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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밸리 사업이 제2의 대장동? 의왕시민 오해 풀고 싶다" [의왕도시공사 직격 인터뷰]

    입력 : 2022.10.07 07:48 | 수정 : 2022.11.02 09:25

    [땅집고] 2011년 의왕도시공사 설립 때부터 창립 멤버로 근무를 시작한 박성호 개발사업실장. /박기홍 기자

    [땅집고] “의왕도시공사가 백운밸리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해명이 주민에게 전달되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고민 끝에 인터뷰에 응합니다. 의왕도시공사의 입장을 오해 없이 전달하고 싶습니다.”

    땅집고는 올해 4월부터 6개월여 동안 경기 의왕시와 의왕도시공사가 민관합동PF사업으로 진행하는 ‘백운밸리 개발사업’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연속 보도해 왔다.

    백운밸리 개발사업은 의왕시 백운호수 주변 학의동 일대 95만4979 ㎡의 그린벨트를 풀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 4080 가구와 복합쇼핑몰·의료시설·비즈니스센터·관광숙박시설 등을 조성해 미니 신도시급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가 2조원 이상으로 의왕시 역대 최대 규모 개발사업으로 꼽힌다.

    [땅집고] 경기 의왕시 백운밸리 개발사업은 총 사업비 2조원 규모로 의왕시 역대 최대 규모 도시개발사업이다. /조선DB

    하지만 의왕시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백운밸리 개발사업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규모 민간기업들이 PF사업에 참여해 수천억원의 배당금 잔치를 벌인 점 ▲백운밸리 내 기반시설 부지를 매각해 자금을 챙긴 점 ▲의왕시 지역 정치권과 연계한 특정 인사들이 백운밸리 개발 관련 회사 요직을 차지한 점 등이다.

    땅집고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의왕도시공사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지난 5일 공사 본사를 찾아 인터뷰 했다. 현재 의왕도시공사 사장은 공석이다. 따라서 이날 인터뷰는 2011년 의왕도시공사 설립 멤버인 박성호 개발사업실장을 포함해 문병기 경영지원실장, 김대진 개발사업실 1팀장 등 3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여동안 진행됐다.

    [땅집고] 의왕 백운밸리와 성남 대장동지구의 민관 합동 PF개발사업 구조 차이. /이지은 기자

    -지난해 성남시가 민관 합동 PF형태로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민간에 특혜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운밸리 역시 민관 합동 PF 사업이라 ‘의왕판 대장동’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데.

    ▶문병기: “백운밸리와 대장동 개발사업 모두 민관이 합동 PF사업으로 진행한 것은 맞다. 그런데 이익배당 구조를 살펴보면 천지차이다. 대장동 사업이 문제가 됐던 이유가 있다. 공공에는 이익배당을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을 걸어놓고, 민간에는 이익 한도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장동 PF사업 지분은 ▲성남도시공사 제1우선주 50%+1주 ▲5개 금융사 제2우선주 43% ▲화천대유·천하동인 보통주 7%로 구성한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반면, 보통주는 의결권을 갖는다. 대장동 사업은 민간이 7% 지분만 가졌는데도 보통주라 의결권이 있어 사업을 좌지우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이익배당 구조도 불균등하게 짜여졌다. 우선주를 보유한 성남도시공사는 1882억원 한도, 5개 금융사는 액면 금액의 연 25%만 가져갈 수 있도록 각각 이익 제한이 걸려있다. 하지만 보통주를 가진 민간에는 이익배당 제한이 없었다. 이 때문에 ‘관이 민간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구도’라는 질타를 받은 것이다.

    반면 백운밸리는 모든 주식을 100% 보통주 형태로 만들었다. 의왕도시공사가 ‘50%+1주’(고양도시공사 포함)를 가지고, 민간이 나머지 ‘50%-1주’를 갖는다. 지분 비율에 따라 이익을 균등하게 배당하므로 대장동 사업과는 같다고 할 수 없다.”

    [땅집고] 2022년 4월 감사자료상 의왕백운PFV에 참여한 주주들이 배당받아간 금액 내역. /이지은 기자

    -적게는 1억원, 많게는 11억원 정도를 투자한 민간업체에 수천억대 배당금이 돌아간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성호: “민간기업이 배당을 받으면 소위 ‘돈 잔치’를 한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배당금에서 법인세 22%와 기타소득세 등 세금을 내고 나면 실제로 가져가는 현금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PFV에 참여한 한 주주사는 ‘세금으로 60~70%를 떼어갔다고’도 했다. 지역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보다 큰 돈을 배당받는 게 아닌 셈이다. 또 의왕도시공사의 경우 배당금을 받으면 다시 공공기여로 환원하는 구조다. 시민들을 위해 물순환시스템, 청계IC , 오매지지구 터널, 도로 정비 등 각종 공사를 진행하며 이미 1000억원 정도를 공공기여하기도 했다.”

    -이른바 ‘듣보잡’ 민간 업체가 참여한 배경은 무엇인가.

