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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7%'에 얼어붙었다…美 부동산 시장도 위태위태

  • 함현일 美시비타스 애널리스트

    입력 : 2022.10.30 10:09

    [함현일의 미국&부동산] 조정기와 침체기 그 어느 사이

    [땅집고] 우리나라뿐만 아닌 미국에서도 주택 가격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드핀


    [땅집고] 요즘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접두사가 있다. 바로 ‘최’다. 역대 최저치, 최고치 등의 분석 기사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존 주택 판매는 10년 이내 최저,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은 15년 이내 최고, 대출 수요는 25년 이내 최저, 주택 건설사들의 시장신뢰지수도 2012년 이후 최저다. 그만큼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다는 증거다.

    얼마 전 주변 친구의 고민을 듣게 됐다. 올해 초 신축 주택을 사기로 계약하고 지금 건설 중인데, 계약금을 떼이더라도 이 집을 포기해야 하는지 고민이었다. 문제는 둘. 가장 비쌀 때 계약한 것 같아 찜찜하고, 내년 초 주택이 완공해 이주해야 할 때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너무 높을 것 같다. 이런 이 친구의 고민을 알았는지, 주택 건설사에서 알아서 집값을 5만 달러나 낮춰줬다고 한다. 계약 후 건설 중간에 이렇게 가격을 먼저 내려주는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만큼 신규 주택 팔기가 녹록지 않다는 뜻이다. 미국 주택 부동산 시장은 분명 조정기와 침체기 그 어느 사이에 있다.

    ■ 주택 매매 ‘슬로우’…가격 하락 전망 우세

    현재 미국 주택시장의 문제는 이자율 상승에서 비롯한다. 프레디맥(Freddie Mac)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6.66%이다. 1년 전 3% 이하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올랐다. 이자율로만 보면 평균 월 주택 소유 비용이 1년 사이 840달러, 56% 올랐다고 한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질로우(Zillow)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이자율은 7%를 넘어섰다.

    [땅집고] 2021년 이후 주택 가격이 조정받고 있으며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되기 전으로 돌아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레드핀

    이자가 1년 사이 두 배 이상 오르니 수요자들이 집을 사기가 꺼려지고 있다. 지난 9월 주택 매수세는 느린 걸음을 보였다. 주택 판매자가 잠재 구매자의 가격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뜨는 신규 펜딩(Pending) 거래가 전달 대비 18%나 감소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29.3%나 감소한 것이다. 실제 매매도 코로나 펜데믹 전인 2019년 9월보다 6%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주택이 거래 시장에 나와 실제 팔리기까지 걸리는 기간도 길어졌다. 9월 기준 주택 중개 기간은 19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일보다 일주일 이상 길어졌다.

    주택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NAHB(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에 따르면 신규 주택 중간 가격은 지난 여름 역사적으로 가장 높았던 46만6300달러에서 이미 43만6800달러로 떨어졌다. NAHB는 내년 초까지 가격이 15~20%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스팅 가격에 팔리지 않아 중간에 가격을 내리는 비율이 지난 9월 기준 27.5%로 전년 같은 기간 18.3%에서 크게 증가했다. 팬데믹 전인 2019년 9월 22.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 주택 가격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2년간 크게 올랐던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9월 말 기준 미국 주택 평균 가치는 35만7810달러로 1년 전보다 14.9% 올랐지만 상승세는 확연히 꺾였다. 1년 전에는 약 20%가 올랐었다. 특히 미국 100개 대도시권 중 절반가량은 8월에서 9월 사이에 주택 가치가 떨어졌다.

    주택 건설사들의 시장 신뢰지수도 계속 흔들리고 있다. 10월 기준 NAHB/웰스파고 주택 시장 지수에 따르면 주택 건설업자들의 신축 주택에 대한 신뢰지수는 38을 기록해 전달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10개월 연속 하락으로 2020년 코로나 펜데믹 초기를 제외하면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지수다. 6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 NAHB에 따르면 잠재 구매자의 발걸음이 지난 10년 이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올해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주택 건설 시작 건수가 감소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 구매 가능 면적도 줄어…내년 금리 6% 유지 전망

    주택 가격 상승과 주택 구매 경쟁으로 천정부지로 오르던 다운페이먼트(주택 가격에서 대출금액을 제외하고 구매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는 이제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내 집 마련을 앞둔 수요자들의 부담이 조금 줄 전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지난 7월 주택 구매자들은 평균 6만2500달러의 다운페이먼트를 내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는 1년 전보다 13.6% 상승한 것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7월 기준 3만 2918달러의 약 두 배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 5월과 6월에 6만 6000달러 정점을 찍은 후 드디어 하락세에 접어든 것이다.

    [땅집고] 주택 가격에서 대출금액을 제외하고 구매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인 다운페이먼트는 9월 들어 다소 감소하는 모습이다. /레드핀

    다만 이자가 오르면서 같은 예산에 살 수 있는 주택 면적이 줄어든 것이 문제다. 레드핀에 따르면 이자 상승으로 미국 50대 대도시권 중 29개 지역에서 주택 구매자가 같은 비용으로 살 수 있는 주택 크기가 적어도 100제곱피트(9.29㎡) 이상 줄었다. 레드핀은 올해 9월 29일과 30일 사이의 리스팅 가격과 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주택 매매 공급 현황을 바탕으로 월 3000달러의 비용으로 살 수 있는 주택의 면적을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뉴욕, 샌디에이고, 산호세, 애너하임,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000제곱피트 이하의 집만 살 수 있었다. 1년 전만 해도 이 명단에 든 도시는 샌프란시스코 하나였다.

    면적이 가장 준 곳은 샌디에이고였다. 이 도시의 주택 구매자들의 경우 현재 모기지 이자율 6.7%를 적용하면 월 3000달러 예산으로 931제곱피트의 집을 살 수 있다. 1년 전 이자가 3%였을 때는 같은 예산으로 1366제곱피트의 집을 살 수 있었다. 이자율 하나가 435제곱피트의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3%대 이자에는 이 지역 중간 가격의 집을 사려면 약 월 3500달러를 내야 했지만, 이제는 매달 5000달러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뉴어크도 3000달러로 살 수 있는 주택 크기가 2156제곱피트에서 1726제곱피트로 크게 줄었다. 뉴욕도 1712제곱피트에서 1300제곱피트, 덴버도 1933제곱피트에서 1571제곱피트로 면적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높은 모기지 이자율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웰스파고는 내년에도 금리는 6%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에도 연간 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웰스파고가 기존 주택판매량을 올해 정점으로 예상하는 650만가구에서 내년 470만가구로 내려 잡은 이유다. 여전히 기존 주택 보유자들은 지난 2년간 집값이 크게 올랐고, 낮은 이자율에 집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내 집 마련을 앞둔 수요자들은 어쩌면 팬데믹보다 더 긴 시간을 인내해야 할지 모르겠다. /글=함현일 美시비타스 애널리스트, 정리=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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