불을 지폈다는 시각도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배곧신도시와 목감신도시 새아파트 입주가 집중됐던 2017~2020년에 투자 목적의 유입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010년대 3000~5000건대에 머물던 시흥시 아파트 거래량이 ▲2019년 9596건 ▲2020년 1만2638건 ▲2021년 8210건을 기록할만큼 거래가 활발했다.

    그런데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세 부담이 커진데다 지난해와 달리 시장 분위기가 급랭하자,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아파트를 서둘러 처분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이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내년 6월 전까지 매도해야 한다. 매물은 쌓이고 수요는 끊기다 보니 결국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금액에 집을 매도하는 다주택자들 거래만 나오고 있어, 시흥 집값이 유독 거센 조정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배곧신도시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폭락거래로 입방아에 오른 ‘시흥배곧C2호반써밋플레이스’ 34평의 경우 층수가 10층으로 낮은 편인데다 서해 오션뷰가 불가능한 비선호 주택이라 집주인이 호가를 확 낮춰 5억7000만원에 판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래도 분양가가 3억원 중후반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집주인은 2억원 이상 이득을 본 셈”이라고 했다.

    ■공급물량 적정수요 초과…최소 2년간 집값 안정화 어려워

    [땅집고] 경기 시흥시 새아파트 입주량이 2023년까지는 적정 수요를 초과할 전망이다. /이지은 기자

    시흥시 집값 침체기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시흥시에 2017~2020년 4년동안 매년 1만가구 이상 공급됐고, 2023년까지도 적정수요를 초과하는 수준의 입주 물량이 계획돼 있기 때문에 향후 2년여 동안은 집값이 안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 조정기일수록 시흥처럼 수도권 외곽에 있는 지역이 서울 등 핵심지보다 집값이 훨씬 빨리,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 다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간이 끝나 호가를 확 낮춘 ‘던지기 매물’이 소진되고 나면 폭락 거래가 사라지면서 집값이 일정한 금액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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