    ▶김대진: “김포·하남·안산 등 다른 지자체 산하 도시공사가 진행하는 PF사업에도 대형 건설사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투자 후 이익을 환수하기까지 최소 8~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등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다. 당시 의왕시 관계자들이 중소 업체에게 ‘개발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컨소시엄을 꾸려서 참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홍보 정도는 했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참여 업체의 특혜 의혹 등에 대해선 사실과 무관하다.”

    -의왕시에서 진행하는 민관 합동 PF 개발사업이 또 있나.

    ▶박성호: “왕곡지구와 오매기지구 두 곳이 향후 PF형태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 지구지정은 안됐고 의왕시에서 지구 개발 방향성을 잡고 있는 상태다. 대장동 사태 이후 도시개발법이 바뀌면서 그린벨트를 푸는 데만 해도 기존 대비 2배의 기간이 소요되는 등, 전보다 개발사업 절차가 훨씬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땅집고] 경기 의왕시 백운밸리 일대 아파트 외벽에 '종합병원 유치 없는 부지 매각 결사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백운밸리 주민 제공

    -백운밸리에 종합병원을 지어주겠다던 약속이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는데, 주민들 불만이 크다.

    ▶박성호: “애초에 의왕도시공사는 백운밸리에 종합병원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 해당 부지(지식문화지원시설4)가 지구단위계획상 ‘정신병원·요양병원을 제외한 의료시설용지’인데, 어디에도 ‘종합병원’이라는 문구는 없다. 과거 김성제·김상돈 시장도 선거 공약 차원에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언을 했다. 지역 수요를 고려하면 7개 진료과목 이상 300병상 규모 종합병원을 유치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알지만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 의왕도시공사가 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협약서에 서명하기도 했는데. (이날 협약서에는 이원식 전 의왕도시공사 사장, 김양묵 의왕백운PFV대표, 이수영 전 백운AMC대표, 진봉균 백운밸리 종합병원유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명했다-편집자 주)

    ▶문병기: “지방선거를 4일 남겨두고 민원 해소 차원에서 작성한 협약서에 불과해 법적 효력이 없다. 당초 대표성을 가진 사람들이 서명한 것도 아니다. 해당 협약서는 의왕도시공사 내부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졌다. 협약서를 보면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적시돼있지, ‘유치한다’고 되어있지는 않다. 법적 검토한 결과 MOU 수준이라 이행 강제력이 없다는 결과도 나왔다.”

    [땅집고] 경기 의왕시 백운밸리 내 지식문화지원시설. /조선DB

    -종합병원 유치 계획이 아직 유효하긴 한건가.

    ▶박성호: “김성제 시장을 중심으로 의왕시가 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워낙 이 사안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보니 용역 우선협상대상자가 부담을 느끼고 계약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백운밸리 개발사업과 관련한 자산을 관리하는 의왕백운AMC 가 직접 300병상 이상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접촉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종합병원 유치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민선8기 공약사항이자 지역 주민들의 숙원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달 김태정 의왕도시공사 사장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백운밸리 개발 사업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부담감이 컸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문병기: “김태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다. 인사청문회에서 본인의 흠결 사항(논문 표절 등)이 노출되자 심적인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 인사청문회에서 의왕시의원들이 백운밸리 사업 논란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고, 역량이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사장 임명을 부결시키기도 했다. 물론 시의회 부결이 이행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의왕시나 의왕도시공사가 사장 임명을 강핼할 수는 있지만, 시의회 판단을 존중한다. 이르면 11월에 새로운 사장 임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신대식 전 공사 개발실장이 의왕백운AMC 인사를 반대하다 좌천됐다고 주장하며 김성제 시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한 공사의 입장은.

    ▶문병기: “의왕백운AMC는 백운밸리 각종 자금을 관리하는 중요한 회사다. 그런데 지난 6월 30일 전임 대표가 사퇴한 이후 사장석이 공석이었다. 의왕시 내에서는 신임 대표를 빨리 추천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초대 의왕백운AMC 사장직과 의왕도시공사 사장직을 역임했던 이성훈씨가 적임자라고 판단해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했고, 법률자문 등 의뢰를 신대식 전 개발실장에게 맡겼다.

    그런데 신대식 전 개발실장은 법률 자문을 받은 후 자의적 판단으로 의왕백운AMC 대표이사 선출을 부결시켰다. 이후 다른 인사와 관련해서도 공사 내에서 불협화음을 야기해 보직이 해제됐다. 이 밖에 비위 사실 등에 대한 제보를 받아 특별직무감찰을 진행했고, 만약 감사 결과 별다른 하자가 없다고 하면 개발실장 보직을 다시 부여받을 것이다.

    ▶김대진: “당시 의왕백운AMC 인사에 대한 법률자문을 총 6곳에서 받았다. 이 중 4군데가 이성훈씨 등을 임명해도 법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고, 2군데는 공사의 도덕성 등이 우려된다고 자문했다. 다만 의왕도시공사는 선의의 의무나 공공성, 도덕성 보다는 백운밸리 사업 업무 이해도나 추진력에 초점을 두고 의왕백운AMC 인사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지은·박기홍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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