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9.28 08:10
[땅집고] 서울 성동구 리모델링 추진 단지인 ‘금호 벽산아파트’가 도시계획심의를 단박에 통과해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여타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도시계획심의에서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신 뒤에야 심의 문턱을 겨우 넘는 사례에 비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합 측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합과 정비업체 간, 조합원 간 원활한 소통 덕에 상대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 리모델링 사업 완료하면 2000여 가구 대단지로 탈바꿈
이달 초 서울시 도시계획심의를 조건부 통과한 ‘금호벽산아파트’는 성동구 금호동1가 633번지 일대에 최고 20층, 20개 동, 총 1707가구 규모로 2001년 준공했다. 이 단지는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5층~지상 21층 21개동 1963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25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되는 셈이다. 5호선 신금호역·행당역과 600m 정도 떨어진 역세권 단지이며 단지에서 700m 거리에 금북초·옥수초가 있다. 동호대교를 건너면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15분 내외로 이동할 수 있어 강남 업무지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가 많은 단지다.
이 단지는 2020년부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해 같은 해 12월 조합을 설립했다. 지난 해 8월 시공사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선정하고 내년 초 권리 변동을 위한 사업계획 승인 동의서를 징구한뒤 이르면 2024년 초 이주 계획이다. 최근 국토부에서 동간 간격 기준을 완화하는 조례를 내놓은 만큼 건축 기준이 완화되면 인허가 과정이 빨라져 예상보다 이주 일정이 당겨질 가능성도 높다.
벽산아파트 소유주들이 정비사업방식으로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택한 것은 빠른 속도 때문이다. 준공 20년차 단지이기 때문에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채운 뒤 사업 진행을 하려면 적어도 15년을 기다려야 한다. 반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연한(15년)은 이미 충족했다. 게다가 2022년 1월 안전진단에서도 전체 동이 리모델링 사업 추진이 가능한 B등급을 받았다. 재건축 사업의 경우 안전진단 기준(최소 D등급 이하)을 충족하지 못해 사업이 주저앉는 경우가 무지기수다. 벽산아파트 주민들은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단지 구조안정성 기준이 낮은 리모델링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 조합 임원, 전문가들로 구성…‘SNS 등에 능통한 소통의 달인’
금호 벽산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의 임원들이 전문가들로 구성된 점도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조합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조합 임원은 전문성보다도 지역 일대 인지도 높은 소유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벽산 아파트 조합의 경우 현 조합장을 비롯해 조합사무실 임원들 중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거나, 시행업체에 근무를 하는 등 정비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다”며 “그 덕에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협력업체, 시공사 등과 즉각적으로 소통을 할 수 있고 다른 전문가에게 조언을 얻는 시간을 단축해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을 활용한 소통 방식도 주효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임원들 대다수 연령대가 40대 초중반으로 온라인으로 소통하는데 익숙한 세대라 주민들 간 의견을 취합해 결정된 내용을 공지하는 등의 과정이 빨랐다”며 “그 덕에 맨 처음 조합을 설립할 때도 동의서를 징구한 지 2개월 만에 60% 이상의 동의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74㎡ 한 채에 11억~13억원…시장 침체에 매수 문의는 썰렁
리모델링 후 74㎡(이하 전용면적) 한 채를 받기 위해서는 11억~13억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59㎡를 보유한 집주인이 74㎡ 한 채를 받으려면 1억9000만원 정도의 추가분담금은 내야한다. 현재 59㎡ 시세가 9억5000만~11억원 정도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가 2021년 제시한 건축비는 3.3㎡당 618만원으로 당시에도 높은 금액이었다”며 “동을 증축해 256가구를 일반 분양하는데 최근 인상한 물가상승률, 건축비 등을 반영해 일반분양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돼 분담금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매수 문의가 많지는 않다.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꺾이면서 호재가 있어도 반응이 크지 않다는 것.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A씨는 “올 초 안전진단에 통과하면서 매수 문의 전화가 일주일에 한두통 정도였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끊겼다”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최근 일부 지역에서 하락이 감지되는 만큼 매수 의사가 있는 사람들도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등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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