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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호재? 지금 누가 사겠어요"…은마 집값도 속절없는 추락

    입력 : 2022.10.31 07:43 | 수정 : 2022.10.31 07:45

    [땅집고]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박기람 기자

    [땅집고] “재건축 풀고 대출 규제 완화하면 뭐 해요. 금리가 이렇게 높은데 누가 집을 사겠어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집값이 속절 없이 떨어지고 있다. 23년 만에 재건축 정비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고 정부가 15억원 넘는 아파트에 대해서도 대출을 허용하는 금융 규제 완화안을 내놓으며 겹호재를 맞았지만, 집값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호재에 비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너무 강력하다”며 “아무리 은마아파트라도 금리 인상기는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심의 통과·15억 대출 규제 완화 겹호재에도 시장 분위기 냉랭

    강남 재건축의 상징 같은 존재인 은마아파트 집값이 최근 잇단 호재에도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시는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본회의를 열고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 이 안에 따르면 현재 최고 14층, 28개 동 총 4424가구 규모인 은마는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로 재건축된다. 서울시 정비계획안은 사실상 재건축 사업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은마아파트는 워낙에 사업 속도가 느려서 업계에서는 이 자체가 호재라고 봤다.

    [땅집고]은마아파트 곳곳에 서울시 심의 최종 통과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기람 기자

    여기에 정부가 지난 27일 대대적인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를 예고하면서 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고 무주택자나 1주택자에 한해서는 투기지역이라 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까지 완화하기로 했다. 중도금 대출 보증도 현행 분양가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다음달 중에 규제지역을 추가 해제하기로 했다.

    통상 재건축 진척과 규제 완화는 부동산 시장에서 집값 상승의 재료로 보지만, 현재의 거시경제 흐름을 거스르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택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8월 4.35%에서 9월 4.79%로 0.44%포인트 상승했다. 2001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고, 20년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한 수준이다.

    [땅집고]은마아파트 31평 매물이 1억원 내린 19억원에 올라와 있다. /네이버부동산

    ■“집값 아직 바닥 아냐…내년 더 내려갈 것”

    이에 은마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수억씩 뚝뚝 떨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77㎡는 지난해 11월 26억35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었으나, 지난 9월 21억4000만원까지 떨어졌다. 5억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현재 이 평형의 호가는 19억원까지 내려왔다.

    현장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고층보다 저렴한 1층 전용 77㎡ 매물은 18억원에도 나와 있다. 이 매물이 소진되면 1층 가격은 17억원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용 84㎡ 매매가격도 같은 시기 28억2000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달 25억원까지 내려왔다. 현재 가장 낮은 호가는 21억9000만원으로, 22억원 선이 깨졌다.

    거래는 뚝 끊겼다. 팔려는 사람이나 사려는 사람 모두 많지만, 매수 대기자들이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면서 급매물 외엔 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치동의 H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물건을 찾는 문의는 계속 오지만, 다들 집값이 바닥을 칠 때까지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나온 전용 84㎡ 경매 물건(27억9000만원)은 너무 비싸서 안 팔린다고 본다. 내년엔 전용 77㎡, 84㎡가 각각 19억원, 20억원까지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세값도 떨어졌다. 월별 최고가만 봐도 하락세는 뚜렷하다. 작년 5월 전용 77㎡ 전세 보증금은 9억3000만원까지 올랐으나, 이달 7억원으로 내려왔다. 전용 84㎡는 지난해 내내 10억원 거래를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 점차 꺾이더니 이달 8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현지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가격을 계속해서 낮추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비싼 금리 때문에 전세 매물은 계속해서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호재는 부동산 활황기에나 먹히지 침체기에는 대세 하락을 막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 세계적 추세인 경제침체 상황에서 소비심리가 반등하긴 힘들다”며 “호재로 소비심리가 반짝 올라도 금리인상 발표가 나오면 바로 꺾인다. 매수 대기자들의 관망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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