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0.20 09:15 | 수정 : 2022.10.20 10:16
[땅집고] 인천시 집주인들이 아파트를 매수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주택을 다시 되파는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연이어 인상되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인천시에 입주·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급격한 집값 하방 압력을 우려한 인천시 집주인들이 줄줄이 매도를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부동산R114가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1년 이하 기간 동안 보유한 집합건물을 처분한 매도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인 총 2만9245명 중 16.6%(4867명)다. 이는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후로 역대 최고 비율이다.
보유 기간이 1년 이하인 단기 매도인 비율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8.7%(매도인 17만3114명 중 1만5090명) ▲지방 8.5%(20만6413명 중 1만7631명)였다. 인천이 전국 평균치보다 2배 정도 높은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인천시 일대 아파트가 지난 4년여 동안 이어진 집값 상승기 때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만큼, 하락기에도 집값 거품이 빠지는 속도가 빠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18.3% 상승할 동안 인천은 34.5% 뛰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상승률 1위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27.1%, 서울과 경기도는 각각 14.7%, 24.0% 올랐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집값 추이가 정반대다. 1~9월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3.9% 하락했다. 전국에서 하락폭이 가장 크다. 같은 기간 지역별 집값 하락폭은 ▲전국(-0.7%) ▲수도권(-0.6%) ▲지방(-0.8%) 등이었다.
앞으로 매년 아파트 4만가구 이상이 인천시에 들어설 예정인 점도 이 일대 집값에 하방 압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인천에 분양한 아파트는 4만3808가구며, 올해에도 4만5978가구 분양물량이 쏟아졌다. 입주량도 만만치 않다. 올해 4만2515가구가 입주한 뒤, 내년 4만4074가구, 2024년 2만2810가구가 줄줄이 입주할 예정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인천은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추가 공급량까지 예정되어 있어, 앞으로 집값 하락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큰 상황”이라며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매수한 이른바 ‘영끌족’ 입장에선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확 커지는 반면, 자산가치는 하락하니 주택을 빨리 처분하는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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