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공인중개사협회 법정단체=직방 사망 선고? 그럴 리가요"

    입력 : 2022.10.24 07:52 | 수정 : 2022.10.24 09:46

    [땅집고] “공인중개사협회가 법정단체가 되면 회원에게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면서 직방 같은 프롭테크(부동산 기술기업) 업계 밥그릇을 뺏는다구요? 전혀 아닙니다.”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 21일 땅집고와 가진 인터뷰에서 “법정단체가 되면 협회에는 지도∙감독 기능이 생길 뿐이며 징계권한은 여전히 국가가 가진다”며 “무등록 공인중개사 등으로 인한 시장 교란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협회 법정화를 추진하는 것일 뿐 부동산 중개 플랫폼의 영업을 막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땅집고]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땅집고 인터뷰에서 "협회 법정화는 프롭테크 업계와 상관 없이 시장 흐름 자체를 양지로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올 1월 취임한 이 회장은 공약인 협회 법정화를 위해 정치권과 함께 부동산공인중개사법(중개사법) 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임의단체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로 만들고, 공인중개사가 개설 등록하면 협회에 의무 가입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협회는 1000여명이 활동 중인 ‘새대한공인중개사협회’와 통합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프롭테크 업계의 반발에 막혀 고전 중이다. 프롭테크 업계는 협회 의무 가입 조항과 지도·감독 규정이 생기면 ‘제2의 타다∙로톡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이 회장은 “협회가 음지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양지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면 시장 파이가 커지고 프롭테크도 역할이 커진다”며 “서로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서 상생해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을 만나 협회 법정화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땅집고] 무등록 부동산 중개사무소./공인중개사협회

    ―협회 법정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 거래의 60% 내외는 공인중개사가 맡고 5~6%는 직거래로 이뤄진다. 나머지 35% 가량은 자격증이 없는 무등록 공인중개사, 속칭 기획부동산, 부동산 컨설팅 업자들이 중개한다. 고액 부동산 거래는 자격증이 있는 공인중개사가 도맡는 것이 상식이지만, 등록증조차 없는 무등록 중개사가 중개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협회는 거래 후 공인중개사가 무조건 신고하도록 고지하고 부동산 거래 피해 보상을 위한 공제 사업을 진행하는 등 사실상 법정 단체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법에 명문화되지 않아 교란 행위를 제지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중개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 재산권을 지키고 시장 교란을 막기 위해 법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지도∙단속 권한은 누가 갖고 있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도∙단속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다. 무등록 공인중개사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이들은 계약을 취소시키며 신고가를 조작하거나 전세 사기로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담당 공무원 두 세 명이 자기 일을 하면서 시장을 돌아다니고 단속까지 한다는 건 불가능한 얘기다. 단속 실적이 0이라고 들었다. 시장 상황은 현장 공인중개사가 가장 잘 안다. 협회가 법정 단체가 돼서 지도 권한을 갖게 되면 무등록 공인중개업소 상황을 파악한 뒤 지자체에 고발 의뢰할 수 있다. 무등록업자가 한 번이라도 금전 취득 목적으로 거래를 중개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한 번의 도둑질이라도 엄벌해야 시장 질서가 잡힌다.”

    [땅집고]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부동산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박상훈 기자

    ―협회가 회원 징계 권한을 이용해 민간 중개플랫폼 이용 회원에게 패널티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법정 단체가 된다고 해서 회원을 통제할 권한은 없다. 단순히 지도하고 감독하는 정도의 권한을 갖는 것뿐이지 자격증을 정지하고 처벌할 수는 없다. 징계 권한은 국가가 갖는다. 특히 협회 자체 어플리케이션인 ‘한방’만 쓰도록 하고 직방 등 프롭테크 업체와 거래를 차단시키려고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전혀 말이 안 된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회원 마케팅을 강제할 수 있겠나. 오히려 회원이 프롭테크 업체를 잘 활용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공인중개사를 통한 거래는 60% 수준이지만, 협회가 법정단체가 돼서 음지 거래를 단속하면 직거래를 뺀 90% 이상 거래가 양지로 올라온다. 그렇게 되면 프롭테크 업계도 이득이다.”

    ―공인중개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소지자만 49만3000명이다. 매년 2만명 정도 자격증을 딴다. 정부는 합격 인원을 조정하고 상대 평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자격증 취득 후 사후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0년 전, 20년 전에 딴 이른바 ‘장롱면허’도 32시간 교육만 받으면 언제든 개업할 수 있다. 중개 사고의 70%는 개업 5년차 이내 중개사가 일으킨다. 사고를 막으려면 2~3년 주기로 교육해서 언제 개업해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관리해야 한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 꼬마빌딩, 토지 매물은 ‘땅집고 옥션’으로 ☞이번달 땅집고 옥션 매물 확인

    ▶ 우리집 재산세·종부세·양도세 땅집고 앱에서 단번에 확인하기. ☞클릭!

    ▶ 국내 최고의 실전 건축 노하우, 빌딩 투자 강좌를 한번에 ☞땅집고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