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9.30 07:43
[땅집고] 위례신사선 노선을 두고 서울 잠실의 대단지 아파트 2곳이 충돌 일보 직전이다.
위례신사선은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에서 서울 강남구 신사역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14.7km의 경전철이다. 총 11개 역을 지나며 강남 도심을 경유하는 전체 노선 12.99㎞는 지하 터널로 건설한다. 2023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발단은 지난 19일 서울시의회 제 314회 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불거졌다. 이날 임춘대 시의원(국민의힘, 송파3)이 시정질의를 통해 위례신사선 노선 변경을 요청하면서다.
임춘대 의원은 “위례신사선 일부 구간이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올림픽훼밀리아파트 1단지와 2단지 사이 도로 지하를 통과하게 설계되어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또한 지하터널로 인해 재개발·재건축 등에 제약이 발생해 주민들의 재산상 불이익도 예상되는 상황이다”고 노선변경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현행 계획안에 따르면 위례신사선은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아파트 1단지와 2단지 사이 도로(중대로4·8길) 지하를 지나 설치될 예정이다. 1·2단지 사이 도로는 1988년 준공 당시 아파트 입주민들이 기부채납을 한 부지로 현재는 공유지다.
임 의원의 이날 임시회 발언은 올림픽 훼밀리타운 일부 입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아파트 단지 곳곳에는 올림픽훼밀리타운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아파트 좁은길보다, 위신선은 넓은 송파대로로!!!’, ‘주민안전 보호위해 위신선은 송파대로로!!!’라고 쓴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올림픽 훼밀리타운 입주민 A씨는 “공사할 때 땅이 흔들리거나 씽크홀이 생기는 등 안전성도 우려가 돼 다시 도로를 사오는 한이 있더라도 노선을 우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재건축 사업이 예정돼 있는 만큼 위례신사선이 이 구간을 관통하면 재건축 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점도 반대 이유다. 입주민 B씨는 “1단지 상공은 비행로라 고도제한을 받는데 여기에 지하 도로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면 재건축 설계안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임 의원의 임시회 발언이 알려지자 헬리오시티 입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임 의원의 의견대로 노선을 변경하면 올림픽훼밀리 아파트 북측에 있는 헬리오시티 주민들은 지하철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10차선 도로를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헬리오시티 입주민들은 “기존안에 따르면 도로를 건널 필요가 없었는데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안전문제가 생기는 데다 거리 또한 최소 100m 정도 멀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헬리오시티 입주민 커뮤니티에는 임 의원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어떤 미친X가 다 된 밥에 연탄재를 뿌리는가 봤더니…시의원 임춘대”, “임춘대 규탄 현수막을 걸려고 한다” 등의 날선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논란은 이 곳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배현진 국회의원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 헬리오시티 입주자협의회 카페에는 “배 의원이 같은 국민의힘 당원(임춘대 시의원)을 방조한 것은 아닌가 묻고 싶다”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일부 올림픽훼밀리타운 입주민들이 노선 변경을 요청하고 있지만 사업은 원안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계획안을 변경할 경우 사업비가 늘어나고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높다. 표찬 하우스에이트 대표는 “계획안을 변경하려면 예비타당성조사, 환경영향평가, 실시계획 등을 다시 실시해야하는데 이 과정을 다시 시행하는 데만 최소 10여년 걸릴 것”이라며 “입주민들이 요구하는대로 노선을 변경하면 계획보다 더 깊은 곳에 지하철 노선을 설치해야 하는데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들어 사업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 의원은 “사업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주민과 협의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추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사업 기간의 단축과 예산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 꼬마빌딩, 토지 매물은 ‘땅집고 옥션’으로 ☞이번달 땅집고 옥션 매물 확인
▶ 우리집 재산세·종부세·양도세 땅집고 앱에서 단번에 확인하기. ☞클릭!
▶ 국내 최고의 실전 건축 노하우, 빌딩 투자 강좌를 한번에 ☞땅집고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