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0.24 14:27 | 수정 : 2022.10.24 15:10
[땅집고] 서울시가 녹지생태도심 전략의 핵심인 종묘∼퇴계로 일대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적용할 정비사업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서쪽 재정비지역인 리브고슈(RIVE GAUCHE)를 방문해 민간부문의 재개발 촉진을 골자로 하는 ‘녹지생태도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파리시는 1960년대부터 낙후지역으로 전락했던 리브고슈의 도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리브고슈 일대 철도 상부를 덮고 상업·주거·교육·녹지 등으로 대규모 정비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건물의 고도 제한을 37m에서 137m로 완화한 것이 주효한 전략이었다.
파리시가 시행한 리브고슈 정비사업은 규제를 완화해 민간 재개발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오 시장이 올해 4월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과 유사하다. 서울시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통해 건축물 높이와 용적률 등 기존 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그 대가로 얻는 공공기여분으로 공원과 녹지를 만들어 도심 전체를 녹지로 연결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재 이를 실행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2030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부문)'에 따라 주민공람과 시의회 의견 청취를 완료해 연내 고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며, 종묘∼퇴계로 일대 재정비촉진계획은 내년 8월 고시를 목표로 전면 수정 중이다.
서울시는 종묘∼퇴계로 일대에 한해 법정계획 확정 전이라도 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적용하기로 했다. 가이드라인은 앞서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전략의 규제 완화 방안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잘게 쪼개져 있는 소규모 구역을 적정 규모 단위로 묶어서 개발하는 '통합형 정비방식'으로 추진한다. 구역 통합은 가로 상황, 사업 추진 여건, 진·출입용 내부도로 설치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한다.
서울시는 해당 지역에서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147개 구역을 17개로 묶어 통합 개발하고 녹지를 의무 비율(30%)보다 추가로 확보하면 높이와 용적률을 완화할 방침이다. 통합되는 구역의 개방형 녹지(민간 대지 내 지상부 중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상부가 개방된 녹지공간)를 대지면적의 35% 이상으로 조성하면, 그 대가로 현재 90m인 높이 제한을 120m로 완화한다. 특히 을지로 주변은 용도지역을 일반상업지역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해 높이 제한을 160m 이상까지 완화할 방침이다.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종묘∼퇴계로 일대 사업자가 주민제안을 하면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연내 정비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가 기존 정비계획을 수정해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는 시기가 1년가량 앞당겨질 전망이다. 본격적인 착공 시기는 2024년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전체 구역의 정비계획을 확정하는 내년 8월 이후에야 구역별 세부 계획을 협의할 수 있지만, 가이드라인을 활용하면 사전 협의가 가능해 우선 추진하는 구역의 변경된 정비계획을 내년 4월께 확정할 수 있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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