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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가구 모집에 청약자 1명…들불처럼 번지는 미분양 공포

    입력 : 2022.10.18 07:55

    [땅집고] 최근 지방의 아파트 미분양 한파가 올 하반기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까지 불어닥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빅스텝 단행으로 금리가 크게 치솟아 매수심리가 크게 떨어진 데다 기존 아파트 매물도 계속 쌓이면서 집값 하락 전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땅집고] 정부가 규제지역을 해제했음에도 지방을 중심으로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면서 분양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지난달 부동산 시장 침체를 겪는 지방 주요 도시와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했지만, 아직도 지방에선 무더기 미달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수도권 및 서울도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 사업장의 미분양 사업장·가구수가 지난 5년간 크게 급증해 분양보증 사고가 터질 위험성도 커졌다는 경고가 나온다.

    ■규제지역 해제도 무용지물…지방 무더기 미분양 사태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구는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는데, 이곳에 짓는 ‘힐스테이트 칠성 더 오페라’의 경우 지난달 당첨자 발표 당시 총 576가구 모집에 청약자가 89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302가구가 공급된 특별공급에는 단 1명만 청약했다.

    [땅집고] 올해 10월 미분양 단지 및 가구 수. /청약홈

    마찬가지로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포항 남구에서도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잇따랐다. 대우건설이 공급한 ‘포항 푸르지오 마린시티’가 일반공급 672가구 중 479 가구가 미분양됐다.

    비규제 지역인 충북 음성에선 GS건설이 공급한 ‘음성자이 센트럴시티’가 총 1454가구 모집에 423명이 신청해 미달을 기록했다.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9월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 2633가구 규모로 공급한 ‘인덕원자이SK뷰’는 지난달 20일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전체 11개 주택형 중 5개 주택형에서 총 140가구가 미달했다. 49㎡는 111가구가 무더기로 미달했다. 기타지역 청약에서 남은 가구가 소진됐지만, 수도권에서 대형 건설사가 공급하는 대단지 신축 아파트에서도 해당지역 미분양이 발생한 것이다.

    이달 인천 계양구에 공급된 ‘인천 작전 한라비발디’는 300가구를 모집하는 일반분양 1순위 청약에서 총 6개 주택형 중 98㎡를 제외한 모든 주택형 127가구가 미분양됐다. 특별공급도 신청자가 40가구에 그쳐 120가구가 미분양됐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미분양 건수는 5012가구로 2019년 12월의 6202가구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경기 안성시와 양주시를 미분양 관리지역에 선정했다. 안성시는 미분양 관리지역 해제 2년만에, 양주시는 1년8개월만에 다시 미분양 관리를 받게 됐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안성시 내 미분양 주택은 올해 1월까지 없었으나, 2월 1068가구로 늘었다. 양주시는 지난해 말부터 미분양 물량이 점차 늘어 올해 8월 914가구로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하반기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미분양 아파트가 대거 쏟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올 4분기 분양 물량은 3분기보다 2배 정도 많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10월 7만9220가구로 한 달 전인 9월 1만8459가구보다 6만가구쯤 늘었고, 11월에도 4만2231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12월 물량까지 합치면 4분기에만 15만4712가구 분양이 예정됐다. 3분기 8만3138가구의 약 2배에 이르는 물량이다.

    [땅집고]2022년 하반기 전국 분양 예정 물량. /부동산R114

    ■커지는 분양보증사고 우려…미분양 5년 새 155배 증가

    주택 사업자가 파산이나 부도로 더 이상 주택 건설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분양 보증 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땅집고]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면서 분양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분양보증사업장 중 미분양 가구수가 최근 5년새 155배 증가했다. 미분양 사업장과 가구수는 ▲2018년 12개소 190가구 ▲2019년 66개소 1146가구 ▲2020년 147개소 3328가구 ▲2021년 231개소 1만7725가구 ▲2022년 9월말 기준 168개소 2만9390가구로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경북 8192가구로 가장 많았고 ▲대구 7511가구 ▲경기 6965가구 순이었다. 이 기간 분양보증사고로 인해 HUG가 채무를 대위변제한 뒤 처분권을 취득한 환급사업장은 총6건(3542억원)이고, 공매도는 총25건(686억원)이다.

    조 의원은 “최근 미분양 가구수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는 2005~2009년을 닮아 있다”며 “보증사고는 2005년 18건(3487억원)에 불과했지만 점점 불어나 2009년 37건(4조4110억원)으로, 2007년을 기점으로 터져 나오더니 2009년 정점을 찍었다”고 강조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원자재값이 크게 오른 데다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고 있어서 하반기 지방 미분양 사태가 수도권, 서울로 더 빠르게 옮겨붙을 가능성이 높다”며 “자금난에 빠진 시행사들이 미분양을 감수할 수도, 분양을 무턱대고 미룰 수도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분양 시장 불황도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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