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0.26 07:49 | 수정 : 2022.10.26 10:25
[땅집고] 아파트값이 폭등하면서 대체재로 각광받았던 전국 곳곳 타운하우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주거상품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했다. 분양가 수준에 매도해 본전이라도 거두려는 ‘무피’를 넘어, 분양가보다 싸게 ‘마피’를 붙여서라도 처분을 서두르려는 수분양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년여 동안 이어진 부동산 호황기에는 아파트가 전국 집값을 견인하는 가운데 다양한 주거대체상품도 덩달아 인기몰이하면서 단지마다 청약 열기가 뜨거웠고, 분양권에 웃돈이 붙었다.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같은 면적의 아파트 대비 분양가가 비싸긴 했지만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렸던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주거대체상품은 그야말로 ‘찬밥 신세’가 됐다. 집값 고점 인식이 퍼지고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 어려워지자 수요가 뚝 끊기면서 가격 하락 압력을 심하게 받고 있는 탓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자금난으로 매물을 급하게 처분하려는 수요자들이 속출하면서 무피·마피 매물이 쌓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 양주시 타운하우스인 ‘월드메르디앙 양주옥정 라피네트더테라스’.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가 6억2810만원에 매물로 등록됐는데, ‘마이너스피 7천입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집주인이 분양가보다 7000만원이나 낮춰 팔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8월 청약 당시 경쟁률이 최고 25대 1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 상황이 확 바뀐 셈이다. 다른 매물에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적게는 1000만원에서 7000만원까지 붙어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2023년 1월 입주를 앞둔 서울 중구 ‘빌리브아카이브남산’ 생활형숙박시설 전용16㎡가 3억740만원에 ‘무피 급매’ 매물로 나와 있다. 강남권에선 도시형생활주택인 강남구 역삼동 ‘시티프라디움더강남2차’ 전용 49㎡ 호가가 11억8500만원인데, 분양가 대비 1억원 낮은 금액이다. 강남구 삼성동 ‘파크텐삼성’ 오피스텔 전용 42㎡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6500만원이 붙은 14억9871만원에 매물 등록됐다.
최근 분양하는 주거대체상품 청약 성적도 저조한 편이다. 지난달 말 인천에 분양한 ‘인천계양 유탑 유블레스’ 오피스텔은 총 408실 모집에 단 6명만 청약했다. 99% 가량이 미분양됐다. 경기 성남시에선 ‘성남 수진역 파라곤’이 전체 570실 중 201명만 청약하는 등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는 “주거대체상품의 경우 청약통장을 쓰지 않기 때문에 청약 당첨 후 취소해도 별 불이익이 없다. 이 점을 감안하면 청약경쟁률 대비 실제 계약률이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며 “오피스텔은 물론 타운하우스, 생활형숙박시설, 도시형생활주택 같은 비(非)아파트 상품 청약시장 분위기가 올해 많이 악화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대체 주거상품의 경우 침체기일 때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훨씬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땅집고 자문단은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입지 좋은 비아파트 상품도 예외 없이 무피나 마피 매물이 적체되고 있다”며 “호황기에 주거대체상품 공급도 많았던 탓에 매수자 구미를 확 당길 만큼의 조건이 아니라면 거래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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